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가 담긴 책 : 기묘한 한국사

by 김재완

<오십에 회사를 그만두다>

오십에 회사를 그만둔 세 가지 이유 중 하나는 바로 글을 쓰기 위함이었습니다. 누가 봐도 무모한 도전이라고 말릴 것이 뻔했기에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습니다. 세상 누구의 허락도 필요 없었지만, 단 한 사람 아내 HJ의 동의가 필요했습니다.

무려 결혼기념일에 초밥을 먹으며 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보! 나 죽기 전에 딱 한 번만 해보고 싶은 일이 있어! 딱 일 년만 글 한 번 써보면 안 될까?"

HJ는 '너 언젠가 이럴 줄 알았다'는 표정으로 그러라고 말해주었습니다.

저는 냉큼 "여보! 나 내일 회사 좀 그만두고 올게"라고 씩씩하게 대답하고 다음 날 사표를 던졌습니다.

그날부터 저는 돌+아이가 분명하지만 아내는 선견지명을 가진 예지자이기를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퇴사 다음날부터, 마치 전업작가처럼 쓰고, 읽고, 퇴고하며 사력을 다했습니다. 과정이 즐거웠지만 결과에 연연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몇 번의 계절이 바뀌고 백 군데에 이르는 투고 끝에 -결혼보다 어렵게- 원고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아내와 술 한잔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감개무량한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비상계엄령이 선포되었습니다.


역사책의 계약을 체결한 날, 역사가 요동치고 있었습니다. 온 나라가 혼란에 빠지자 출판이 미루어질지도 모른다는 편집자의 연락을 받았습니다. 세상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참 다채로운 방법으로 시련을 주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소멸하지 않는 파도는 없으며 끝나지 않는 시련도 없습니다. 개인의 상처와 역사의 아픔도 반드시 치유해 줍니다. 작은 출판사는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무명작가의 원고를 붙들고, 무사히 편집 작업을 마쳤습니다.

그리고 50대 아저씨의 책이 출간되는 날에 새로운 대통령이 탄생했습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경험이지만 이 보다 역사적인 역사책이 또 있을까요?


<이 책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해학적인 과정이 되기를 바랍니다.>

역사를 왜 공부해야 하나요?

이 질문에는 아마 이런 의문이 포함되어 있을 것입니다. 이미 일어나 돌이킬 수도 없는 과거를 복기하는 것이 우리의 내일이나 나의 오늘에 어떤 의미가 있나?


<역사의 속성>

역사는 반복됩니다.

이유는 소수의 위정자는 어리석고, 다수의 국민은 지혜롭기 때문입니다. 인류의 역사는 권력을 독점하려는 염치없는 자의 도전과 이들을 계몽하려는 선량한 이들이 맞선 응전의 연속이었습니다.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많은 문제는 염치의 실종에 기인합니다. 염치란 무엇일까요? 부주의한 실수에 사과할 줄 알고, 타인의 선행에 감사할 줄 아는 마음입니다. 효율과 이윤만을 강조하다 보면 염치가 사라지게 됩니다.


염치가 사라진 나라의 참혹한 결말은 역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가문의 영광과 자신의 영달을 위해 나라를 팔아넘기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는 자들이 득세하게 됩니다.

역사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나의 안전한 오늘과 우리 아이들의 안온한 미래를 위한 의무이자, 대의를 위해 자신의 이익을 포기하며 역사를 쌓아나간 이들에게 최소한의 염치를 지키기 위함입니다.


역사를 알아가는 과정이 즐거웠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래서 이야기의 채집에 많은 시간을 들였습니다. 우리 역사에 있었던 기묘한 일들을 교과서보다 재미있고 드라마보다 깊이 있게 글로 풀어냈습니다. 각 이야기는 과거에 그치지 않고, 당대의 미래였던 오늘의 우리 현실과 기묘하게 이어집니다.

책을 쓴 지난 일 년은 몸은 고되지만 마음은 복되었습니다. 이 책을 손에 든 고마운 당신 또한 즐겁기를 고대하며!

기묘한 한국사!!! 지금 시작합니다.

Screenshot_20250530_091320_NAVER.jpg
Screenshot_20250530_114606.jpg
Screenshot_20250602_144736_NAVER.jpg


작가의 이전글오십에 회사를 그만둔 세 가지 이유가 궁금하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