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십 살이다.
대한민국 최초의 신인류라 불리던 X세대지만, 정작 난 나야!라는 말 한 번 세상에 내뱉지 못하고, ‘난 내가 원하는 걸 해’라는 말은 속으로만 외치다 결국 만으로도 오십 살이 되어버렸다.
그러나 아조씨에게도 꿈은 있다.
나이가 들수록 세월이 지날수록 더 선명해지는 꿈! 바로 퇴사다. 정년퇴직 말고 회사가 날 다시 버리기 전에 굳이 사직서를 출력하여, 그 사직서를 살랑살랑 흔들며, 그 임원의 얼굴에 던져버리고, 유유히 회사 문을 나서는 꿈.
일본 영화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를 보고는 디테일이 추가되었다.
화려한 꽃무늬가 그려진, 휴양지에서도 차마 입기 어려운 셔츠를 입고 마지막 출근을 하는 것이다. 겨울이어도 반드시 그 옷이어야 한다. 그렇게 꽃무늬셔츠는 나를 지켜주는 망토가 되었고, 평소에도 입지 않지만 옷장에 걸려있는 셔츠를 보는 것만으로도 월요병이 해소되곤 했다.
그런데 그 꽃무늬 셔츠는 벌써 몇 년째 걸려만 있다. 꿈은 퇴사이지만 현실은 꿈 깨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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