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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휘를 늘리는 법

by JS

서점에 가보면 <글 쓰기>에 대한 책이 정말 많이 출간되었다. 비대면 강좌는 물론, 오프라인 강좌에도 수강생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글 쓰기의 대표적인 플랫폼인 <브런치>에서 글을 쓰고 올릴 수 있는 자격, 즉 작가라는 타이틀을 부여하는 데 있어 꽤 까다롭게 심사하고 있다. 그래서 좀 우스운 상황이지만 '한방에 브런치 작가 되는 법'이런 Youtube 강의나 블로그 콘텐츠도 종종 볼 수 있다.


글 쓰기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 주제가 되자, 효과적인 글쓰기의 영양분이 되는 독서의 중요도와 문해력 같은 그동안은 친숙하지 않은 단어들도 등장했다. 글을 잘 써보고 싶은 욕망을 가지고 있는 필자도 서점에 가서 <글 쓰기>이나 <문해력> 관련 책 몇 권을 사서 읽고 있다. 단기간에 갑자기 글쓰기의 스킬이 좋아지는 방법은 없다. 그중에서 오늘 <어휘를 늘리는 법>을 소개하려고 한다.


저자는 전직 국어 교사이면서 시인인 박일환 선생님이시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은 먼저 어휘가 우리의 글쓰기를 뛰어넘어 삶에 어떻게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지 국어 선생님답게 전문가적 분석과 다양한 예시로 설명하고 있다. 이어 어휘의 중요성과 관련된 어휘의 사회성과 정치성에 대한 설명이 기술되었다. 어휘가 가지고 있는 정치성과 개인적 성향과 관계를 설명한 대목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숨어 있다. 마지막에는 개개인이 자산이 어휘력을 높일 수 있는지 조언을 담고 있다.




Q1. 어휘력과 문해력은 같은 능력인가요?

문해력은 글 내용, 즉 문장에 담긴 뜻을 이해하는 능력이고 어휘력은 낱말의 뜻을 이해하는 능력이다. 그러나 이 두 능력은 서로 높은 상관관계가 있다.

디지털 시대에 청소년들이 책을 읽지 않는다고 우리가 걱정하고 있는데 정작 50세 이상의 어른들의 문해력이 OECD에서 거의 꼴찌라고 한다. 대학 이후에는 여러 가지 이유로 책을 멀리한 결과일 것이다. 이제라도 공부를 열심히 해서 어휘력을 올려보자. 어휘를 늘린다는 것은 우리의 삶의 격을 높이는데 중요한 요소라는 점에는 모두 동의할 것이다. 언어는 사유를 펼치는 매개체이고 생각을 언어로 표현하게 되니 생각이 언어를 호출하기도 하고 언어 없이는 생각이 불가능한 동시성을 가졌다.


Q2. 그럼 우리가 생각 못했던 어휘의 중요성은 무엇일까?

"언어는 결코 의사 표현의 수단에 머무르지 않으며 언어 자체로 살아 움직이며 사유와 감정을 창조하는 역할도 한다, 언어가 사유를 이끌어 가는 측면이 있다면, 어휘량이 많은 사람이 더 풍부하고 깊이 있는 사유를 할 수 있으리라는 결론을 얻을 수 있다. 그러므로 다양한 어휘를 익힌다는 것은 교양을 넓히는 일일 뿐 아니라 세상을 다양한 시선으로 바라볼 줄 아는 눈을 기르는 일이 된다."


또한 언어는 자신의 지향하는 삶의 태도와 방향을 이끌어 주는 역할도 하고자 신의 정치적 신념이나 살아가는 방식에 따라 선택하는 언어가 달라지기도 한다 (근로자 vs. 노동자). 또한 언어의 정치성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다. 사회 발전과 어휘가 변하기도 하고 사회적 불평등이나 윤리적 어긋남이 남아 있는 어휘는 누군가에 의해 지적당하고 새롭게 변화된 어휘로 대체되기도 한다.


학부형 ☞ 학부모 (보호자로 아버지와 형만이 생활기록부에 기재된다는 가부장적 사회 문화가 담긴 말이 '부모'로 개선

살색 ☞살구색 (인종 차별을 유발하는 어휘라는 지적에 변경)

매춘 ☞매매춘☞성매매 (사고파는 것이 모두 문제라는 인식 부여)

리플 ☞ 댓글 (순우리말이 영어를 대체)

양심적 병역 거부자, 대체 근무 (사회적 인식 반영)


Q3. 그럼 어휘를 늘리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어휘를 익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너무 당연하지만 독서를 많이 하는 것이다. 책을 읽는 동안 자연스레 책 속에 있는 어휘의 개념이 머릿속에 쌓인다. 책에 나오는 말 중에 모르는 어휘가 있을 경우 앞 뒤 맥락을 통해 저절로 뜻을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므로 독서 행위는 자신에게 필요한 정보나 교양을 쌓는 일일 뿐 아니라 어휘를 늘리는 가장 확실하고 좋은 방법이다."

- 책을 읽은 후 독서록을 작성하는 것은 독서의 효과를 배가시키고 저자는 시사 잡지를 1-2 정도 정기구독하는 것을 추천한다. 시사 잡지의 경우 다양한 분야의 기사들이 수록되어 있어 다양한 어휘 구사에 도움이 된다고 추천했다.


언어를 구성하는 어휘는 생물이라고 생각된다. 개인의 소신과 원칙에 의해 어휘가 달라지기도 하고 또 사용하는 어휘에 따라서 삶이 영향받기도 한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진보하기도 하고, 새로운 만들어진 어휘를 받아들이기도, 변화된 사회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언어는 자연스럽게 사장된다.


영국에서 공부할 때 한 달에 한 번 영문 에세이를 제출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교수님은 같은 동사를 한 문장 반복해서 쓰는 것은 글의 Quality를 저하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유의어를 많이 사용하는 것을 권장하였다. 같은 의미지만 다른 어휘를 사용하는 것이다. 얼마나 다양한 어휘를 구사하느냐에 따라 글쓴이에 수준을 판단하였다.


유의어 사전을 매일 보면서 고뇌하던 기억이 난다. 고생 끝에 다양한 동사들로 글을 마무리했을 때 스스로의 뿌듯함은, 글과 함께 나의 품격이 올라가는 느낌이었다. 아름다운 문체와 다양한 어휘로 구성된 에세이를 쓰는 사람은 아니지만, 어휘의 확장이 사고의 확장으로 이어지도록 해야겠다. 아니 사고의 확장이 먼저인가?


#어휘력 #문해력 #글쓰기 #어휘를 늘리는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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