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llPack에서 일하는 약대생 VC가 본 PillPack의 다른점
최근 Amazon인수건으로 큰 화두가 되고 있는 PillPack에서 일하고 있는 약대생입니다. 2년 전 TJ를 만나고 PillPack에 매력에 푹 빠져 main pharmacy operation이 있는 Manchester, NH로 집을 옮기고 여름동안 열심히 회사일을 보고 있습니다. 페북을 통해서, 녹색 검색창을 통해서 들려오는 뉴스들을 보면 oudated되고 틀린 정보들이 많은 거 같아 글을 남깁니다.
다수의 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에게 조금 더 편리하게 약을 복용할 수 있는 서비스들을 제공하고 있는 온라인 약국 스타트업 입니다. 저희가 제공하는 서비스들 중 가장 잘 알려진 서비스는 multidose drug dispensing (MDD)/ multidose medication management (MMM) 서비스입니다. 쉽게 말해:
위와 같이 여러 pill vial/ bottle에 들어가는 약들을 복용하기 쉽게 아침, 점심, 저녁 약 packet들로 정리해주는 서비스지요. 사실, 이 서비스는 저희가 처음 제공하는 서비스가 아닙니다. 한국에 계신 분들은 다 아시다시피 이미 국내에서는 오래 전부터 해온 제공된 서비스지요.
조금 더 흥미로운 얘기를 해보자면, 미국내에서도 MDD서비스는 저희가 처음 선보이는 서비스가 아닙니다. 이미 미국의 많은 병원들과 요양원들이 MDD를 하고 있었고, PillPack 창업 1년전 2012년도에는 Walgreens가 이 MDD서비스를 하고있는 Arcardia’s Resource Inc사의 DailyMed 프로그램을 인수, 선보이기도 했습니다. 한 달마다 $7.99의 이용료로 환자의 집에 직접 약을 배송해 주는 서비스였죠. 하지만, PillPack이 공식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한 2014년 이후로 Walgreens는 이 서비스를 중지했습니다 (미국에서 CVS 다음으로 스토어가 많습니다). 반면, CVS는 2015년 MDD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하기 시작하죠.
PillPack 창업 초기에는 약간의 서비스 비용을 받았으나 지금은 무료입니다. 50개 주에 약국 라이센스를 가지고 있고 배송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가 여기서 집중해야 할 부분은 한 가지입니다—왜 CVS와 Walgreens같은 거대한 기업들이 갓 시작한 조그마한 스타트업에 큰 코를 다쳤을까요?
실제로, Amazon이 PillPack을 인수한다는 발표가 있은 후 Walgreens, CVS와 같은 거대 약국기업들은 총 $17.5 Billion의 타격을 입었습니다 (각 회사로는 ~10% 주가 하락; CNBC 출처 https://www.cnbc.com/video/2018/06/29/amazon-pharmacy-pillpack.html). Walgreens같은 경우는 2012년 이후 꾸준히 Theranos, PatientsLikeMe와 같은 스타트업들과 함께 파트너십을 맺음으로 혁신을 도모했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했습니다. 이 부분은 다른 글에서 더 자세히 같이 나눠보고자 합니다.
많은 분들은 저희 회사를 보고 약을 단순히 포장하고 배송하는 회사로 봅니다. ‘아니, 단순히 약 병들을 packet으로 만드는 것만으로 $1 Billion을 벌었다고?’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하지만, 이 분들이 모르시는 점이 있습니다. PillPack은 full-stack company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PillPack은 software/platform 회사입니다.
많은 분들이 PillPack이 하는 일이 단순히 약들을 packet에 넣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미국 헬스케어 생태계에서, 약들이 그 packet까지 들어가는 과정은 꽤 험난합니다. 단순히 매번 의사에게 처방을 받고 약국에 처방전을 가져가 약을 받는 한국과 달리, 미국에는 리필 처방전 제도가 있습니다. 더불어, 심평원이 모든걸 주관, 페이하는 한국의 시스템과 달리, 미국에서는 여러 payer들이 있습니다 (medicare, medicaid, private insurance등).
미국에서는 처방 받은 약을 의사를 다시 만나지 않고 약국에서 일정기간 동안 계속 받을 수 있습니다.
미국에서 환자들이 약을 타기 위해서는 환자 본인이 의사들에게 매번 리필을 요청하고, 보험사들과 가격을 놓고 싸우고, 그 모든 과정이 끝나면 약국에서 줄을 서 기다리고 나서야 약을 탈 수 있습니다. 여기서 더 끔찍한 점은, 의사들 마다 다른 약을 (e.g. 내분비내과, 소화기내과, 정신과, 안과, 치과등) 다른 시일에 처방하기 때문에 5-6개가 넘어가는 갯수의 약들을 환자 본인이 혼자 관리하려면 full-time job못지 않다라는 말이 나오기도 합니다.
PillPack은 저희가 직접 개발한 Pharmacy OS를 통해 위 모든 일을 환자 대신합니다. PillPack은 full-stack company입니다. 다른 말로 하면 한국에서는 약국 외에 업체에서 팜2000과 같은 약국 관련 소프트웨어를 제작하지만, 저희는 회사안에서 developer, designer들이 약사/테크니션과 같이 일하며 소프트웨어를 개발 보완합니다. 예를 들어, 저희 OS에서는 환자가 언제 약이 떨어질지 예측, 미리 의사에게 통보, 그리고 보험회사와 계속 교류하여 reactive care가 아닌 proactive care를 제공하고있습니다. 환자가 약국을 찾아오는 시대는 갔습니다. 이제는 약국이 환자를 찾아가야합니다.
Pharmacy OS (https://www.pharmacyos.com/)는 다수의 약을 복용하고 있는 환자들의 니즈에 맞춰서 제작 됐습니다. CVS, Walgreens등 다른 회사들이 못하고 있는 부분이지요; https://www.softwareadvice.com/retail/hbs-pharmacy-profile/ (미국 약국들이 보통 사용하는 소프트웨어입니다; PillPack이 사용하는 pharmacyos.com하고 비교해보시면 좋을거 같습니다).
PillPack과 같이 환자에게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에게 항상 달리는 코멘트가 있습니다—안전성은?
PillPack에서는 다수의 약사들이 각각의 약 packet을 검열, 또 로봇의 인공지능 computer vision을 이용해 packet하나하나의 사진을 찍어 체크, 남겨놓습니다. 반대로, 오프라인 약국에서 약들은 약 1-2번 약사의 눈을 거칩니다.
5+개의 체크포인트가 있습니다. 또한, PillPack에는 오직 약의 DUR(drug utilization review; 약물사용검토)과 allergy만 체크하는 약사들로 이뤄진 팀(RPh Check)이 있습니다.
하지만 PillPack이, 더 정확히는 prescription mail order system이, 완벽한건 아닙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도 나중에 더 자세히 다루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평소에 많은 배움을 얻는 최윤섭 소장님의 글들 중 Johnson & Johnson사의 Sedasys의 관한 글이 있습니다. 의료계에서 변화에 저항하는 반응에 대한 글이었는데요 (더 정확히는 마취과 의사들의 자동 마취 로봇 Sedasys 도입에 대한 반응). 그 글을 읽으며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됬습니다. 더 좋은 효과, 파격적인 비용 절감 (기존 비용의 1/10정도), 더 적은 부작용 빈번도에 의료계에서 내놓은 대답은 “거부"였습니다. 안전하지 않다는 이유때문이였죠. 하지만, 최소장님도 언급하시듯, Sedasys의 임상 연구 결과는 기계가 기존 방식에 비해 효과가 더 좋을 뿐만 아니라, 더 안전 하기까지 했다고 보고합니다. Sedasys의 의료계 퇴출후에도 더욱 개선된 자동 마취 기계 개발을 위한 연구는 계속되고있습니다. 만약 가까운 미래에 의료계에서 지적한 안정성에 대한 문제를 해결한 기계가 나오면, 그 때도 지금과 같은 대응 방식이 성공을 거둘까요?
지금 제가 살고있는 보스턴에는 수많은 인재들이 첨단 기술 개발에 몰두하고있습니다. 어쩌면 그 기술들 중 몇몇은 우리 healthcare professional들의 미래를 뒤바꾸어놓을겁니다. 또 기술 발전에 따라 현재 우리의 역할들은 없어질수도, 새로 생길 수도 있습니다.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이제는 저희도 단순히 안정성이라는 방패로 변화의 물결을 막을 수 없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변화의 물결을 주도해야합니다. 어린 미래 약사의 바램입니다.
다음 주제: 미래 (Amazon + PillPack)
작가 소개:
Pharmacy by training. Designer at heart. Investor in action. | Danny Jooyoung Kim은 보스턴에 소재한 Northeastern University에 다니고 있는 약대생입니다. 학교 밖에서는 Contrary Capital의 VC로 대학들에서 탄생한 스타트업들에 투자를 하고있습니다.
https://www.linkedin.com/in/jydki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