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

연극 <히스토리보이즈> 리뷰

by 졔졔니모
2022 히스토리보이즈 마지막 공연 후의 무대


시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다. 누군가 이상형을 물었을 때 나오는 외모 취향이라든지, 가장 좋아하는 음악 장르라든지, 영화의 취향이나 공연의 취향이라든지. 그리고 이러한 것들은 강렬한 첫 만남에서 그 역사가 시작된다.


아무 생각 없이 선배를 따라갔던 그루브 정기공연이 그러했고, 엄마와 함께 봤던 명보극장에서의 제5 원소가 그러했고, 그 당시 회사에서 가장 가까웠던 극장인 샤롯데에서의 라만차가 그러했다.


강렬한 만남은 그 자체로 시작점이 된다. 때론 넓게 그리고 때론 좁고 깊게 그 분야를 경험하다 보면 구체적인 취향이 생기고 어느 순간부터는 단단히 굳어진다.


중요한 건 어떤 취향을 갖고 있느냐보다도 내가 그만한 시간과 열정을 대상에 투자했다는 것이다. 내가 어떤 것에 시간을 쏟고, 어떤 부분에서 감동하고, 즐거움을 느끼고, 좋아하는지에 대한 탐구와 고민의 결과. 결국 취향이라는 건 나 자신에 대한 이해와 깨달음의 결과이다.


경험의 폭을 넓힌다는 건 그런 의미에서 내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나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과 같다. 결국 삶이란 나를 찾는 지독히도 개인적인 여정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발견만큼이나 희열을 주는 것은 이미 찾아낸 오래된 것들이기도 하다. 10년간 많은 선생님과 학생들이 떠나고 새로 오는 동안 한결같이 그 자리를 지켜온 히스토리보이즈의 무대같이. 배움에의 열정과 청춘, 순수, 사랑, 상처 모두가 깊게 새겨진 교실을 한결같이 따뜻하게 비춰주는 햇살이 담긴 저 공간이 의미하는 모든 것들을 시간이 지난다 한들 어떻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