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학부모, 관리자, 동료와의 갈등 해결 (1)

교사가 인간 관계 속에서 지혜롭게 대처하는 법

1. 학부모와의 갈등

교사가 출제한 시험 문제나 채점에 대해 학생이나 학부모가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또한, 교사의 학생 지도 방식이나 수업 방식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때 교사와 학부모 사이에 예의를 갖춘 원활한 의사소통이 이루어진다면, 큰 문제로 발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학부모가 처음부터 교사가 잘못했다고 단정 짓고 불만을 표출하면, 교사는 마음의 상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는 교사로서의 전문성과 권위가 도전받는 심각한 상황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이때 교사가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상황은 더 악화될 수 있으며, 이는 결코 교사에게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감정 대립을 피하고자 하는 경우, 학부모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하거나 문제를 조용히 덮고 넘어가려 할 수 있습니다. 겉으로는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교사는 내면적으로 모멸감을 느낄 수 있으며, 이는 교육 활동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당신이 인정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 사람들이 어떤 삶의 원칙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항상 살펴보라. 그렇게 하면 당신은 자신들이 가진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실수로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을 비난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이 가진 의견과 욕구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알게 된다면, 더 이상 그들로부터 인정을 받을 필요가 없게 될 것이다."(명상록 7권 62절)라고 말했습니다.

이 구절은 우리가 다른 사람의 비판에 과도하게 반응하지 말고, 그 비판의 근원과 그 사람이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를 이해하라는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위에서 인용한 아우렐리우스의 글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해 보겠습니다.

첫 번째 문장: 타인의 가치관을 살펴보라

"당신이 인정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누구인지, 그리고 그 사람들이 어떤 삶의 원칙을 가지고 살아가는지 항상 살펴보라."

이 문장은 우리가 타인의 평가나 칭찬에 얼마나 의존해야 하는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만약 한 학부모가 교사의 시험 출제, 평가, 생활 지도나 수업 방식에 대해 불만을 제기한다면, 그 학부모의 비판이 실제로 교사의 전문성을 훼손하는지 아니면 그 학부모의 개인적인 기대나 가치관에서 비롯된 것인지 먼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만약 그들의 가치관이나 판단 기준이 교사와 일치하지 않는다면, 그들의 비판에 크게 흔들릴 필요가 없습니다.

배를 항해할 때, 우리가 사용하는 나침반이 실제 북쪽을 가리키는지, 아니면 자기장에 의해 왜곡된 방향을 가리키는지를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런 사전 확인 없이 나침반이 요동하는대로 좌지우지된다면 배는 표류할 수밖에 없습니다. 학부모의 비판이 있을 때 교사는 먼저 그 비판이 올바른 기준에 근거한 것인지, 아니면 그들의 편견에 의해 왜곡된 것인지를 먼저 살펴보아야 합니다.

두 번째 문장: 실수를 저지른 사람을 비난하지 말라

"그렇게 하면 당신은 자신들이 가진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 실수로 그런 행동을 하는 사람을 비난하지 않을 것이다."

이 문장은 타인이 내게 무례한 행동을 하거나 실수를 했을 때, 감정적으로 반응하지 말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부모가 강하게 비판하거나 공격적으로 나올 때, 교사는 그들의 행동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기보다는 그들이 왜 그런 반응을 보이는지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들이 자신의 원칙을 지키지 못했거나, 자신의 불안이나 두려움에서 비롯된 행동일 수 있습니다. 이런 경우, 그들을 비난하기보다는 그들의 입장에서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스토아 철학자 에픽테토스는 누군가가 자신을 비난하자 "그는 나의 다른 결점들을 모르고 있군요. 알았더라면 더 많은 비난을 했을 것입니다"(엥케이리디온 33장)라고 대답했습니다. 이처럼, 타인의 비난에 대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유머나 이성적인 태도로 대응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그들이 실수를 저질렀을 때, 비난하지 않고 이해하는 태도를 가지는 것이 스토아 철학의 중요한 가르침입니다.

세 번째 문장: 타인의 의견과 욕구의 근원을 이해하라

"그들이 가진 의견과 욕구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를 알게 된다면, 더 이상 그들로부터 인정을 받을 필요가 없게 될 것이다."

이 마지막 문장은 다른 사람의 표면적인 행동에 휘둘리지 말고, 그 행동의 근원을 이해하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부모가 시험 성적에 대해 과도하게 집착하는 이유가 자녀의 성공에 대한 과도한 압박감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교사는 그들의 비판에 동조할 필요 없이 자신의 교육 철학과 방침을 설명하고, 공정한 평가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이를 더 쉽게 이해하기 위해,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를 떠올려 보세요. 바람이 부는 방향에 따라 잎이나 가지는 흔들리지만, 나무의 뿌리는 단단히 땅에 고정되어 있습니다. 타인의 비판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에 따라 굳건히 서 있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부모의 칭찬이나 비판에 지나치게 반응하기보다는, 그 비판의 근원이 무엇인지 이해하고, 교사의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잘못된 신념이나 철학을 가진 학부모라면 도무지 대화가 통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무리 이성적인 대화를 시도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습니다. 그런 경우 그들의 왜곡된 의견과 욕구에서 나온 말과 행동에 흔들릴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그들의 비난은 물론 그들의 인정과 칭찬도 무의미하기만 합니다.

교사는 아우렐리우스의 조언을 바탕으로 학부모의 비판이나 이의제기에 냉정하고 이성적으로 대처할 수 있습니다. 학부모가 가진 삶의 원칙이나 가치관이 교사 자신의 것과 일치하지 않는다면, 그들의 비판이 반드시 교사의 전문성이나 권위를 훼손하는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학부모의 불만은 그들 나름의 관점과 기대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그들의 요구에 과도하게 흔들릴 필요가 없습니다.

결국, 교사는 외부의 비판에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내면의 평정을 유지하며, 이성적으로 상황을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는 스토아 철학의 핵심 원칙 중 하나로, 외부의 사건이나 비판이 아닌, 자신의 판단과 반응이 중요하다는 가르침을 실천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