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하니작가 Jun 19. 2020

구절판은 시어머니의 사랑입니다.

보통 날을 특별한 날로 만들어 주는  구절판

좋아하는 한국음식을  물어본다면  난 무조건  구절판이.

아홉 칸으로 나뉜 목기에 채소와 고기류 등의 여덟 가지 음식을 둘레에 담고 가운데에 담은 밀전병에 싸면서 먹는 음식이다. 구절판은 아홉으로 나뉜 목기로 여기에 아홉 가지 재료를 담았다고 해서 그릇 이름 그대로 구절판이라고 한다. 보기에 아름답고 맛도 좋으며 영양적으로도 균형이 잘 잡힌 최고의 웰빙 음식이다.
(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내 생일날 어머님께서 구절판과 미역국을 해주셨다. 구절판을 처음 보고 이걸 손으로 다 채를 썰고 밀전병을 만드셨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구절판은 음식이 아니라 예술작품이었다. 다양한 채소의 색깔들이 너무 이쁘게 조화를 이루고 있어서 내가 먹으면 망가질까 봐  먹기 망설여졌다.


어머님께 구절판 만드는데 얼마나 시간이 걸리는지 여쭤보니 이제는 많이 익숙해져서 금방 하신다고 하셨지만 9가지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3시간 이상은 걸릴 거 같았다. '내 생일을 축하해주시기 위해서  아침에 구절판을 가져오셨는데 그럼 몇 시에 일어나셔서 준비하신 걸까?'


 어머님 쉬시는 날인데 음식 하신다고 새벽에 일어나셨다는 생각을 하니까 너무 죄송했다. 그래서 어머님 마음 다 아니까 다음엔 이렇게 손 많이 가는 음식은 안 하셨으면 좋겠다고 말씀드렸다. 그런데 어머님께서 으시며 이렇게 대답하셨다.

엄마가 가장 잘하는 요리가 구절판인데
 하지 말라고 하면 어떡하니? 이렇게  해줄 수 있어서 엄마가 더 기뻐!!!


어머님의 사랑을 어떻게 갚아야 할지 모르겠다.

정말 살아있는 성인이시다.  어머님은 어떤 상황에서도  항상  긍정적인 마음으로 감사하며 사신다. 그런 어머님의 따뜻함과 사랑이 구절판에서 느졌다.  생일날 처음 먹어본 구절판은 정말 신세계였다. 정말 너무 맛있었다. 너무 맛있게 먹는 날 보시더니 어머님은 잘 먹어서 이쁘다며 다음에도 자주 해주신다고 하셨다.

이렇게 손이 많 가는 구절판을 어머님은 때마다 해주신다.


ᆞ코로나 때문에 고생한다면서

피곤해 보여서

ᆞ공휴일이라서

ᆞ주말이라서

그냥 아무 날도 아닌데 어머님은 특별한 날이라고 하시면서 구절판을 해주셨다. 이번에는 니엘이가 오랜만에 학교 가는 기념으로 해주셨다. 보통날을  특별한 날로  만들어 주는  울 어머님의 구절판이다.


어머님이 요리하시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이때 어머님이 가장 행복해 보였다. 미소를 띠며 섬세하게 칼질을 하시는 어머님의 고운 자태를 보며 나도 미소가 지어졌다. 어머님은  이 나이에도 이렇게 일을 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요리를  하면 생각이  정리되고 마음이 정화된다고 하셨다.  


어머님에게 요리는 일이 아니라 삶의 원동력이라는 생각이 든다. 70세 넘은 나이이신데도 어머님의 커리어를 가지고 일하시는 모습이 너무 멋있다.  어머니의 요리를 맛있게 먹는 분들을  생각하며 요리를 하시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하시며 활짝 웃으셨다. 하지만 더 멋있는 건 음식을 대하는 어머님의 마음이다.


구절판에서 어머님의 따뜻함과 사랑이 느껴진다.

우리 가족을 생각하며 즐겁게 요리하시는 어머님의 모습이 떠오른다.


다양한 채소를 밀전병 위에 올려놓고 한입 먹는다. 오늘도 어머님의 사랑으로 가득 찬 특별한 날이다.


어머님,  항상  감사해요!
그리고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울어머님관련 글♡

살아있는 성인 시어머니와 살고있다.






매거진의 이전글 결혼 전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