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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니작가 Jul 31. 2020

갑자기 안 하던 짓 하면 벌어지는 일

욕심이 과하면 다칠 수 있다...

이번 연도에 가장 외적으로 달라진 부분은 머리스타일이다. 매번 짧은 머리만 하다가 온 집안의 반대로 머리 자르는 걸 잠시 멈추기로 했다. 니엘이는 내가 짧은 머리를 하면 아빠가 두 명이라고 하면서 너무 싫어했다.

니엘이 니엘 아빠가 그리도 간절히 원하니 이번 연도엔 마음먹고 기르려고 노력 중이다.  그런데 흰머리가 계속 자라니 염색도 해야 하고 안 기르다가 기르니 너무 귀챦다. 웬 넘의 머리가  이리도 빨리 자라는지...니엘이가 나에게 가장 부러워하는 부분이 바로 머리카락 자라는 속도라고 하니 말 다했다.


나도 원래 긴 머리를 좋아했다. 여자는 '머리빨'이라는 말이 있듯이 화장을 잘 못하니 머리라도 내 얼굴을 빛나게 해줘야 했다. 열심히 길렀다. 나름 긴 웨이브 스타일이었다.

니엘 아빠는 아직도 이 머리스타일이 가장 좋다고 한다. 그리도 원하는 긴 머리 , 이번 연도에 소원 들어줄   있을 거 같다.  이번에도 머리빨  한번 믿어보자!


오늘 뿌리 염색하러 미용실에 왔다. 디자이너 선생님이 정말 친절하시고 색깔도 잘 나와서  너무 만족스러웠다. 앞머리를 이쁘게 드라이해주셔서 다시 태어난 기분이었다. 역시 여자는 머리빨 무시 못하나 보다. 그리고 그냥 집에 왔어야 하는데 갑자기 눈썹이 거슬렸다. 워낙 눈썹을 잘 그리지 못해서 그냥 내 눈썹으로 살고 있는데 왁싱을 하면 깨끗해 보일 거 같았다. 왜 갑자기 왁싱이 생각이 난 걸까... 왁싱은 2년 전에  세부에서 한 게 마지막이다. 근처에 세 군데 왁싱샵이 있어서 전화를 했다. 원래 후기 읽어보고 가고  싶은 곳이 있었는데  이젠 왁싱을 안 한다고 해서 다른 샵에 방문을 했다.  간단하게 상담을 하고 눈썹을 그리고 왁싱을 시작했다.

 왁싱을 하면 테이프를 뗄 때 아파서 굳이 하지 않는데 왜 갑자기 하고 싶어 진 걸까... 내 마음을 나도 잘 모르겠다.


오른쪽 눈썹 아래가 계속 시큰거리며 아팠다. 왁싱 다한 후 연고를 발라주는데 너무 따끔거렸다. 아프다고 말하니 따끔거림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고 했다. 그런데 집에 가면서도  너무 아팠다. 전에도 이 정도까지는 아프지 없었다. 엘리베이터를 타자마자 거울을 봤다. 오른쪽 눈썹 아래와 윗부분의 살갗이 벗겨져있었다.


머리가 마음에 드는데서 그냥 끝냈어야 하는데 욕심이 과했다.  이 더운 날 다시 샵에 가서 이 상황을 얘기한 후  환불받았다.  피부과에 가니 화상이라고 했다. 다 나으려면 2주는 걸릴 거라고 했다. 아.. 정말 어처구니없고 화가 다.

시간 버리고 돈 버리고 정신적으로 힘들고.,, 이게 뭔 고생인지 모르겠다.  나름 오늘 휴가 간다고 괜히 기분이 업되서 안 하던 짓을 했다. 오늘 선배네 놀러 가는데 얼굴에 듀오덤 붙이고 가는 내 신세.. 정말 짜증이 난다.  화가 나지만 되돌릴 수 없으니 치료를 잘 받을 방법밖에 없다. 그래도 원장님이 미안해하고 다 나을 때까지 치료비를 주기로 했다. 이 원장님도 이일을 하면서 이런 경우가 처음이라고 한다. 이분도 많이 놀라셨다.


 그래도 소중한 교훈을 얻었다.

욕심은 과하면 안 된다는 걸...
멈춰야 할 때 더 이상 욕심부리지 말고  
딱 멈춰야 한다는 걸...


이젠 두 번 다시 왁싱을 못 할거 같다. 아니 안 할 거다.

내 소중한 얼굴 내가 지켜야겠다. 이러나저러나 내 얼굴이니 털 많고 마음에 안들어도 나라도 이뻐 해주자. 이쁘다 이쁘다 해주면 이뻐질 수도 있으니까.. 제발 흉터 없이 낫기를 간절히 바란다.

안 하던 짓 갑자기 하지 말자.
좋은 일보다 안 좋은 일이 생길 수 있으니
 제발 생각하고 행동으로 옮기자. 꼭!

이미지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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