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비행한 지 1년도 안된 상황이라 조금 걱정이 되긴 했지만 이때 같이 비행하는 한국인 선배와 동기가 있어서 서로 의지할 수 있었다.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SARS 사스)는 2002년 11월에 중화인민공화국 광둥 성 포산시에서 첫 환자가 발생한 이후 홍콩, 싱가포르, 베트남 등을 거쳐 전 세계로 확산된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중증 급성 호흡기 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SARS-CoV)에 의해 발병한다. 보통 잠복기는 2 ~ 7일이며, 10일이 걸릴 수도 있다. 사람들은 사스라고도 한다(출처 :위키피디아)
브리핑에 도착했다.
브리핑에서 홍콩의 상황과 기내 서비스에 대해서 설명을 들었다. 사스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이기 때문에 무조건 기내에서는 장갑과 마스크를 장착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리고 호텔 체류 시 주의점은 꼭 필요한 일이 아닌 경우는 나가지 말고 호텔의 룸서비스를 이용하라고 했다. 그리고 손으로 얼굴을 만질 경우가 많기 때문에 손잡이를 잡을 때는 꼭 장갑을 끼고 혹시 맨손으로 잡았을 경우에는 바로 비누칠을 해서 씻으라고 했다.
기내에 도착했다.
이런 안 좋은 상황인데도 만석이였다. 보딩 전 마스크와 장갑을 끼고 스탠바이 했다. 대다수 승객분들도 우리와 똑같은 모습으로 비행기에 탑승하셨다. 마스크를 쓰고 서비스를 해야 하니 소통의 어려움이 있었다. 안들리거나 대화하기 꺼려하는 승객들이 계실 수도 있어서 메뉴판을 보고 어떤 걸 원하시는지 물어보고 원하시는 식사를 선택하시면 바로 준비해 드렸다. 말보다는 바디랭귀지로 소통을 했던 거 같다. 아마도 서로 조심하기 위해 노력한 거 같다. 드디어 홍콩에 도착했다.
크루 버스 타고 갈 때 버스 안에서 아무도 말하는 사람이 없어서 적막함이 느껴졌다. 호텔에 도착한 후 난 회사에서 지시한 대로 나가지 않고 룸서비스로 식사를 해결했다. 룸에서 손잡이를 장갑 없이 잡아서 계속비누칠해서 손을 정신없이 씻었던 그때가 너무나 선명하게 기억난다.
지금 코러나 19 사태는 이때보다 더 심각한 거 같다. 외항사 승무원인 제자들에게 안부 톡을 하니 스케줄이 거이 다 변동되고 한국 비행은 거이 다 취소됐다고 한다.
선생님 한국 난리 났다던데 괜찮으신 거죠?? 여기는 이제 좀 잠잠 해져서 괜찮은데 요즘 비행 많이 캔슬되고 담달 인천 비행도 많이 축소돼서 요즘 반 백수예요... 선생님도 몸조심하시고 마스크 항상 끼고 다니세요!!
지금 국내 항공사 사정이 더 안 좋다.
당연히 노선 횟수가 줄어들면 원래 배정받았던 스케줄이 변경되고 그러다 보면 비행시간이 팍 줄어들 수밖에 없다. 승무원은 기본급에 비행수당으로 월급이 나오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는 최대한 기본급을 줄이는 게 이득이 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지금 무급휴가 신청을 받고 있는 항공사가 태반이다.
하물며 오늘 대한항공 승무원이 코로나 19 양성 반응이 나와서 인천 사무실을 폐쇄했다고 한다.
직업상 승무원들은 계속 위험에 노출되기 때문에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많이 힘든 상황이지만 다들 잘 이겨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