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에 늦은 때는 없다.
이 나이에 무슨 바디프로필이야~
한평생 근력운동 안해봤는데...이제 시작하기엔 늦은 거 아닐까~?
딱 4개월 전 60대 엄마와 나눈 이야기였다.
그리고 지금은,
참고로 엄마는 바디프로필 촬영이 끝나고도 꾸준히 헬스장에 다니고 있다.
이번 글은 80일간 엄마와 딸이 함께한 바디프로필 프로젝트에 대한 이야기를 담았다.
목차는 다음과 같다.
엄마와 바디프로필 챌린지를 기획하게 된 이유는 두 가지였다.
골다공증 전단계, 고지혈증, 식당일로 인한 몸의 피로 등. 엄마의 건강이 점점 더 걱정되어 갔다. 특히 근력이 너무 부족했다. 한평생 근력운동을 안해본 엄마였기에 나이가 들수록 근력은 더 빠질 일만 남았다.
이대로 엄마의 건강이 점차 악화되어 돌이킬 수 없게 되면, 그 때의 나는 죄책감이 꽤나 클것 같았다. 나 자신만 챙기느라 정작 내 소중한 사람을 챙기지 못했다는 죄책감이랄까. 특히 나는 헬스 10년차이자 운동을 워낙 좋아하는 사람이었기에 더더욱 그런 생각이 들 것 같았다.
이기적인 이타심에 기반해서 더 늦기 전에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로 했다. 더 늦기 전에 엄마의 근력운동 시작을 도와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20대의 나는 100% 나의 목표에만 몰두되어 있었다. 내 목표를 이루는 과정에는 사람이 잘 없었다. 목표만을 향해 불도저로 달려갈 동안, 잠시 소중한 사람들은 제쳐두고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렸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보니 주변 소중한 사람들을 많이 못챙긴 느낌이 들었다.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30대에 절실히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목표를 이루는 것, 성공을 하는 것보다도 더 중요한 건 그 과정과 그 과정에서 함께한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과정과 사람이 빠져있다면 그것은 분명 결과의 공허함을 가져올 것이다. 남들이 부러워할만큼 성공한 사람들이 공허함을 견디지 못하고 나쁜 길로 빠지는 것도 이와 관계가 있지 않을까 싶다.
아무튼. 그래서 내 성공을 달려가는 과정 속에서 내 소중한 사람들도 최선을 다해 챙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최고보다는 최선. 내가 할 수 있는 역량하에서 내가 주변에 베풀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었다.
내가 잘하는 게 '도전' 이니 다른 이의 도전을 돕는 것에도 잘할 자신이 있었다. 그것의 시작이 이번 '엄마와의 바디프로필 프로젝트'였다.
딸의 사하라 사막 마라톤 250km 도전, 퇴사 후 좋아하는 삶을 좇아 열심히 달려가는 모습을 보며 엄마의 마음도 점차 열려갔다. 도전에 관심이 없어보이던 엄마가 조금씩 새로운 것에 호기심을 갖게 된 느낌이랄까.
몇년 전부터 나와 언니 동생은 엄마의 근력 부족을 걱정해왔다. 그리고 이번에 본격적으로 언니와 동생에게 제안을 했다.
"우리 엄마 피티 시켜주자!"
나의 경우 대학생 때 혼자 헬스를 시작했는데 시행착오가 너무 길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엄마가 근력운동을 시작하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전문가를 찾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언니와 동생이 이에 흔쾌히 동의했고, 그렇게 프로젝트를 결심한지 일주일만에 엄마 피티 등록까지 모두 마쳤다. (삼남매 기획력 굿~)
엄마에게 근력운동 프로젝트를 설득하는 일은 생각보다 수월하게 진행됐다. 아마 엄마도 스스로 근력 운동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모든 도전에는 목표가 있어야 스퍼트를 내기에, 이 도전을 기록하는 하나의 수단으로서 바디프로필을 찍는 것도 제안했다.
그렇게 8주간의 모녀 바디프로필 챌린지가 시작됐다.
엄마와 나는 떨어져 살기에 함께 운동하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웠다. 그래서 각자만의 루틴을 정하기로 했다.
엄마의 경우,
주 3회 운동(피티 2회, 개인운동 1회) + 식단에서 단백질 늘리기
나의 경우,
주 3회 운동(헬스) + 식단(단백질 늘리고 탄수화물 줄이기)
그리고 2주마다 한번씩 함께 운동하고 중간 점검을 해나갔다.
그러던 와중에 좀 더 루틴을 강화할 수단이 필요하다고 느꼈다. 아무래도 각자 다이어트를 혼자 진행하다보니 추가적인 동기부여가 필요했다.
그래서 인스타를 통해 다이어트 챌린지 멤버를 모집했다. 단시간에 8명을 모았고 그렇게 다이어트 챌린지 톡방을 운영하게 됐다. (참고로 이 다이어트 톡방은 바디프로필 프로젝트가 끝나고도 3개월 추가로 운영했고 최근 10월을 기점으로 종료했다.)
다이어트 톡방의 장점은 아래 세 가지였다.
무엇보다 서로의 식단, 운동 현황을 톡방에서 살펴볼 수 있었기에 평소에 몰랐던 엄마의 활동들을 적극적으로 알 수 있었다. 평소에는 주 1회 정도 통화를 하면서 안부를 나누는 격이었는데, 톡방을 운영하면서 매일 서로 뭘 먹었고 무슨 운동을 했는지 알 수 있었던 점이 좋았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하는 챌린지인만큼 내적 책임감이 강해질 수 밖에 없었다. 특히나 나는 다이어트 챌린지를 운영하는 방장이었기 때문에 더더욱 책임감을 가지고 규칙에 충실하려고 노력했다.
(주요 규칙 요약: 주 3회 이상 운동, 매일 식단 인증/회고)
뜻이 맞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공간이다보니 심리적인 유대감이 쌓여 다이어트 과정 동안 외로움이 덜했다. 각자의 다이어트 일상, 심리를 공유함으로써 함께 성장하는 느낌이 정말 좋았다.
그렇게 8주가 흘렀다.
바디프로필 촬영 전 전문 메이크업을 받는 엄마를 보며 흐뭇한 미소가 지어졌다. 어느 때보다도 화사하고 아름다웠던 엄마의 모습을 보았다.
바디프로필 스튜디오에 친언니가 깜짝 방문했다. 그리고 내 친한 대학 동기 조지도 촬영을 도와주기 위해 방문했다. 정말 고마운 사람들!!
인생 첫 바디프로필 촬영이라 걱정이 가득했던 엄마는 언제 걱정했냐는 듯이 능숙하게 포즈를 지었다. 수줍음이 많은 엄마인줄만 알았는데 경력직 모델을 보는 줄 알았다!! 새로운 엄마의 면모를 발견하게 되어 기뻤다.
결과물은 아래에. 짜잔!
사진을 본 내 친구들이 공통적으로 했던 말.
"실버모델 하셔도 되겠는데?????"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엄마의 인생 프로필도 하나 건지는 순간이었다. :)
그리고 모녀간의 찐한 추억을 하나 쌓은 순간이기도 했다.
이번 챌린지가 주는 의미는 크게 3가지다.
1. 엄마의 근력운동이 '시작' 되었다는 점.
이번 챌린지의 목적은 근력운동을 시작하는 것이었다. 단순히 바디프로필 챌린지로 그치는 게 아니라, 바디프로필 촬영이 끝난 이후에도 엄마는 꾸준히 헬스를 다니고 있다. '운동 습관 형성하기' 목적 달성이다!
엄마의 근력은 그간 0.2~0.3kg 정도 늘은 것 같다. 해보면 알겠지만 근력 늘리기...정말 힘들다^^
중요한 건 완벽한 게 아니라 '실행'이다.
2. 다른 누군가의 도전의 시작을 도와줬다는 점.
내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찾은 느낌이었다. 내가 나로서 열심히 성공을 향해 달리면서도 주변과 함께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함께 성장하는 것' 이라는 걸 깨달았다. 주변의 성장을 돕는 사람. 그게 커뮤니티든 챌린지든 나만의 방식으로 발현시켜볼 예정이다.
3. 소중한 사람과 뜻 깊은 추억을 쌓았다는 점.
바쁘다는 핑계로 가족과 추억 쌓기가 참 힘든 시기였는데, 함께 도전함으로써 그 어느 때보다도 행복한 추억을 쌓았던 것 같다. 특히나 함께 성장한 느낌이 더욱 이 추억을 빛나게 만들었다.
계속해서 나만의 방식으로 도전해나갈 것이다. 살면서 100가지 이상의 버킷리스트를 이루었고, 2년 전 퇴사 후 마케터에서 프리랜서 MC, 도전 크리에이터, 마케팅 강사로 삶을 전환했다. 앞으로 나만의 더 큰 무대를 펼쳐나가기 위해 무한히 도전하면서, 동시에 내 주변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할 생각이다.
나의 성공을 향한 여정에 충실하되, 그 과정에서 주변과 함께 성장하고 과정을 나눌 수 있는 방법을 지속적으로 찾기로 다짐해본다. 결국 성공의 본질은 결과 자체가 아니라 그 과정과 그 과정에서 함께한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80일간의 모녀 바디프로필 챌린지 끝!
지금부터 저와 함께 성장하고 싶으시다면, 앞으로의 과감한 도전 과정이 궁금하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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