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꿈을 좇아 인천에 수십 년 만에 다시 왔다. 오늘(2024.08.10. 토) 맥아더 장군 동상과 둥근 흰색 지붕이 덮인 조개껍질같이 둥글게 생긴 야외 음악공연장과 소래포구 여관 옆방 소녀의 노래를 듣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야속하게도 세월은 무심한 강물처럼 흘러가 버렸다. 야외 음악공연장과 소녀의 노래는 찾을 수도 들을 수도 없었다.세월의 강줄기 따라 그 야외공연장은 방송국 스튜디오나 학교 음악강당등으로 숨어 버렸다. 포구의 여관도 호텔등 새로운 신예들에게 밀려 이미 사라진 지 오래였다.
소래포구 꽃게 탑
꽃게 광장에서 그 노래 주인공인 듯한 소녀와 꼬마 아가씨를 발견하고 급히 카메라에 닮아 보았다.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기고, 훌훌 털어 버리고 아쉬워하지 않기로 했다. 석양과 어두움이 서서히 꽃게 광장에 밀려왔다. 꽃게 집게 끝에 갈매기가 앉았다. 그때 다리 위 수인분당선 전철이 불을 켜고 소래포구역에서 월곶역으로 빠르게 달려가고 있었다.
수인분당선 철교와 전철
차이나타운과 인천개항박물관 그리고 한국근대문학관 탐방 후, 인천광역시립박물관으로 이동했다. 탐방 코스는 다음과 같다.(마지막 회로 아래 인천광역시립박물관~소래포구 구간을 소개한다.)
한국 최초의 공립 박물관이다. 1946년 4월 자유 공원에서 향토관(鄕土館) 소장 유물을 인수 개관하였다. 1950년 연합군의 인천상륙작전으로 박물관 건물이 소실되었다. 그러나 다행히 소장유물과 국립박물관 및 국립민족박물관에서 대여 · 전시 중이어서 유물들은 비교적 안전했다. 1953년 휴전 성립 후 현 인천문화원(구 제물포구락부)으로 이동한 후 1990년 5월 현 부지로 이전하였다.
연자방아
입구 언덕길로 올라 가면 갈대 지붕 밑에 연자방아가 있다. 박물관 측면에 중국 철제 범종 3개(송, 명, 청대)가 전시되어 있다. 일제가 무기 제조 목적으로 중국 사찰에서 강제 공출하여 부평 조병창으로 가지고 온 것이다. 패전으로 방치되어 있던 그 범종들을 이곳으로 옮겨 놓았다. 앞마당에는 러. 일 해전 때의 러시아 군함 포탄과 수인선 협궤 열차등이 전시되어 있다.
중국 철제 범종 / 수인선 협궤 열차
지하 1층, 지하 2층 규모의 건물에 5개의 상설전시실과 1개의 기획전시실, 야외전시장에서 다양한 전시를 하고 있다. 1995년부터 2년간 중구 영종도 송산리에서 서울시립대학교 박물관과 합동으로 송산리 선사 유적 발굴 조사를 실시하여 신석기시대 주거 형태를 규명하였다. 약 4,700점의 소장 유물 중 약 750점을 총 6개의 전시실에서 토기 및 도자기와 근대 개항 관련 유물을 주로 전시하고 있다.
선사시대 인천 주거지 / 유적 발굴지
역사 1실 (1층)
선사시대 인천 주거지 자료와 패총, 석기 등이 있다. 삼국시대에서 통일신라시대의 유적과 유물도 전시되어 있다. 계양구 동양동에서 발굴 조사된 삼국시대 초기의 토광묘, 고려시대 인천 인주 이 씨 가문의 '이자연 묘지명' 등을 볼 수 있다. 또한 경서동 출토 녹청자를 비롯하여 강화 선두리 출토의 도기와 창후리 고분군에서 출토된 도자류에서 고려시대 도자문화를 엿볼 수 있다.
신석기 시대 토기
역사 2실 (2층)
조선시대부터 8.15 광복 이전까지 자료와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조선시대 무덤인 회곽묘에서 출토된 복식, 서양식 화포인 불랑기가 있다. 개항과 조계의 생활모습, 일제 강점기의 산업을 이해할 수 있다.
회곽묘에서 출토된 복식 / 농기구
기증실 (3층)
1946년 개관 때로부터 박물관에 기증, 기탁된 유물을 선별하여 전시하였다. 특히 우현 고유섭(1905~1944)의 유품과 저서를 관람할 수 있다.
고미술실(3층)
산수화와 화조도 같은 회화 작품과 청 백자 도자기, 불상, 서예, 병풍등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강세항, 김홍도, 이하응, 정수영 작가의 작품 그리고 대각국사 의천의 탑비와 북관대첩비의 완전한 탁본도 볼 수 있다.
인천상륙작전기념관
인천 상륙작전 기념관
1950년 6.25 전쟁 발발 후 계속 후퇴하다가, 유엔군 참전으로 낙동강에서 백척간두의 힘겨운 방어전을 치르고 있었다. 맥아더 장군은 북한군 후방을 차단하여 전세를 역전시키기 위해 최후의 수단으로 인천상륙작전을 과감하게 실행했다. 조수간만의 차이가 큰 인천상륙은 불가능하다고 방심했던 인천을 선택하였다. 수도 서울을 단숨에 탈환하여 전세를 역전시킬 마지막 선택이었다.
맥아더 장군
맥아더 장군 (1880. 1. 26~1964. 4. 5)
매력이 넘치는 사나이다. 특히 선글라스를 끼고 옥수수 파이프를 입에 문 모습이 그렇다.
1880.1.26. 미국 아칸소 리틀록 출생
1903년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를 수석 졸업
1917~1919년 제1차 세계대전 프랑스 전투 참여
1920년 웨스트포인트 육군사관학교 교장
1928년 미국 올림픽 위원회 위원장
1930년 육군 참모총장, 대장 승진
1935년 육군 원수
1937년 12월 현역 은퇴
1941년 7월 현역으로 재소환
1944년 12월 육군 원수 승진
1945년 4월 태평양지역 미군 총사령관
1945년 9월 2일 도쿄만 선상 항복 조인식, 승전국 대표
1945~1951년 일본 점령 연합군 사령관 재직. 일본군 해산, 군국주의자 제거, 경제복구, 자유주의 헌법기초, 재분배, 교육, 노동, 공중위생, 여성 권리등 개혁
1950년 6·25 전쟁 발발, 주한 유엔군 사령관 발탁.
1950년 9월 15일 인천 상륙작전 감행
1950년 11월 대규모 중공군 개입으로 후퇴, 2개월 후 공세로 전환
1951년 4월 11일 해리 S. 트루먼 대통령, 상부의 명령 거역 및 제한 전 수행 거부 이유로 사령관직 해임
1944, 1948, 1952년에 공화당 대통령후보 지명 실패, 뉴욕 시에서 은거생활
1964년 84세 워싱턴 D. C. 에서 타계, 버지니아 주 노퍽에 영면
맥아더 장군 상륙작전 지휘 장면 / 해병대 상륙
1950년 9월 15일 연합군 261척 함정과 75,000여 명의 병력으로 개시하였다. 작전은 2단계로 진행되었다. 1단계는 미 제5해병연대 제3대대는 06시 33분 녹색해안인 월미도에 상륙하였다. 2단계는 미 제5 해병연대와 한국 해병 제1연대가 적색해안인 만석동 지역에 오후 만조시 17시 33분에 방파제로 올라 상륙하였다. 미 제1해병연대는 청색해안인 송도해안도로부근에 17시 32분 상륙하여 해안선 교두보를 확보하였다.
인천상륙 작전도
이후 인천을 수복하고 경인가도로 진격함과 동시에 9월 18일부터 미 제7보병사단과 육군 제17연대가 서울로 진입하였다. 마침내 9월 28일 서울을 수복, 전세를 역전시켰다. 기념관은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이 개시된 날짜에 맞춰 1984년 9월 15일에 개관했다.
전황 지도 / 상륙군 출항 지도 / 낙동강 전선
제1전시관
인천상륙작전의 구상, 계획의 발전 과정, 인천상륙작전의 특징, 한국전쟁 당시 각 군의 역할에 대해 소개한다.
맥아더 장군의 옥수수 담배 파이프 / 맥아더 장군의 모자와 선글라스
제2전시관
인천상륙작전 상황을 담은 비디오와 영상실, 맥아더 장군 포토존 등 체험형 전시와 관련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상륙 작전
상륙작전 / 맥아더 장군 소나무
야외 전시장
탱크, 수륙양용장갑차, 고사기관총, 함포, 호크 유도탄, 전투 정찰기, 카고트럭 등 전쟁 관련 대형 장비가 전시되어 있다. 해벽을 오르는 미 해병대과 응봉산(지금의 자유공원) 기상대 탈환 후 환호하는 미 해병대 모습을 담은 조형물이 있다.
맥아더 장군 소나무
1945년 미국 농무성은 맥아더 장군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장군의 기상을 닮은 스트로브 잣나무 중 위스콘신주에 있는 높이 43m, 수령 500년의 가장 크고 빼어난 나무를 맥아더 장군 나무로 지정하였다. 그 후 한국 산림청 임원연구원에서 1989년 맥아더 장군 후원회로부터 그 나무 종자를 기증받아 14년간 키운 후 맥아더 장군 지휘하의 인천상륙작전을 기념하기 위하여 2003년 9월 15일 이 자리에 심게 되었다.
소래포구 야경
소래포구
소래포구에는 여관도 없었고, 나지막이 노래를 부르는 소녀도 없었다. 포구에는 갯벌과 쉬고 있는 소형 어선들과 낚시군과 갈매기가 포구를 지키고 있었다. 석양이 포구와 어시장과 아파트 숲을 채우고 있었다.
소래(蘇萊) 지명에는 여러 가지 설이 있다. 먼저 당나라 장수 소정방(蘇定方) 관련설이다. 660년(무열왕 7) 나당 연합군을 결성한 당나라가 백제를 공격하기 위해 출발한 곳이 중국 산둥성의 내주(萊州)였고, 도착한 곳이 소래포구 지역이었다. 소정방의 소(蘇)와 내주의 래(萊)를 따서 소래(蘇萊)가 되었다는 설이다.
소래포구 야경
또 다른 설은 이 지역의 소나무(松) 숲이 냇가(川) 주변에 울창해 솔내(松川)로 불리었다고 한다. 또 하나는 이 지역의 지형이 소라처럼 생겨 소래가 되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지형이 좁다는 뜻의 ‘솔다’에서 비롯되었다는 설 등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두 번째 솔내(松川)가 마음에 든다.
연평균 300만 명의 소비자와 관광객이 찾는다. 인천 남동구청과 소래포구 축제추진 위원회는 2001년부터 ‘인천 소래포구 축제’를 열고 있다. 금년은 2024.09.27~09.29(3일간) 해오름 광장 일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소래포구 역
소래포구역
인천 남동구 논현동에 1937년 8월 신설한 협궤열차 노선이었던 수인선 소래역이 있었다. 소래염전의 소금 수송이 주요 목적이었다. 지금 그 협궤도는 폐쇄되고 인도로 사용되고 있다. 1994년 수인 분당선을 이곳에신설하고 전철역 이름을 주민들의 여론에 따라 소래역 대신에 소래포구역으로 변경하였다.
소래포구 종합어시장 / 소래포구
소래포구 종합어시장
바다에서 갓 잡아온 싱싱한 활어와 꽃게가 있고, 젓갈들로 가득하다. 깔끔하게 구획화된 현대식 어시장이다. 탐방 후 식당에서 시원한 냉 물회를 먹었다. 맛있었다. 손님이 하도 많아 일하시는 분들이 눈코 뜰 새 없이 움직였다.
소래포구 역사관
소래포구 역사관
저녁 무렵 늦게 도착하여 들어가 보지 못했다. 인터넷 검색하여 간략히 적는다. 수인선 협궤열차 시공과정을 전시해 놓고 있다. 새우잡이 배와 밀대로 바닷물을 밀어 천일 염전을 만드는 과정을 체험을 할 수 있다. 협궤열차는 폭이 좁아 전복 위험이 있어 짐 실을 때도 조심했다고 한다. 소래 사진관, 옛날 가전도구(구형 선풍기, 괘종시계), 어망, 물고기 잡는 도구, 소금 종류 등을 볼 수 있다.
협궤 증기 기관차
마당에는 협궤 증기 기관차 전시장을 새롭게 단장하기 위하여 공사 중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어 내부를 볼 수는 없었다.
장도포대지
장도포대지(獐島砲臺址)
조선시대 포대가 있던 곳이다. (인천 문화재자료 제19호) 1879년(고종 16) 일제가 서해안을 측량하면서 개항지를 탐색하는 것을 보고 인천을 개항 후보지로 요구할 것을 대비하여 어영대장 신정희와 강화유수 이경하가 인천과 부평 연안에 화도진포대를 만들 때 함께 구축했다고 한다.
소래포구
소래포구
소래산(299m)이 일대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이 밖에 오봉산(106m), 관모산(162m) 등 이 소래포구의 북쪽에 있다. 인천시와 경기 시흥시의 경계를 이루는 뱀내천(신천)의 하구로, 이 하천은 만수천, 장수천, 은행천, 내하천이 합류해 바다로 흘러드는 하구의 명칭이다. 소래포구 일대는 과거 간석지였으나, 대부분 매립되어 대규모 공단, 아파트 단지로 바뀌었다.
시흥 쪽으로 가는 작은 도선장이었던 소래포구는 1930년대 염전이 생기면서 유명해졌다. 1937년 일제가 천일염을 수탈하기 위해 수원과 인천 사이에 협궤철도(狹軌鐵道, 수인선)를 만들었다. 염분을 실어 나르는 배들이 정박하면서 발전했다. 지금은 폐선로가 되었지만, 1994년까지 구 수인선 협궤열차가 다녔던 소래철교가 있다. 건너편에 있는 월곶으로 걸어서 갈 수 있다.
소래전통어시장
소래전통어시장
1974년 인천내항 준공 이후, 새우잡이 소형어선이 정박 가능한 소래포구를 옮기면서 새우 파시로 수도권의 대표적인 재래어항이 되었다.
인천수협소래공판장 / 짱뚱어 / 야외 테이블
바다 앞 야외 테이블에서 산 오징어 멍게를 직접 먹을 수 있다. 낚시를 하는 분에게 물어보니 짱둥어가 많이 잡힌다고 했다.
소래습지생태공원 전시관 / 소래습지 생태공원
소래습지 생태공원
1996년 갯벌, 갯골과 폐염전 지역을 생물 군락지 및 철새 도래지로 복원했다. 습지 내 각종 해양생물, 천일염을 생산했던 시설물과 자료 전시관이 있다. 천일염 생산 및 습지 동·식물을 탐구해 볼 수 있다. 광활한 갈대밭 및 풍차, 산책로, 쉼터 등 휴식공간이 있다.
해오름광장 / 흔들의자 밴치와 바람개비
해오름광장
소래포구를 따라 조성된 광장으로 수변광장이라고도 불린다. 새우 타워 전망대에서는 포구 전체를 조망할 수 있으며, 황금 꽃게와 선장의 키, I ♡ SORAE 조형물 등이 인기 있다. 광장에서는 매년 10월경 ‘소래포구축제’가 열리고 있다. 여름에는 물놀이장, 겨울에는 얼음썰매장을 조성해 운영한다. 매년 12월 31일이 되면 일몰을 구경하기 위해 인파가 몰린다. 해안선을 따라 세워 놓은 형형 색깔의 바람개비가 해풍에 신나게 시원하게 잘도 돌아간다.
새우 타워
새우타워
꽃게동상에서 바닷가길을 따라 조금만 더 걸어가면 새우타워가 있다. 새우 수염이 일품이다.
남동 둘레길 / 소래해넘이 전망대
소래해넘이 전망대
새우타워로부터 약 1km 정도 걸어가면 해넘이다리와 씨앗을 형상화한 구조물이 있다. 폭 46m, 길이 84m 규모로 조성돼 상부는 목재데크와 강화유리로, 하부는 강관구조물로 소래 갯벌포구의 어선을 상징화했다고 한다. LED 경관조명을 설치해 어두운 밤에도 은은하게 빛난다.
<참고 자료>
-. 인천광역시 시립박물관 팸플릿 및 홈페이지
-. 인천상륙작전 기념관 팸플릿 및 홈페이지
인천 탐방기를 마치겠습니다. 언제 다시 인천 방문할 기회가 있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긴 글 읽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