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의 목소리 기록해두기
반짝아, 엄마에게도 엄마가 있어. 너를 뱃속에 품어보니까 엄마의 엄마(외할머니^^;)가 엄마를 걱정해주고,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 하고, 함께 너를 기다리며 설렘을 느끼고 좋아해주시니까 참 감사하더라구.
엄마가 임신 사실을 외할머니한테 말했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서 울먹이며 통화한 적이 있다?!ㅎㅎ “엄마도 나 가졌을 때 가족들이 이렇게 많이 축하해줬어? 기뻐해줬어?”하면서 눈물이 나더라구. 엄마는 외할머니와 외할아버지에게 잔뜩 축하도 받고 챙김 받고 행복한 임산부로 지내고 있는데 엄마의 엄마, 그러니까 외할머니도 이런 축복 받으며 엄마를 품으셨을까 문득 생각하니까 마음이 시큰시큰해지는 거야.
엄마와 아빠 뿐만 아니라 설렘으로 반짝이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 특히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는 벌써부터 엄마를 "반짝이 엄마 밥먹었어?"하고 싱글벙글 웃으며 말씀하셔. 통화라 표정이 보이지 않는데도 웃고 계신 모습이 보이더라니까. 그럼 엄마는, "반짝이 할아버지도 밥 드셨어요?"라고 말해. ㅎㅎ우리 모두 널 많이 기다리고 있어.
언젠가 반짝이 너도 아기를 갖게 된다면 엄마와 아빠가 많이 많이 축복해줄게. 많은 사람들에게 축복 받으며 사랑 잔뜩 받는 사람으로 자랐으면 좋겠다!
반짝아, 제주도 여행을 다녀온 후로 아빠는 해외로 출장을 갔어. 그런데 아직까지도 코로나라는 전염병이 있어서 엄마랑 아빠는 반짝이 생각해서 조심하기로 했지. 아빠가 한국에 도착하는 금요일 오전에 엄마는 외할머니 외할아버지댁으로 피난을 갔어. ㅎㅎ 이곳을 친정이라고 부르는데, 친정에서 3일 정도 머무르다 아빠와 상봉하기로 했어.
친정에 오면 할머니 할아버지가 시도때도 없이 먹을 걸 챙겨주셔. 아침부터 저녁까지 엄마랑 반짝이랑 맛있는 거 부족함 없이 잔뜩 먹으라고 끊임없이 채워주셔. 참 감사하지?^^
그리고 외할머니랑 쇼핑몰에 가서 반짝이 옷과 다양한 용품들을 함께 구경했어. 할머니는 반짝이에게 사주고 싶은 원피스도 발견하셨어. 그런데 하얀색이기도 하고, 네가 입으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 엄마가 사지 말자고 했는데 그게 내심 아쉬우셨나봐. 계속 사주고 싶어하셨는데, 할머니 기분 내시게 기회를 드릴 걸 엄마가 너무 했나? 싶었어. 그런데 그날 저녁,
- 엄마 : 그리고 참 딸 아까 엄마가 그 애기 하얀 원피스 봤잖아. 그거 보면서 집에 와서 생각해보니까 우리 딸은 키울 때 그렇게 이쁜 옷을 못 입히면서 키웠더라구 으흐흐흐. 아까 그 생각이 나더라구. 우리 딸은 애기 때 그런 것도 못입히면서 키웠네.
- 나 : 아니야 나는 엄마가 이쁜 거 많이 사준 걸로 기억해
- 엄마 : 하여간 야리야리한 원피스를 못입히고 키웠구나 새삼스럽게 기억이 나더라구. 그래서 손녀딸은 나오면 이쁜거 입혀야 겠다 생각했어 으하핳하
- 남편 : 장모님 제가 지영이 사줄게요
- 엄마 : 그래 손주는 내가 사줄게. 아까 옷 봤는데 이제는 진짜 애기를 보려나 보다 싶더라구. ㅎㅎ
에구 착한 우리 엄마. 마음이 참 예쁜 우리 엄마. 딸내미 키우면서 딸내미한테만 다 줬으면서 이쁜 옷 못입혔다고 말하는 우리 엄마. 어린 시절에 우리 아빠는 공무원이었는데 월급이 많지 않았어도, 나 입히고 먹이고 배우는 일에는 아낌없이 다 준 우리 엄마와 아빠. 다 줬으면서 이쁜 옷 못입힌 게 마음에 쓰였나보다. “엄마, 나는 엄마가 이쁜 옷만 입혀주면서 키운 걸로 기억난다..!!”
그 와중에 착한 우리 남편까지.
나는 행복한 임산부다!!
반짝아, 너가 보기엔 어때? 마음에 들어? ㅎㅎ 할머니한테 사달라고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