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지 말아야 할 이야기

열 번째 마을여행_매향리 평화역사관

by 챠챠

‘와, 정말…….’

매향리를 처음 찾은 건 2019년이었다. 마을에 들어서자마자 보였던 매향리 역사관의 포탄들은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이렇게 크고 무서운 포탄이 날아다녔다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다.

녹슬고 구멍이 잔뜩 뚫린 컨테이너가 있었다. 구멍 사이로 들여다보니 참새가 짹짹거리는 소리를 내며 날아다니고 있었다. 포탄 자국이 그득한 곳은 새들의 놀이터가 됐다. 예전에 포탄이 뚫고 지나간 자리를 드나드는 모습이 참 낯설었다.

여기저기 작은 꽃도 피었다. 어두운 흔적을 파고드는 생명은 슬며시 찾아오는 평화였다.

참으로 긴 세월을 힘들게 보낸 마을이다. 포탄을 보기만 해도 진저리날 듯하다. 하지만 슬픈 역사를 감추어둘 수만은 없었다. 꽁꽁 묶였던 아픔을 드러내야 했다. 마을 사람들은 마을에 떨어진, 바다에서 건진 포탄을 모아 하나의 상징으로 만들었다.

평화의 마을 매향리의 이름은 평화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의 표현이겠지.

예전에는 잘 몰랐던 마을이다. 54년간의 시달림을 전혀 몰랐다. 거짓말이었으면 좋겠다, 싶은 안타까운 흔적이었다.

“정말 저 많은 포탄이 마을에 지나다녔다고?”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했을까. 혹시 집 앞에 포탄이 떨어지면……, 목숨을 반쯤 내놓은 일상, 불가능한 생활을 억지로 잡고 살았던 사람들. 소음으로 인한 스트레스로 모두가 날이 서 있었고, 예민했을 것이다. 마을에선 매일 같이 싸움이 일어났다. 일구던 땅도 잃었다. 원망스러운 포탄의 껍데기 탄피를 주워다 팔아야 했다. 생계를 위해서 위험해도 어쩔 수 없었다. 불발탄으로 인한 사고도 있었지만, 굶어 죽을 순 없는 노릇이었다. 매향리 사람들은 그렇게 참고 견뎌왔다. 짐작만으로도 벅차다.

‘평화의 마을’ 매향리를 둘러봤다. 마을을 일으키려는 손길이 느껴져서 더 안타까웠다.

화성드림파크는 2017년에 개장해 아시아 최대의 유소년 야구장으로 자리 잡았다. 중앙잔디광장은 마음껏 뛰어놀 수 있을 정도로 넓었다. 잔디의 끝에는 소나무가 일렬로 이어져 있었다. 나무 너머로 보이는 넓게 펼쳐진 논과 그 끝의 바다는 막힘이 없었다. 도시에서는 누리지 못할 광경이었다.

앞으로 쭉, 평화롭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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