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백 디자인하기

★걸다마을 '화성사용설명서'

by 챠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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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아니 다온이 엄마, 아니 이모(웃음)"

시언이가 오늘 나를 부르며 했던 말입니다.

"선생님이라고 해도 돼. 다른 데서 그렇게 부르기도 하고…뭐, 이모라고 하든지."

아직 우리 아이들과 호칭 정리가 되질 않네요. 거기까지 미처 생각해보지 못했어요. 뭐가 좋을까요.

오늘은 아이들과 에코백 디자인을 해보았어요.

우리는 마을 여행을 하는 동안 각자의 에코백에 스케치북과 각종 드로잉 도구를 담아서 다닐 거예요. 다음 주에 자연물을 채집하러 갈 때도 유용하게 쓰이겠지요. 좋아하는 간식을 담아갈 수도 있어요.

“에코백이 다 똑같이 생겼잖아. 우리가 예쁘게 꾸며주면 이름을 쓰지 않아도 내 가방을 바로 알아볼 수 있겠지? 앞, 뒤로 그림을 그려야 어느 쪽으로 들어도 편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아.”

저의 설명은 여기까지였습니다.

“뭘 그려요?”라고 묻는 아이는 한 명도 없었어요. "다 그렸어요!"라고 말하는 아이는 있었지만요.

아이들은 여행 갈 때 가지고 가는 내 모습을 상상하며 엉덩이를 들썩거렸지요. 귀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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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주에 할 활동도 궁금해해서 슬쩍 알려줬어요. 오늘은 비가 와서 실내에서 활동하지만, 맑은 날이 찾아오면 좋겠네요.

활동하기 전에 한 가지 당부를 했습니다.

우리가 사용하는 물건은 모두 화성시에서 지원을 받아서 산 것이기 때문에, 재료를 아껴서 잘 썼으면 한다고요. 싸우지 말고 서로 나누어서 썼으면 좋겠다고 말이죠. 혹시나 다툼이 생길까 봐 염려스러운 마음에 미리 말해두었던 거예요.

그런데 제가 괜한 걱정을 했나 봅니다.

아이들은 페브릭 마카 세트의 개수를 보더니 몇 명이 함께 써야 할지 생각했습니다.

그러더니 웃으며 말합니다.

“나랑 얘랑 같이 쓸게요. 한 세트만 주세요.”

옹기종기 모여앉아 그림을 그리는 모습이 참 예쁩니다.

“재료 다 썼어요. 정리해서 가져왔어요.”

그림 그리기가 끝나자, 스스로 자리 정리까지 합니다.

아까는 제 양손에 든 짐을 보면서

“힘들어 보여요. 제가 뭐 도와드릴까요?”라고 묻더니, 자꾸 따뜻한 말을 건넵니다.

다음 주에는 밖으로 나가려고 합니다.

우리가 그림을 그린 에코백을 들고, 그 안에 스케치북과 색칠 도구를 넣어서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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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OHP에 그림 하나씩 그려서 가지고 오라고 했어요.

“숙제예요?”라고 묻지만, 얼굴은 활짝 웃고 있네요.

“그래. 숙제 들고 숲에서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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