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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회 수영 전통 '달집놀이'

정월대보름 맞이 달집 태우기

by 광안리등킨도나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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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구 광안리, 높이25m의 달집태우기


부산 수영구 광안리해수욕장에서 ‘제20회 수영전통달집놀이’를 개최했습니다.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높이 25m, 지름 10m 크기의 초대형 달집태우기 였습니다. 중요무형문화재 ‘수영야류’와 ‘좌수영어방놀이’, 지신밟기, 고사 지내기, 강강술래 등 다양한 행사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저는 늦게 도착해 달집태우기 행사만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광안대교를 배경으로 한 초대형 달집태우기는 그야말로 ‘장관’이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달집태우기 주변으로 몰려들었습니다. 가족, 연인, 친구들과 함께 타오르는 붉은 불꽃을 보며 모두 2016년 한해에 대한 소원을 빌고 있었습니다. 저도 올해 액운을 태워버리고 좋은 일만 있게 해달라고 기도했습니다. 불행히도 구름이 끼어서 둥근 보름달은 볼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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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월대보름 맞이 다양한 행사 열려


메인행사인 달집태우기 외에 다양한 행사가 열렸습니다. 크게 세 가지로 구분이 되었습니다. 시민 참여행사로 쥐불놀이와 새해소망기원이 있었습니다. 식전행사로는 수영야류, 좌수영어방놀이가 열렸습니다. 메인행사에는 달집태우기 외에 소망포 달집 감기, 지신밟기 공연, 송액영복 기원 고사, 소지굿, 강강술래를 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정월대보름 광안리를 배경으로 강강술래를 보고 싶었는데 아쉽습니다. 달집태우기 전통행사를 보면서 어떻게 생겨난 전통이며 그 의의가 궁금해 졌습니다. 단순히 볏집을 모아 불을 피우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에는 목적과 그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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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집태우기를 바라보는 자세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인간의 능력을 뛰어넘는 자연현상에 두려움을 느낍니다. 그것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기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요즘은 기도하는 대신 어떠한 장면을 스마트폰으로 찍어서 사람들에게 공유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 되었습니다. 기도하는 대신 사진과 동영상을 찍어 그것을 남기는 것이죠. 달집태우기 행사에서도 많은 분들이 사진을 찍고 달집태우기를 바라보며 가족의 안녕을 기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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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음력의 첫 보름달


사실 정월 대보름은 한국 세시풍속에서 비중이 크고 뜻이 깊은 날이기 때문에 ‘대보름’이라고 특별히 일컫는다고 합니다. 드물지만 정월 14일을 작은 보름, 15일을 큰보름이라고 부르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정월 대보름은 달을 표준으로 삼던 원초의 태음력에서 일 년 열두 달 중 첫 보름달이 뜨는 날이랍니다. 지금도 대보름날은 설날처럼 여기는 풍속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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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와 생명력 상징


정월 대보름 무렵에 생솔가지나 나뭇더미를 쌓아 ‘달집’을 짓고 달이 떠오르면 불을 놓아 제액초복을 기원하는 풍속입니다. 지역에 따라 달집불, 달불놀이, 달끄실르기, 망우리불(망울이불), 달망우리, 망월, 동화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린다고 합니다. 달집태우기의 유래와 역사는 분명치 않지만 오랜 농경문화의 터전에서 생성되고 전승되어 온 풍속의 하나로 추측된다고 합니다. 고대사회 이래로 달은 물, 여성과 연결되어 농경의 풍요와 생명력을 상징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시간의 질서와 시절의 운행, 자연의 섭리까지도 아울러 상징 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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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봄을 예측하는 의례


달을 매개로 한 ‘달집태우기’는 제액초복을 기원하는 정월 대보름 세시풍속의 표상입니다. 달을 불에 그슬려야 가뭄이 들지 않는다는 믿음은 비는 상징적인 의례인 동시에 풍농에 대한 간절한 소망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더불어 달집태우기는 사악한 기운과 부정을 살라 없애는 불이 지닌 정화력을 적극 차용한 액막이 의식입니다. 그것은 보름달이 떠오를 때 거대한 달집을 불태우는 것으로 마을에 깃든 모든 악귀가 소멸될 것이라는 염원 속에 행하는 것이라 합니다. 이처럼 ‘달집태우기’는 새봄을 예축하는 역동적인 의례로서 달과 맺어진 다양한 대보름 세시풍속의 의미가 종합적으로 녹아든 대표적인 민속입니다.



부산 수영구의 전통을 알리는 행사


이상으로 정월대보름과 달집태우기에 대해 간단하게 알아보았습니다. 수영구청에서 주관한 제20회 수영전통달집놀이에 많은 시민들과 관광객들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21회 행사에서는 단순히 즐기는 행사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수영의 전통과 역사에 대해 느낄 수 있는 행사가 다양해 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동시에 행사가 끝난 뒤 즐길 수 있는 먹거리 축제가 연계 된다면 지역상권 활성화에 큰 보탬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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