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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석재영 Apr 26. 2024

늦깎이 공시생의 임기제공무원 생활

33. 문화예술③: 문화예술단체

 일반적인 임기제 공무원으로 근무하면 문화예술단체와 네트워크를 할 일이 거의 없다. 지자체에서 주어진 업무만 하면 된다. 하지만 나는 특이하게도 생활문화센터 공모사업으로 인해 주변 단체들과 네트워크를 만들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이었다. 그로 인해 맨땅에 헤딩 하듯이 직접 방문해 인사를 드리는 과정에서 네트워크를 할 수 있는 접점을 만들었다. 이러한 과정이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돌이켜 보면 내가 내렸던 선택 중에서 가장 잘 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망미동에는 대략 7곳의 독립서점이 있었다. 하지만 2023년이 시작될 무렵 2곳이 사라졌다. 5곳에서도 독립서적 판매로만 유지가 되지 않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하는 다양한 사업에 참여한다. 저출산 고령화가 심화되고 2024년 출산율이 0.68명인 한국의 상황 그리고 그 중 부산이라는 지역에서 필수불가결한 존재가 된 것이다. 지자체에서도 민간단체가 필수적이고 독립서점에서도 지자체나 중앙 정부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사업 예산들이 사업장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나마 독립서점 사장님들은 서점의 본질적인 상품인 출판물 기획과 판매라는 서비스 마인드가 있어서 친절했다. 일반적인 고객들과 접점이 많고 다양한 사람들을 자주 만나서 그런지 선뜻 다가가 무언가 부탁 드려도 대부분 받아 주셨다. 그런데 제일 까다로운 사람들이 바로 지역에서 문화기획을 하는 사람들 소위 문화기획자들이다. 이 사람들의 본래 직업은 대부분 지역 대학교의 교수들이다. 그래서 그런지 지자체에서 발주하는 다양한 연구용역에 자주 참가한다. 2023년 윤석열 정부로 정권이 교체되면서 기존 문재인 정부의 도시재생 분야 사업예산이 줄어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도시재생의 사업들이 문화예술 분야와 중복되면서 거기 있던 교수들이 많이 넘어왔다.      


  4년 3개월간 지자체 시간선택제 임기제공무원 근무기간을 포함해 나의 인생 전체를 봐도 이렇게 자존심 강하고 자기주장을 굽히지 않는 사람들은 처음 봤다. 주관적 경험을 비춰 봤을 땐 솔직히 공무원에 대한 기본적으로 불신을 가지고 있는 듯 해 보였다. 그런데 자신들이 필요할 때는 철저하게 사용하고 본인의 권리를 주장한다. 어떻게 보면 아주 영리한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 때로는 나는 왜 이 사람들처럼 일하지 못했을까하고 반성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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