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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움직이기 Nov 13. 2024

[현대무용] 대체 bar운동은 왜 해야 할까요?

재미가 없는데...;;


무용을 시작한 지 얼마 안되었을 때, 저도 BAR 운동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지난하고 재미가 없었으니까요. 바 운동을 왜 해야하는지도 모른채, 그냥 하는 거니까 원래 해야 하는 거니까 라고 생각하며 질문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바 운동은 제게 그냥 해야하는 것이었습니다. 빨리 바 운동을 후딱 해버리고 춤이나 신나게 추고 싶었죠. 처음에는 저도 그랬습니다. 그러나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바 운동을 좋아하게 되었습니다. 바 운동은 제게 정적이고 관조적이면서도 내부는 매우 역동적인, 하나의 명상 수련 같습니다.


빨리 춤을 추고 싶은데, 대체 바 운동은 왜 하는 걸까요? 제가 생각하기에는 비유를 하자면, 바 운동은 기본기이자 수학의 공식이고, 연결동작인 춤은 수학 공식의 적용과 응용으로 느껴집니다. 무용의 연결동작을 한번 잘 살펴보세요.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 굵직굵직하게 기초적 바탕이 되는 동작들의 팔과 다리의 모양, 등과 어깨, 가슴, 골반과 배의 모양에서 우리는 바 운동에서 수련했던 기본 동작들, 즉 공식, 원형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원형과 공식을 적용하고 변형하고 응용한 것이 바로 연결동작, 즉 춤이니까요. 그래서 기본기가 제대로 되어있지 않으면, 공식이 제대로 몸 속에 체득되어 있지 않으면, 춤은 제대로 표현되기가 어렵습니다. 춤(연결동작)에서 그렇게 기본기의 수련정도가 오롯이 드러나게 됩니다. 감출 수가 없습니다. 같은 동작인데 기본기 수련정도에 따라서 아주 다른 동작처럼 드러나고 표현되게 되지요.


기본기를 훈련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춤을 출 때 자주 발생하는(절대적이진 않습니다) 현상이 쿠세, 쪼 같은 안 좋은 습관입니다. 기본기가 없는데, 어쨌든 저 멋진 동작을 하고 싶은 마음에 흉내를 냅니다. 없는 것을 꾸며내는 거죠. 중심이 안 잡혀있는데, 동작을 멋지게 수행해야 하니까 괜히 불필요한 곳에 힘을 주게 됩니다. 진실이 없으면, 그 진실의 부재를 감추기 위해서 말이 많아집니다. 지저분해집니다. 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기본기를 훈련하지 않은 채로 멋진 동작자체만을 추구하게 되면, 점점 춤은 말이 많아집니다. 지저분해집니다. 기본이 있고, 중심이 있으면, 진실하면, 춤은 간결하고 담백하고 묵직하고 깔끔합니다. 자신의 불안감을 감추려고, 혹은 상대를 설득시키기 위해서 말을 많이 할 필요가 없습니다. 현란한 미사여구를 덧붙일 필요가 없습니다.


기본기를 차곡차곡 착실하게 쌓아나가며, 자신에게 진실하면 우리는 춤 속에서 점점 더 자유로워질 것입니다.

현대무용 공간, 사당동 움직이기/ 현대무용 기초 소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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