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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근요정 Sep 20. 2024

옥외광고로 예상 매출액 계산하기

OOH 매체 성과 예측하기

대표님 : "이거 하면 얼마 버는데?"

마케터 : ???


 새로운 도전은 반드시 리스크를 가져옵니다. 경영진은 필연적으로 리스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고, 이를 독려하는 건 실무진의 역할이죠. 그러나 세상에는 워낙 많은 변수가 있다 보니 "이거 하면 이만큼 법니다"라고 설명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입니다.


 특히 옥외광고(OOH)는 오프라인이라는 특성으로 인해, 더욱 큰 불확실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성과측정이 어렵다 보니, 광고를 진행하기 전부터 리더와 관리자에게 무수한 "왜 해야 하는가?"를 질문 받곤 하죠. 심지어 "옥외광고 하고 싶다"라는 리더의 요청에 매체사와 커뮤니케이션하던 중에, "이거 하면 매출 오르냐"는 역질문을 받기도 합니다(경험담).


라고 말하고싶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옥외광고를 최대한 정량적으로 예측하기 위해 겐또(?) 때렸던 과정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얼마 전 읽었던 스픽 인터뷰에서 많은 영감을 얻어 도움을 받았으니, 한 번씩 읽어보시는 것을 권장합니다. 정말 좋은 글이에요.


 다만, 스픽처럼 대단위의 브랜드 캠페인을 전개할 경우 목표했던 KPI의 변화를 확인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지겠지만.. 중소기업에서 비슷한 규모의 불확실한 캠페인을 진행하는 것은 무척이나 지난한 일입니다. 때문에 프로젝트를 진행한 후 성과를 측정하기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어떤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단일 매체의 광고를 진행했는지 회고하려 합니다.




1단계 : 지역 매체 리스트업


 자사에서 운영하는 3개 지점 중, 천안 지역의 지점장님께 "지점 인근에 IC가 개통되어, 유동인구가 많아졌다"는 소식을 전해들었습니다. 자사 서비스는 업종의 특성상, 목적구매가 주를 이루고 있어서 배너광고(DA)보다 검색광고(SA)의 의존도가 매우 높은데요.


 천안 지역은 검색량이 적고, 내방객의 연령대가 비교적 높아 디지털 매체에서 영향력을 펼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유동인구가 많아진 김에, 옥외광고를 한 번 시도해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조직 내부에서도 검색광고 외 다른 홍보의 필요성을 느끼던 시기여서, 진행을 무난하게 허락 받았습니다.


옥외광고를 진행할 때, '찾아옥외'라는 플랫폼을 자주 이용합니다.


 기본적으로 '옥외광고'하면 떠오르는 현수막, 버스 광고, 전광판 광고 등 여러가지 매체를 리스트업 하다가 홈플러스 빅스크린이라는 매체를 보고 '이거다!' 싶었습니다. 마트에 방문하는 고객이 우리 지점의 내방객과 어느 정도 공통점이 있고, 마침 8월 광복절 연휴부터 9월 추석 연휴까지 겹쳐서 연휴에 마트에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보다 많이 노출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상권정보 분석 시스템에서 반경 100m의 유동인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무료)


 옥외광고는 대표적인 노출 광고입니다. 때문에 해당 광고의 효용성을 측정하려면 CPM이 가장 적합한 지표일거예요. 상권정보 분석 시스템에 접속하면 해당 지역 및 인근 상권의 유동인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진행하려던 옥외광고 지점의 인근 100m 유동인구는 일일 약 20,000명.


 100m 내의 유동인구지만, 사실상 인근 초등학교를 제외하면 마땅히 갈만한 곳이 없는 장소이므로 대략 10명 중에 1명은 홈플러스에 방문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렇다면 일일 매장 방문객 2,000명에 30일을 곱해서 한 달 방문객 60,000명. 광고를 못보는 사람도 있을테니 대략 "노출수 50,000회"라고 가정합니다.


버스광고 등 움직이는 OOH는 도저히 노출량을 추산할 수 없었습니다.


 위와 비슷한 방법으로 다른 매체의 예상 노출량과 CPM을 추산합니다(저는 커뮤니케이션이 쉽도록, 1회 노출당 비용으로 작성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다른 매체들과 비교해보니, CPM이 워낙 비싸게 나타나더라구요. 그러나 CPM과 별개로 (1)가볍게, 단일 이미지 소재로 진행할 수 있는 광고이며 (2)내부에 영상 리소스가 없고 (3)8~9월 연휴 특수를 이용하려면 '홈플러스 빅스크린'으로 진행하도록 내부 인원을 설득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이 때부터 노선을 살짝 틀었어요. "홈플러스 빅스크린이 저렴하다"가 아니라, "홈플러스 빅스크린을 진행하면, 적어도 실패하진 않는다"라는 포인트를 어필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2단계 : 예상 코어타겟 추산


(1) 전체 방문객 추정


 조금 더 설득력을 높이려면, 진행하려는 매체의 예상 노출량을 조금 더 깊게 파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유동인구가 아닌 매출액평균거래액을 통해 방문 고객을 계산하기로 했어요. 오픈업이라는 매체에서 제공하는 특정 건물의 예상 매출액을 활용했어요.


오픈업에서 건물 단위로 추정 매출액을 제공해줍니다.


 자료를 찾던 당시에는 해당 매출액이 월 27억원이었습니다. 평균 거래액은 뉴스기사를 통해 수집했는데, 약 4만 7천원으로 나타났습니다.


▶ 매장 방문객 : 월 57,500명

▷ 매장 매출액(27억) ÷ 평균 객단가(47,000원)




(2) 차량 방문객 추정


 대형마트는 대부분 차량으로 이동하냐, 도보로 이동하냐에 따라 구매형태와 이동 경로가 다릅니다. 주차장이 5층에 있고, 메인 코너인 식품관이 3층에 있다면 차량 방문객은 대부분 3층 - 5층만 방문하겠지요. 때문에, 차량 방문객을 별도로 계산해야 했습니다. 차량 방문객 비율 역시 뉴스기사에서 친절하게 알려줬어요. "차량 방문객이 도보 방문객보다 2배 가량 많다"고 했으니, 차량 방문비율은 66%로 가정합니다.


 단, 차량 한 대에 몇명이나 타고 있는지는 따로 계산하지 않았습니다.


▶ 차량 방문객 : 월 37,950명(대)

▷ 매장 방문객(57,500명) * 차량 방문율(66%)




(3) 광고 게재위치 유동인구 추정


 매체사에 문의해보니, 광고물은 1층 → 2층으로 올라가는 에스컬레이터 앞에 설치되어 있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해당 매장의 지점안내 페이지에 들어가, 층별 안내를 살펴보니 주차장이 지하1층, 5층, 6층으로 총 3개나 있네요.



 그렇다면 전체 차량 방문객 중 30%는 1층-2층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것이라고 추정합니다. 도보 방문객 또한, 1층으로 들어올테니 메인 코너인 3층(식품관)을 가려면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겠네요.


▶ 1-2층 이용객 : 월 30,935명(대)

▷ 차량 방문객(37,950명) * 차량고객 1층 방문율(0.3) + 도보 방문객(19,550명)




(4) 코어타겟 광고 노출수


 자사는 반려동물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므로 반려동물의 양육 비율을 계산해야 했습니다. 뉴스기사를 찾아보니 천안시민 2명중 1명은 반려동물을 키운다는데, 도저히 말이 되지 않아서 '2인 가구겠거니'라고 생각하여 25%로 계산했습니다.


▶ 코어타겟 노출수 : 월 7,700회

▷ 1-2층 이용객(30,935명) * 반려동물 양육비율(0.25)




(5) 코어타겟 순 사용자 수


 광고에는 '빈도'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1명이 몇 번이나 광고를 봤냐에 따른 값인데, 이 때문에 '도달'과 '노출'이 각각 구분되죠. 결국 우리 광고 또한 '몇 명이나 보냐'가 중요한거지, '몇 번이나 보냐'가 중요한 건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또 뉴스기사에 따르면 '한 달에 1회~3회 장을 본다'고 응답한 비율이 62.5%에 달해, 1인당 방문 빈도를 약 2.5회로 가정하였습니다.


▶ 코어타겟 순 사용자 수 : 월 3,080명

▷ 코어타겟 노출수(7,700회) * 노출빈도(2.5회)




3단계 : 광고 전환가치 추산


 코어타겟의 순사용자수가 결정되었으니, 이 중 광고를 진행했을 때 예상 매출액이 어떻게 발생할 수 있을지 각각 Worst case, Base case, Best case로 구분하여 계산합니다. 앞서 계산했던 내용을 고정값으로 두고, 케이스별 CVR을 변동값으로 각각 3%, 5%, 7%로 책정하였습니다.


 코어타겟의 수와 전환율을 곱하면 구매수가 나오고, 이에 서비스 평균 객단가를 곱하면 '이 광고가 망했을 때', '광고가 잘됐을 때'의 값을 각각 비교할 수 있죠. 저희 서비스의 경우에는 구매의도가 너무나 뚜렷한 목적구매 형태이기 때문에, 1개월 내 직접전환3개월 내 간접전환을 추가로 산출했습니다.


Worst Case

1개월 內 매출 기여 : 220,000원

3개월 內 매출 기여 : 659,000원


Base Case

1개월 內 매출 기여 : 425,000원

3개월 內 매출 기여 : 1,283,300원


Best Case

1개월 內 매출 기여 : 743,000원

3개월 內 매출 기여 : 2,228,216원




 위의 계산 과정을 보면 아시겠지만, 예상 매출액과 결과값을 추산한다는 것은 거의 공상과학에 가까운 수준의 상상력이 필요하곤 합니다. 그래도 이런 과정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내부 임원을 설득할 때 '실패하더라도 이정도는 벌 것이다'를 기반으로 한, "이 실패는 감당 가능한 범위이다"라는 메시지와 "만약 잘되면 이렇게 터진다"는 메시지를 느끼게 하는 것입니다.


 내가 가늠하지 못하는 성공과 실패보다는, 내가 감당할만하고 성공이 눈에 보이는 결과치가 더 매력적인 법이니까요. 비록 '정확함'과는 한참이나 먼 추정이지만, 내부 의사결정을 진행함에 있어 종종 큰 무기가 되어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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