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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야근요정 Feb 28. 2024

우리는 왜 AI를 안 쓸까?

AI를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것.

최근 마케터, 기획자, 개발자 등 다양한 직군에게 가장 큰 이슈는 누가 뭐래도 'AI' 아니었을까?

 Chat GPT를 시작으로 뤼튼, 미드저니, Bing 등 쏟아져 나오는 AI를 보며 "이제 사람은 할 게 없다", "특정 직군은 모두 실업자 신세가 된다"라는 소리를 숱하게 들어왔다. 그러나 GPT-3가 출시된 지 약 4년이 흐른 지금, 사람들은 정말 AI에 의존하고 있을까? 그럴 리가. 여전히 우리는 제안서에 필요한 자료를 찾기 위해 열심히 구글을 헤매고, 엑셀 함수를 적용하지 못해서 오늘도 야근을 준비한다.


AI는 정말 '거품'인가?

 AI의 기술이 비약적으로 상승했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가 충분히 알고 있다. '세계적인 미술대회에서 우승한 게 사실 AI의 작품이었다'라는 소식이나, 누구는 AI로 자동화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잘 쓰고 있다는 소문까지. 가만히 있어도 심심찮게 AI를 활용한 성공사례가 들려온다. 그런데 우리는 왜 아직 AI가 먼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질까. 왜 그냥 "그렇구나~"하고 넘기며 관심을 기울이지 않을까?


너무 충격받아서 할 말을 잊어버렸던, 나의 첫 GPT 이미지 생성(실화)


"실제로 쓰려면 아직 한참 멀었던데?"

 개인적으로 Chat GPT를 초창기부터 꼬박꼬박 결제하며 사용하고 있지만, 아직도 '이게 뭐지?'라고 느껴질 만한 결과물을 자주 쏟아낸다. 실제로 지난달에 GPT로 자료를 정리했더니 CMO님께서 "GPT 쓰는 사람은 처음 본다"며 놀라는 모습을 보고 AI의 퀄리티에 대한 불신이 얼마나 깊게 박혀 있는지 실감할 수 있었다.


 AI가 활성화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세종대왕께서 노하여 맥북을 집어던졌다고 서술한 '세종대왕 맥북 사건(기사)'과, 할머니께서 윈도우 정품키를 자장가로 불러주셨다는 '윈도우 정품키 사건(커뮤니티)'까지 크고 작은 이슈들이 있었다. 이러한 사건사고를 보며 '역시 AI가 아직 완벽하지는 않네'라는 생각이 든 게 첫 번째 이유일 것이다. 어차피 AI가 출력한 자료를 교차검증하기 위해 다시 검색해야 한다면, 그냥 처음부터 찾는 게 낫지 않겠냐는 이론이다.


반면, 사건사고 외에 "직접 써보니 퀄리티가 낮다"는 의견도 많다.

 특히 AI를 가지고 아이데이션을 진행하거나, 원고를 작성할 때 '퀄리티가 너무 별로인데'라는 생각을 많이 느끼곤 한다. 국내 명작 소설을 읽다가 영문 번역판 동화책을 읽는 기분이랄까..? 딱딱한 번역체 말투는 기본이고, 콘텐츠가 많은 정보를 담고 있을수록 만족도는 떨어지는 결과가 출력된다.


그 유명한 '팡션' 사건. 누군가는 사람이 직접 해야 안심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역시 사람이 하는 게 낫지"

 이러한 경험이 축적되면서, 발전하는 AI보다 인간만능주의(?)가 굳혀진다. ATM이나 모바일 뱅킹이 아니라 은행원을 직접 찾아가야 안심이 되는 사람들처럼, AI를 쓰기보단 직접 사람이 하는 일에 더욱 신뢰가 쌓이게 된다.


그래서, AI에게 의지하지 말자?


 그러나 AI가 말도 많고 아직 범용적으로 사용하지 않는다는 게 AI에게 신경을 꺼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오픈형 AI의 데이터 처리 속도와 범위는 사람이 감히 따라 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으며, 생성형 AI는 커뮤니티에 들어가 보면 이미 실제 사진과 동일한 퀄리티의 이미지를 생성하고 있다.


 결국 내가 내린 결론은 AI는 뚜렷한 목적을 지니고 활용할 때, 그 진가를 발휘한다는 것. AI에게 "블로그 게시물 작성해 줘", 혹은 "사업 아이디어를 제공해 줘" 등 '결과'에 대한 창작과 분석을 요청하면 실망하는 일이 많다. 하지만 특정 로우 데이터에 대하여 함수를 적용하거나, 파이썬으로 반복적인 업무를 수행할 때. 혹은 특정 이미지컷에서 모델만 변경하고 싶을 때 등. AI를 통해 얻고 싶은 결과물이 뚜렷할수록 더욱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AI로 생성한 '수분크림을 바른 모델' 이미지. 제품의 질감만 더 보완하면 광고로 쓸 수 있을지도..?


AI의 결과물보다, 프로젝트의 결과를 먼저 생각하자.

 그래. AI가 엄청 발전한 것도 알겠고, AI를 쓰면 효율이 좋다는 것도 알겠다. 그렇다면 도대체 뭘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AI가 너무 막막하다면 먼저 내가 원하는 프로젝트의 최종 Goal을 머릿속으로 그려보자. 그리고 Goal을 달성하기 위한 여정에 AI가 필요하다면 끼워 넣는 형식으로 구상하면 된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프로젝트가 '기획-실행-분석'의 단계를 거친다고 했을 때, AI가 발전함으로써 기획 단계에서 폭넓은 시야가 더욱 중요해졌다. 더 이상 AI에게 일자리를 뺏길까 전전긍긍하기보다, 항상 프로젝트를 실행하기 전에 진행 과정과 최종 아웃풋을 머릿속으로 그려보자. AI의 활용은 그 이후에 필요한 단계마다 삽입해도 전혀 부족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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