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플랜을 준비하라

다양성은 최선의 전략이다

by 송재영

사람은 누구나 화려한 인생 2막을 꿈꾸지만 준비하지 않으면 결코 쉽지 않다. 기존에 하던 일을 하고 싶지 않지만 퇴직 후에도 전에 했던 일과 관련된 일을 하며 인생 2막을 살아갈 가능성이 높다. 그러지 않기 위해서는 은퇴 후의 삶에 대한 계획을 미리 세워야 한다. 나의 경우 법무사 자격증이 주어지므로 개업을 하여 활동할 수 있다. 그런 삶은 내가 꿈꾸던 모습이 아니다. 평생 종사했던 분야와 관련된 일을 하면 무난하게 노후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그러나 전혀 다른 일을 시작하게 되면 큰 리스트에 직면하여 무척 어려운 노후를 보내게 될 수도 있다. 세상에는 모든 분야에 고수들이 많아서 은퇴 후에 새로 진입하여 자리를 잡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게 생각될 수도 있다. 그래서 대부분 사람들은 은퇴 후 새로운 일을 꿈꾸면서도 도전하지 못하고 이내 포기하고 전에 했던 일과 관련된 일들을 다시 시작하며 살아가게 된다.


기존의 길이 아닌 새로운 길을 걷기 위해 인생 2막 B플랜을 준비해야 한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경험과 활동을 하게 된다. 이를 잘 활용하면 인생 2막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앞이 보이는 너무 뻔한 인생은 재미가 없다. 누구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법무사의 삶은 플랜 A의 길이다. 플랜 A는 전혀 설레지 않는 삶이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기 위해 B플랜을 준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미리 계획을 세우고 공부하고 경험하며 프로화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아마추어는 세상에서 버티기 어렵다. 퇴직 후 새로 시작한 일이 직업이 되기 위해서는 프로가 되어야 한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학업을 계속해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퇴직 후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싶었다. 18학기 박사과정을 하면서 포기하지 않은 이유다. 기회는 준비된 자에게 온다는 말이 있다.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선배의 조언으로 겸임교수를 하게 되었다. 1년씩 계약을 체결하므로 얼마나 오래 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대학에서 학생을 가르친다는 것은 2막 B플랜의 하나가 되었다. 처음 강단에 서는 거라 학생을 대하는 법도 잘 모르고 수업 준비도 많이 해야 해서 힘들고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금의 경험이 인생 2막에 어떤 시너지를 가져다줄지, 나의 성장에 어떤 도움이 될지 기대되고 설렌다.


몇 년 전부터 문예반 활동을 하면서 글쓰기에 취미를 붙이기 시작했다. 틈틈이 쓴 글을 모아 출간도 했다. 두 번째 세 번째 출간도 하고, 책을 통한 멘토링도 하고, 글쓰기 강의도 하며 작가의 길을 준비하고 있다. 글을 쓰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진심을 다하고 있고, 작가로의 길을 안내하며 응원하고 있다. 글을 통해 사람들과 소통하고 서로의 마음을 공유하는 삶을 살고 싶다. 내가 쓴 한 줄의 글이 다른 사람에게 치유와 회복이 될 수 있는 작가가 되고 싶다. 전공도 아닌 사람이 작가로 활동하겠다고 덤비는 것이 조금 어이없기도 하고 선뜻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글을 쓸 때 가장 행복하다. 2막의 삶은 좋아하고 즐길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아직은 멀어 보이지만 꾸준히 준비하고 쓰다 보면 작가의 길이 보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청소년 멘토링에 대한 경험도 축적하고 있다. 인생 나눔 교실에서 초등학생과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2년간 멘토링을 진행했고, 고3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 특강도 하고 있다. 선거연수강사로 청소년들에게 선거제도에 대한 강의를 하고, 독서지도사로서 독서 토론도 진행하고 있다. 현재의 힘든 삶에 미래가 걱정되고 막막한 M세대 친구들, 부모 자식을 위해 청춘을 불사르고 이제 갈 길을 잃어버린 기성세대에게 설레는 인생을 위한 노하우를 공유하는 강연도 계획하고 있다. 사람들과 소통하는 걸 좋아하는 장점을 살려 완전히 새로운 길로 나아가려는 꿈도 가지고 있다.


자신을 곰곰이 분석해 보면 어느 것 하나 쉽지 않다. 솔직이 말하자면 알바 형식으로 조금씩 할 수는 있어도 직업화까지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새로 뛰어들려고 하는 분야에는 이미 수십 년 동안 종사해 온 많은 전문가가 있다. 그 속에서 동등하게 인정받고 나만의 영역을 쌓아 프로가 된다는 것은 쉽지 않다. 2막의 새로운 직업이 되기 위해서는 공부도 많이 해야 하고 그 분야의 인적 네트워크도 만들어야 하며, 나만이 할 수 있는 브랜드도 개발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인생 2막이 즐겁고 가슴 설레기 위해서는 다양성을 갖추어야 한다. 인생 1막에선 완벽한 정장 한 벌만 있어도 되었다면 인생 2막에서는 산뜻하고 멋진 여러 벌의 캐주얼을 준비해야 한다. 하나에만 매달리지 말고 여러 가지 준비를 할 때 은퇴 후의 삶에 리스크도 적고 행복할 수 있다. 다양성이 2막을 준비하는 최선의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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