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스윗 아이스크림 브랜드 만들기
라라스윗의 와디즈 2차 펀딩을 마무리했다.
팀원이 전력 투입되는 바쁜 시간인만큼 제일 즐거운 시간이다. 아이스크림을 만난 서포터들의 피드백을 실시간으로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예쁘게 담아주시는 사진 하나, 응원의 글 한 줄 만나면 없던 아드레날린도 생긴다.
시작인 만큼 한 걸음이 조심스럽고 한 시간이 소중한 지금 시점, 1차 펀딩 이후 우리에겐 어떤 발전이 있었을까.
제일 중요한 변화는 아이스크림 레시피의 발전이다. 맛있는 게 최고니까 이건 너무 중요하다.
두 번째는 디자인의 발전이다. CI를 재작업하고, 패키지 디자인을 수정했다.
그래서 이번 글은 작지만 큰 변화, 라라스윗의 브랜드 디자인에 관한 이야기를 써보려고 한다.
라라스윗이라는 이름은 영화 라라랜드에서 시작했다. 라라랜드를 하면 떠오르는 ‘꿈’이라는 키워드.
아이스크림이 주는 달콤함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그야말로 꿈같은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라라스윗이 시작되었다. 그리고 그 달콤함에 대한 의미를 생각해본다. 달콤함이라는 단어는 맛에서 느껴지는 달달함 뿐만 아니라, 편안하고 포근하다는 감촉의 의미도 가지고 있다. 이 의미를 브랜드에 담고 싶었다.
네 음절의 단어를 어떻게 표현할지 고민했다. 직선의 미니멀한 로고는 어딘가 도도하다. 말 걸기 어려운 브랜드보단 아날로그 방식으로 언제나 즐겁게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브랜드가 되기를 바랐다. 그래서 라라스윗의 로고는 손으로 그린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라라스윗의 CI는 워드마크이다. 심볼이 있지 않기 때문에 타입 페이스에서 브랜드가 연상되어야 했다. 볼륨 있는 캘리그래피 형태로 아이스크림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움과 푹신함을 표현했다.
바닐라의 시그니처 색상이 라라스윗의 대표 색상이다. 라라랜드 영화를 보면 미국 50년대 할리우드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미국에 가본 적은 없지만..) 그 시절 미국 놀이동산에서 만날 법한 아이스크림 트럭, 그리고 그 트럭 속 아저씨가 주시는 아이스크림을 받으며 즐거워하는 아이들의 얼굴. 상상만 해도 따뜻하고 즐거운 순간이다. 아이스크림 트럭처럼 라라스윗 또한 즐거움의 매체로 연상될 수 있도록 색상 팔레트를 구성했다.
바닐라 색상을 시작으로 초코와 녹차도 서로의 색을 돋보이게 만드는 친구 색상을 만들었다.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느낄 수 있는 부드러움과 즐거움이 전달될 수 있도록 소프트한 배경 색에 밝은 포인트 컬러를 사용했다.
이번 패키지에서 가장 큰 변화가 칼로리를 보여주는 폰트이다.
기존의 Bernard MT폰트에서 Futura폰트로 바뀌었다. 이는 칼로리 정보를 하나의 이미지로 전달하기 위함이다. Futura 폰트는 원, 삼각형, 사각형의 기본 도형을 떠올리게 해 숫자 0을 가장 도형스럽게 표현한다.
더불어 브랜딩을 하면서 웨스앤더슨 감독의 영화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영화를 보면 부드러운 색감과 정갈한 화면 구성, 무엇보다 화면을 가득 채우는 보색의 futura 타이틀이 돋보인다.
미래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 미니멀한 폰트임에도 따뜻한 색채로 쓰일 때 느껴지는 레트로한 감성이 라라스윗의 배경 이미지와 잘 맞아떨어진다고 생각했다.
라라스윗의 패턴은 즐거움의 표현이다. 각 맛마다 맛의 특징을 설명하는 도형을 만들어 아이스크림 토핑처럼 사용하고 있다.
마리메꼬, 키티버니포니 등 다양한 브랜드에서 패턴을 디자인 요소로 사용하고 있다. 그리고 그 패턴을 이용해 일상생활의 제품을 만든다. 패턴 디자인은 어떤 그래픽인지, 어떠한 물건에 사용되었는지에 따라 천차만별의 매력을 보여준다. 언젠가 출시될 새로운 맛에 따라 함께 만들어질 또 다른 패턴들. 차곡차곡 생기게 될 패턴들이 컵 위에서만 머무르는 것이 아닌 다양한 방식으로 재생산되어 라라스윗을 아껴주시는 분들에게 또 다른 재미를 주는 잇-템이 되는 날도 오지 않을까?
저칼로리 아이스크림이라는 시작, 칼로리를 정면에 크게 보여주는 패키지 디자인은 미국의 Halo top 아이스크림 브랜드로부터 영향을 받고 배운 점도 많다. 저칼로리라는 진부한 카피 없이 한눈에 저칼로리라는 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기발한 디자인이었다. 좋은 점을 참고하되 라라스윗만의 색으로 발전시켜 가는 것이 과제이자 올바른 벤치마킹일 것 같다.
더 나아가 오늘의 우리에게 충실하며 차근차근 가다 보면, 언젠가 우리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만한 멋진 아이스크림 브랜드가 되는 날도 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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