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국의 깊이, 마음의 깊이

by YW


어린이집 가는 발자국.
아이를 안고 혹 미끄러질까 조심조심, 발을 꾹꾹 눌러디딘 깊고 균일한 발자국. 달의 중력만큼 더 몸이 무거워진 건 소중한 존재를 껴안은 이의 책임감 때문일까.

돌아오는 발자국.
홀로 돌아오는, 조금 급해 보이는 발자국. 직장으로 걸음을 재촉하며, 나도 모르게 앞꿈치에 힘이 들어가는. 마음은 급해도, 넓어진 보폭만큼 더 넓은 마음으로 사랑해야겠다.



눈 오는 아침에 아이를 꼬옥 안고 어린이집 데려다주는데, 뒤로 내 발자국이 보였는지, '이것 좀 봐, 이것 좀 봐' 했다. 바빠서 그냥 '응~ 아빠 발자국 보이지?' 그러고 데려다줬는데 돌아오는 길에 보니 정말 내 발자국만 선명히 찍혀있는 게 괜히 신기했다. 그리고서 돌아오는 발자국이 나란히 있는 걸 보았는데 미묘하게 보폭도, 발자국의 깊이도, 찍힌 패턴도 다른 것이 느껴졌다.
단순히 내 체중의 6분의 1을 더 안았기 때문이 아니라, 아이를 안고서 조심조심 걸어가던 내 마음이 발자국을 더 깊숙하게 만든 것 같아 괜히 마음이 시렸다. 이렇게 소중한 존재에게 나는 왜 항상 웃어주지 못할까. '이것 좀 봐.' 하면 '우와~ 뭔데?' 하면서 출근을 조금 늦추어도 되었을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