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유튜브 인터뷰 채널 [EO - 최성운의 사고실험]에 국제정세 전문가이자 정치학자로 유명한 김지윤 님이 나오셨습니다. 여느 때와 같이 흥미롭게 보다가, 자연스럽게 김지윤 님의 개인 유튜브 채널 [김지윤의 지식Play]로 넘어가 영상 몇 개를 보게 되었습니다.
그 중 서울대 대학원을 졸업한 방송인 타일러 님과 나눈 대화 속에 '다양성(DEI)' 관점에서 흥미로운 부분이 있어 공유 드립니다.
타일러 님께서는 우리 나라 대학원의 다소 불투명하고 폐쇄적인 시스템으로 인해 학업과정 중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합니다. (동대학원을 진학한 성골 라인 vs. 타 대학교 졸업 후 해당 대학원으로 진학한 진골 라인 존재, 학사정보 공유 부족등)
이어 두 분이 얘기하는 미국 사례를 보면, 이는 흔치 않은 풍경으로 보입니다. 미국은 통상적으로 학부와 대학원은 다르게 진학하고, 시카고대 같은 경우에는 자교 출신 교수 임용에 일정 부분 제한을 두는 교칙이 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 이러한 학교 측의 의식적인 노력이 굉장히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우리네 회사 생활만 돌이켜봐도, 대체로 본부장급 임원은 해당 조직에서 어렸을 때부터 커 온 사람을 앉히기 마련이었던 것 같습니다. "OO상무님 영업통(通)이잖아", "OO전무님 원래부터 경영지원에서 시작을 했대", "OO공장장님 원료부터 패키징까지 모든 라인을 다 거쳤잖아" 등등... 임원 육성 차원에서 잠깐씩 순환근무로 스쳐가는 것을 제외하면요.
임원 인사, 하다 못해 팀장 보임도 그렇게 하는 것이 익숙한 우리죠. ("OO팀장님 급여 한 번도 안 해 봤다는데 보상팀장이라니... 잘 하실 수 있을까? 노조 임단협 대응 하시겠어? 에휴")
사실 이 모든 것은, 조직운영상 그리고 경영상 시행착오를 줄이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해당 업무나 조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몰라 생기는 불필요한 이슈와 리스크를 막고 싶은 모두의 마음이겠지요. 압축성장을 달성해 온 과정에서 효율성을 추구하는 우리 나라의 특성이겠지요.
그런 우리네 상황이 익숙하다 보니, 이렇게 접하게 된 미국 모 대학의 방침은 어떤 조직적인 각오와 의지 같았습니다. 자교 출신이 아니라서 생기는 초반의 삐걱거림, 어색함, 비효율 등을 모두가 함께 견뎌 보겠다는. 보다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다양성이 가져올 시너지를 믿어보겠다는.
우리 뇌와 몸은 편한 것을 찾기 마련이다 보니, 이러한 룰이 없으면 사실 다양성을 의식적으로 활성화/유지시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모든 것을 강제할 수는 없으며, 강제해서도 안 되지만 일정 부분 강제성이 필요하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결국 '인지 다양성'을 위해서는 우선은 눈에 보이는 다양성이 확대되는 것이 선결요건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https://youtu.be/k_udC3SYbQg?si=KRAOYeBbg400x6Pe&t=279
덧) 원문으로 추정되는 한국대학신문 기사(2003) 입니다. 생각보다 오래되었네요.
https://news.unn.net/news/articleView.html?idxno=27328
덧) 가볍게 추가 리서치하다 발견했는데, 우리 나라도 대학의 학문적 발전과 조직의 건전성을 위해 모교 출신 임용을 3분의 2로 제한하는 '교수 임용 쿼터제'가 존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https://blog.naver.com/bomedu2020/222291449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