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지컬100 시즌2를 기다리며

(책 '다양성은 어떻게 능력주의를 뛰어넘는가' 소개)

by 케이다 Kdiversity

작년 이맘때쯤 재미있게 봤던 넷플릭스 #피지컬100 이 시즌2로 돌아왔습니다. (3월 19일 공개)

image.png?type=w386&jopt=2
121063_154536_2445.png

이번에는 또 얼마나 극악무도한 신체 대결을 펼치게 될 지 기대되는데요. 다같이 즐겁게 기다려 보고자 당시에 인상 깊게 봤던 에피소드 하나를 소개드리고자 합니다. 피지컬100 5,6화의 '모래 나르기 게임'입니다.




오직 힘과 체력만이 중요해 보였던 '모래 나르기 게임'에서, 오히려 빛난 155cm 여자 스턴트 배우 "김다영"
(작고 깡말랐지만, 스턴트 배우 생활로 얻은 '안전에 대한 중요성'을 바탕으로 튼튼한 다리를 만들어 팀원들이 안전하게 모래를 나를 수 있도록 큰 기여를 했다.)

기본적으로 피지컬100은 초반에 전 참가자 100명이 1:1 데스매치를 진행했고, 이후 살아남은 50명은 5명씩 10개조로 나뉘었으며, 2개 조씩 대결을 펼치게 되었습니다. 나무판자를 활용하여 다리를 직접 만들고, 그 다리를 건너 모래를 전달하는 게임을 통해서요.


모래주머니가 만들어져 있는게 아니라 직접 미친듯이 퍼담아서 → 계단을 한참 올라 → 다리를 건너서 → 주어진 통에 모래를 담아야 했습니다. 이걸 무한 반복하는데... 얼마나 힘과 체력이 중요할 지, 근육과 덩치로 무장한 사람들이 얼마나 유리할지 상상이 가시나요?


심지어 당시에 저는 보면서 게임/프로그램 기획자를 향해 궁시렁댔습니다. 이렇게 힘으로만 할 거면 뭐하러 피지컬100이란 프로그램을 만들었담? 아니, 클라이밍이라도 하거나, 장애물을 건너거나 하는 구성의 게임을 만들었어야지. 순발력이나 균형감이나 이런건 다 필요없고 결국 힘만으로 겨룰거면 어쩌자는거야, 굳이 출연자를 왜 이렇게 구성했어 하면서 툴툴댔습니다.

10a0a21dd000e0e040561bf75b13fe57.jpg
e83461451213e25bea816614916fe90f.jpg

아무튼 그렇게 맞붙은 두 팀.

[1팀] 조진형(남, 자동차 딜러 127kg 스트롱맨) / 정해민(남, 경륜 선수) / 박진용 (남, 루지 선수) / 조정명 (남, 루지 선수) / 김다영 (여, 스턴트 배우) vs.

[2팀] 곽명식(남, 크로스핏 선수) / 박종혁(남, 피트니스 모델) / 강한(남, 봅슬레이 선수) / 이준명(남, 피트니스 트레이너) / 이민우 (남, 쉐프)


자, 여기서 홀로 여성인 김다영씨 보이시나요?

당시 화제가 되었던 장은실 선수처럼 레슬링을 하는 것도 아니고, 서하얀 님처럼 크로스핏을 하는 것도 아니고, 155cm에 얼마나 체구가 작은지... 거의 4:5로 싸우는 셈 아닌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c33e7c93e116cf8b9f25c94757bd74d4.gif
3b7bdae3be29e5755de7bfb21cef5f7c.gif

그런데 반 전. 그야말로 대반전.

이 김다영님의 맹활약으로 해당 팀은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포인트는 스턴트 배우인 김다영 님께서 '지더라도 안전이 제일 중요하다, 다치면 안 된다'는 신념을 가지고 다리를 안전/튼튼하게 만드셨기 때문입니다.

urlUploadImage%EF%BC%BF20230213%EF%BC%BF002107.jpg?type=w1

당시 촬영장의 대다수는 무슨 게임을 할 진 모르지만, 일단 힘 세고 덩치 큰 젊은 남성으로 팀을 구성해야 가장 유리하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그렇게 배타적으로만 팀을 구성했다면 과연 이런 결과가 나올 수 있었을까요? 내심 저 촬영장에서는 여성, 키가 작거나 마르거나 나이 든 남성이 포함된 팀은 이미 졌다고 한참 밀린다고 생각하진 않았을까요?


그러나 오히려 코가 납작해진 건 다양성 없이 근육질의 키크고 근육질의 젊은 남성들로만 구성된 팀이었습니다.


(참고로, 남자 무제한급 레슬링 선수 남경진 님이 이끄는 팀을 이긴 팀은 여자 레슬링 선수 장은실 님이 이끄는 팀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팀은 여자가 둘이나 더 있었으며, 나머지 남성은 작고 마른 기계체조 선수 양학선, 60kg급 격투기 선수 박형근 님이었습니다.


또, 최연장자 추성훈 선수가 이끄는 팀이 이긴 팀은 (반대로) 젊은 피로 무장된 유튜버 호주타잔이 이끄는 팀이었습니다. 추성훈 팀은 노장 추성훈이 리더였을 뿐만 아니라, 근육질 아닌 키만 멀대같이 큰 농구선수가 포함되어 있었는데도요. 이 분들도 팀을 꾸릴 때 '체력전'이니 '젊은' '근육질'의 사람들 위주로 팀을 꾸리자고 하지 않았을까요? 그러나 결과는 동일하게 반전이었습니다.)





9/11 테러 예측에 완벽히 실패한 CIA, 그들은 전원 백인 남성+앵글로색슨족 출신+개신교 미국인이었다.
(다양성을 포기해야 탁월함이 확보된다는 착각, 다양성과 탁월함은 양자택일의 관계에 있다는 착각 하에 인력구성 동질성은 극에 치달았고, 결국 그들은 틀렸다.)

이 피지컬100 5,6화를 보면서 떠오른 것이 바로 이 책이었습니다.

『다이버시티 파워 (부제: 다양성은 어떻게 능력주의를 뛰어넘는가)』


책의 서문에 나오는 CIA 사례가 피지컬100과 너무나 겹쳐보였습니다.

(오해하지 마세요! 책에서 강조하는 것은 인구통계적 다양성이 아닌, '인지 다양성' 입니다. 관점과 통찰, 경험, 사고방식의 차이에 초점을 맞춰요.)

20230212%EF%BC%BF221418.jpg?type=w1
20230212%EF%BC%BF221429.jpg?type=w1

� 책 소개: 능력주의인가 다양성인가 그 지난한 논쟁에 종지부를 찍는 책!

최근 몇 년간 한국에서는 다양성과 능력주의, 소수자 존중과 공정이라는 가치 추구 등을 둘러싸고 사회적 논쟁이 뜨겁게 펼쳐지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수많은 사례와 연구 자료, 인터뷰 등을 토대로 왜 능력주의만으로는 경쟁력을 담보할 수 없는지, 왜 다양성이 조직과 사회에 꼭 필요한지 보여주며 이 지난한 갑론을박에 확실한 종지부를 찍는다. 성과와 다양성은 공존하기 어렵다는 착각에 빠져 있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강력하게 권한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올바르기' 때문이 아니라 '효율적이기' 때문에 다양성을 추구하는 것이 더 유리함을 이해할 수 있다. 다양한 사람이 다양한 의견을 주저함 없이 나누고 큰 지혜를 만들어 나가는 비법을 알고 싶은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그냥 하지 말라』의 저자 송길영 님의 추천사)


20230212%EF%BC%BF221445.jpg?type=w1
20230212%EF%BC%BF221448.jpg?type=w1
SE-55dcd5f0-aad7-11ed-bfd5-69da34888543.jpg?type=w1
SE-55da8bff-aad7-11ed-bfd5-4ff3fb0cf204.jpg?type=w1


책은 수많은 사례와 연구로 다양성의 가치를 반박하기 어렵도록 입증해 냅니다. 끝까지 놓지 못하는 의심의 끈을 하나씩 하나씩 풀어주어서 나중에는 끝끝내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관점이 다양할수록, 문제를 해결하려는 사람들이 찾아낼 수 있는 잠재적 실행 가능성을 갖춘 해결 방안의 범위가 넓어진다.
(美 심리학자 필립 테틀록)


이제는 '다른 관점을 지닌 사람들을 찾아내는 것'이 이 시대의 또 다른 성공 방정식인 것입니다. 우리의 눈 앞에 놓인 문제 해결에 유용한 방식으로 영향을 주니까요. 모두가 간과하고 있고 무시하고 있지만, 그 힘이 어마어마한 것이죠. 책의 표현을 빌리자면, '서로를 보완하는 힘coverage'이 있다는 것입니다.



피지컬100 시즌2에서도 여러 스포츠 종목, 각계각층의 다양한 분야에 계신 분들이 나오실 텐데요. 시즌1 김다영 님처럼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또 나오면 좋겠습니다. 다양성 관점에서 너무나 큰 울림이자 프로그램 재미 측면에서도 완전 반전이어서 너무 재밌었거든요!

작가의 이전글미국은 자교 출신 교수 임용을 제한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