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 똥
권정생 작가의 「강아지 똥」이 원작인 영화다. 강아지 똥은 동화로서 워낙 많이 알려져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잘 알고 있을 것 같지만 영화로서 보면 또 다른 감동이 있는 영화이다. 권정생 작가는 기독교적 믿음에 기초하여 어렵고 소외된 대상들을 잘 다룬 작가이다. 또한 그분의 삶도 그러했다.
이 영화는 동화 강아지 똥을 클레이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하였다. 그래서 그런지 일반 CG나 그림으로 된 애니메이션과는 느낌이 다르다. 거기에 원작을 잘 해석한 영상이 보는 재미를 준다. 러닝타임이 30분 남짓으로 짧지만 시간이 없어 긴 영화를 아이들과 보지 못하는 부모들이 자녀와 함께 이야기해 줄 수 있는 여러 가지 생각거리를 주는 영화이다.
● 영웅이 아닌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 영화의 주인공은 강아지 똥이다. 그야말로 쓸모없는 존재다. 아무런 짝에도 쓸모가 없기에 모두 무시를 한다. 참새도 닭도 강아지 똥이라고 무시를 한다. 수레에서 떨어진 흙덩어리는 대놓고 쓸모가 없음을 이야기한다.
그런데 부모로서 자녀들을 대해야 하는 기준이 있다. 이 영화에 나오는 대사 중 필자의 마음에 가장 드는 말은 "하나님을 쓸모없는 것을 만들지 않는다."라는 대사이다. 우리들의 아이들도 쓸모없는 존재는 하나도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은연중에 아이들을 쓸모로 나누고 그 쓸모의 기준은 바로 "누군가"와의 비교이다.
어찌 보면 우리는 영웅을 그리워하며 산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영웅이 되지 못함을 한탄스러워하고 자식에게는 그러한 영웅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영웅이라는 것이 뭔가 거창한 것 같지만 현실적으로 보면 남의 아이보다 조금이라도 나아 부모가 우쭐거리고 싶은 마음을 만들 수 있는 아이가 바로 나의 영웅인 것이다.
그럼, 영웅이 아닌 우리 아이들과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러한 물음을 강아지 똥 영화에서는 계속해서 던지고 있다. 과연, 어찌 보면 하찮게 보이는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고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자라야 할까?
이러한 물음에 필자는 생각을 간단히 덧붙이자면 우리들(자녀 포함)은 어찌 보면 일부분 강아지 똥과 같은 존재다. 따라서 그것을 인정하고 '그럼, 무엇을 잘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 늘 대답하며 살아야 한다. 강아지 똥이 결국 자신을 필요로 하는 민들레의 거름이 되는 것처럼 자신만이 할 수 있는 것에 영웅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의미를 다른 말로 한다면 그것은 바로 자신의 현재 모습을 잘 이해하는 것이다. 자신의 현재 모습을 잘 이해하면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생활 속에서 영웅이 될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자, 그럼 우리 아이들의 현재 모습이 어떠한지 잘 생각해 보자. 특히, 능력적인 부분에서 남과 비교하지 말기를, 살아가면서 보면 세상을 사는 방법은 무척이나 다양함을 요즘 새삼스레 느낀다. 아이의 장점을 찾자. 다만, 단점도 존재함을 잊지는 말자. 가끔 장점만 보려는 부모가 있어서 하는 말이다.
● 자연의 원리
이 영화를 유심히 보면 유난히 자연의 법칙(?)이 많이 등장한다. 그런데 그런 자연의 법칙은 태어남과 이별이다. 흙덩어리도 자신이 없어질까 봐 두려워하고 자신의 잘못을 뉘우친다. 나뭇잎도 엄마 나무로 돌아가고 싶지만 눈물을 참고 이별을 한다.
자연의 원리는 만나면 이별하는 것이다. 그럼, 지금 우리들의 아이들은? 물론 자연의 법칙을 따른다. 그것은 맘이 아프고 눈물이 나는 것이지만 말이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의 한 순간, 한 순간이 소중하다. 소중한 아이들을 영화를 보며 느낀 감동을 바탕으로 사랑스러운 눈으로 바라보자. 이 영화의 매력이 느껴질 것이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자연은 저렇게 서로 돕고 순환하며 사는 것이라는 말도 꼭 전하길 바란다. 강아지 똥이 민들레 홀씨가 되어 날아가는 것처럼.
● 클레이애니메이션에 대해
클레이애니메이션은 사물을 직접 조금씩 움직여 사진을 찍고 그 사진을 모아 동영상으로 만들면 실제로 움직이는 듯한 느낌을 주는 애니메이션 장르이다. 대표적으로는 월리스와 그로밋이 있다. 이 작업은 실제로 고무찰흙과 같은 것을 조금씩 움직여 가며 사진을 찍어야 하므로 손이 엄청나게 많이 가는 방식이다. 강아지 똥과 같은 작품이 30분 남짓의 상영시간을 가지고 있지만 실제 영화가 끝나고 올라가는 엔딩 크레디트를 보면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숨어 있다. 아이들에게 그런 사람들의 숨은 노력에 대해서 이야기해 주는 것도 좋을 듯하다. 그리고 시간이 난다면 실제로 스마트폰의 사진 찍기 기능을 이용하여 컵과 같은 것을 찍어 동영상으로 제작해 보는 것도 재미있을 듯하다. 인터넷에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정도의 키워드를 치면 관련 자료가 많이 나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