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야자키 하야오를 이해하기

아빠의 영화 내공 키우기

by Dr Jang

다양한 학술 분야에서 외국의 어느 애니메이션 감독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뤄지고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라는 이름으로 단순히 검색해도 573건의 학술자료가 검색된다

그 사람이 누구냐 하면 바로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다. 애니메이션 감독이, 더구나 우리가 심리적으로 불편하게 여기는 일본의 감독이 대중문화 키워드 수준을 넘어 학술적 접근이 이뤄진다는 것이 어찌 보면 참 이채롭다. 수많은 작품을 통해 흥행과 작품성을 모두 인정받는 세계적인 감독이라는 것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지만 작품을 재미있게 보다 보면 그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그의 작품 전반에 꾸준히 흐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다.

대중적 위상과 더불어 미야자키 하야오 어떤 면에서 학술적 접근이 매력을 가지고 있는지 모두 파악할 깜냥은 없지만 평소 ‘정말 명작이구나’라고 느낀 부분을 중심으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 세계를 파헤쳐 볼까 한다.


●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이력


인터넷에서 간단하게 검색되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이력을 살펴보면 어릴 적 비행기 군수부품 공장을 한 아버지 밑에서 부유하게 자랐지만 2차 세계 대전을 겪게 되고 대체로 허약하고 조용한 소년이었던 같다. 애니메이션 철완 아톰의 감독인 데츠가 오사무를 존경했다고 한다. 어른이 된 후 애니메이션 회사 토에이에 들어가서는 우리보다 더 톱니 같은 일본의 회사 생활에 그 당시 일반적인 시각으로 볼 때, 적응을 잘하지 못한 인물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장화 신은 고양이’를 그리게 되고 이는 토에이의 상징이 되었다고 한다.


미야자키하야오1.PNG 토에이 홈페이지


출생 1941년 01월 05일, 일본

직업 애니메이션 감독

성별 남성

데뷔 1978년 애니메이션 '미래소년 코난'

학력 가쿠슈인 대학교 정치경제학과

관련 인물/단체 미야자키 고로(아들)


●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세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 세계를 살펴보면 대략 8가지로 정리된다. 대부분의 논문들이 이 범주에서 연구를 진행한 것 같다. 미야자키 감독의 영화를 열심히 보다 보면 겹치는 캐릭터도 있고 때로는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그런 것들이 아마도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 세계를 반영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 세계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이 정리해 볼 수 있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 의견이다. 세상의 모든 이야기는 사람에 따라 느낀 점이 다르다.


그의 작품에서 나타나는 특징의 첫 번째는 소녀가 주인공이다. 초기작인 미래소년 코난을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 소녀가 주인공이다. 하지만 미래소년 코난도 자세히 살펴보면 주인공 소녀(“라나”라고 기억하고 있음. ^^)도 그렇게 만만치 않은 성격의 소유자다. 주인공에 가깝다는 이야기다. 소녀가 주인공이긴 하지만 그의 작품에서 소녀는 용감하고 강하다. 억센 것이 아니고 외유내강이라고 볼 수 있다. 물러서지 않고 고집이 세다. 하지만 지혜롭다.

언젠가 “천공의 성 라퓨타”를 보면서 요즘 흔히 이야기하는 “역량”이라는 것을 제대로 가진 사람이라면 주인공들의 모습이 아닐까?라고 혼자 중얼거린 적이 있다. 지금도 주변 드라마 등에서 볼 수 있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모습의 여성상은 아닌 것이다. 그의 영화의 매우 중요한 특징이다.


두 번째로는 기성세대의 모습이다. 그의 작품에서 기성세대는 늘 한발 물러나 있거나, 문제 투성이거나, 미래세대를 위해 희생 혹은 현명한 조언을 해주는 사람들이다. 아마도 이것은 미야자키 감독이 구세대에 대해 느끼는 현재 모습이거나 또는 어른 세대의 바람직한 모습일 것이다. 그의 작품에서 주인공 소년, 소녀는 늘 희망적이고 활기차고 용감하다. 어른들이 하지 못하는 일, 예를 들면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에서 나오는 나우시카는 모든 사람들이 위험하다고 느끼는 부해의 식물을 스스로 키워보는 행동을 한다. 이는 부해 식물의 위험성을 평생 익혀온 어른들로서는 시도하기 힘들지만 미래 세대는 할 수 있는 행위이다. 반면, 기성세대의 현명한 어른들은 역량이 훌륭한 미리 세대에게 조언을 해주는 모습도 그의 작품에서는 볼 수 있다. 갑자기, 나이 먹을수록 입은 닫고 지갑을 열라는 매우 근거가 있을 법한 속설이 떠오르는 것은 필자만의 생각이 아니리라.


세 번째는 로드 무비의 특징을 보여준다. 가령 그의 작품 “원령공주”의 경우 주인공 아시타카는 자신이 받은 저주의 원인을 알기 위해 어쩔 수 없기 길을 떠나게 되면서 거대한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구조를 가진다.

여행은 일상의 단조로움을 한꺼번에 깨는 역할을 하는 가장 대표적인 행위다. 누구에게는 일상이 여행자에게는 새로움과 신비로움으로 다가온다. 여행의 이런 면 때문에 수많은 영화에서 우연히 혹은 필연적인 여행은 주요한 형식이 된다. 미야자키 영화에서도 이런 면이 잘 드러난다.


네 번째, 등장인물 나름의 고뇌가 있다. 즉, 절대적인 선이나 절대적인 악으로 이분하지 않는다. 선과 악이란 어떠한 상황에서 각자의 의지 혹은 목표, 행위가 만날 때마다 이뤄지는 결과에 대한 각자의 해석이다. 예를 들어 내가 좋은 의도를 가지고 했지만 그것이 상대방에게 불행의 결과가 만들어지면 그것은 상대방에게는 악인 것이다.

미야자키 영화에서는 각자가 추구하는 삶의 방식이 부딪히는 점을 세심하게 관찰하고 각자의 타당한 이유를 설명하는 장면이 많이 나온다. 그것은 할리우드 영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선과 악의 이분법적인 태도와는 분명히 다르다. 또한 그의 영화에서는 악당으로 분류되는 인물이 변화하는 모습도 자주 등장한다.


다섯 번째, 어릴 적 영향을 받아서 그런지 미야자키는 하늘을 나는 것을 무척이나 좋아한다. 특히 비행에 대한 모습이나 비행기와 같은 기계를 그릴 때는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다. “붉은 돼지”에서 보여주는 화려한 공중 전투 정면은 비록 1차 세계대전 후의 프로펠러를 가진 복엽 비행기 모습이긴 하지만 박진감이 넘친다. 또한 “천공의 섬 라퓨타”에서 파즈가 시타를 구하러 가는 장면은 요즘 컴퓨터 그래픽으로 그린 화려하고 역동적인 그림과 또 다른 역동적인 비행장면이다.


여섯 번째, 공간적 배경이 이채롭다. 미야자키 영화에서 공간적 배경은 주로 유럽이다. 그의 초기작은 대부분 유럽이 배경이다. “늘 꿈꿔왔던 이상적 사회주의가 완성된다면 그곳은 유럽일 것”이라는 미야자키의 말이 힌트이긴 하다. 하지만 원령공주 이후 가장 일본적인 것을 가장 일본답게 그린 그의 작품을 보며 새삼 놀란 적이 있었다. 그만큼 그는 거장이다. 물론 그의 작품이 가지는 한계이기도 하다. 이 점에 대해서는 다음에 논의할 것이다.


일곱 번째, 생태적 메시지다. 그의 작품에서는 생태적 메시지를 주는 역할을 주로 나무가 한다. 거의 모든 작품에서 나무는 중심적인 위치에 놓여 있다. 특히 “바람의 계곡 나우시카”, “천공의 성 라퓨타”, “원령공주” 등의 작품의 나무와 동물, 자연 생태계를 중심으로 하는 감독 세계관의 절정으로 볼 수 있다. 이러한 생태적 메시지에 대해서도 차후에 한 번 논할 것이다.


여덟 번째, 이상적 공동체의 모습이다. ‘인간들이 모여 사는 모습은 이래야 돼’라고 그의 영화에서는 항상 이상적 공동체를 보여준다. 그런 모습은 이상적 공산주의에 가깝기도 하고 사회주의적 모습으로 보이기도 하다. 서로가 공동의 경제활동을 하고 서로 관심을 가지며 위해 준다. 특히 그의 초기작에서는 매우 강하게 그런 모습이 보인다.


미야자키 영화에서 보여주는 세계관이 이 외에도 다양한 관점에서 논의가 가능하다. 에코페미니즘의 관점, 역사를 보는 그의 시점, 인간에 대한 생각 등 아마도 한 작품만 가지고 살펴봐도 많은 논의가 가능할 듯하다. 그렇기 때문에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거장이다.


거장의 영화를 해설을 곁들여 가족과 함께 본다면 가족들에게 점수를 좀 따지 않을까? 순전히 필자의 상상에 기반한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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