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종범 Jul 21. 2017

#8. 불필요한 고민

도시빈민으로 살기 싫어요

지방에서 거주하는 지인이 서울로 발령을 받았다.

이참에 서울로 이주하여 정착할 것인가 아니면 주말 부부로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그들 부부를 괴롭히고 있었다. 

아이들 교육 문제도 있고 하니 서울로 올라오면 어떠냐는 제안을 했지만 의 대답은 ‘도시빈민으로 살기 싫어요, 그냥 주말 부부 할래요, 길어야 3~4년일 텐데, 그 정도라면 그냥 있을래요’ 

그렇게 말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지방에서는 2억 언저리의 돈이면 자기 집 한 채를 소유할 수 있는데 서울에 올라오면 자가 주택은 고사하고 전세 자금도 모자랄 뿐 아니라 갱신 때마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전세 값을 감당할 자신이 없다는 현실적 답변이 돌아왔다.

서울에서 살면 현재의 소득으로 지금까지 누려왔던 삶의 질을 담보할 수 없다는 고민을 도빈민으로 표현한 것이다. 높은 연봉을 받고 있는 그가 서울에서의 삶을 도시 빈민에 비유하는 것이 쉽게 납득되지 않았지만 그냥 수긍하면서 이야기를 끝냈다.


법정스님이 쓴 글 중에 ‘산에는 꽃이 피네’라는 시집에 행복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출처:다음 이미지

행복의 비결은 필요한 것을 얼마나 갖고 있는가가 아니라 불필요한 것에서 얼마나 자유로워져 있는가 하는 것이다. 옛말에 ‘위에 견주면 모자라고 아래에 견주면 남는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행복을 찾는 오묘한 방법이 어디에 있는지를 깨우쳐 주고 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비교하는 습성이 있다.  

저 사람도 하는데 내가 뭐가 부족해서 못해


비교는 사람의 마음을 조급하게 만든다.

그런 생각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몸도 마음도 피곤해진다. 한 발 더 나가 자신의 삶과 환경을 탓하는 일도 심심치 않게 벌어진다.

가끔은 그들의 페이스에 휘말려서 자기 가랑이가 찢어지는 줄도 모르고 무리수를 둔다.

더 나은 삶을 위한 <과한 선택>이 불행의 나락으로 인도하는 티켓은 아닐지 의심해야 한다.

가진 것에 대한 감사의 마음은 잊어버리고, 갖고 싶은 것에 대한 욕심으로 마음을 채우면, 원하는 행복은 도망가고 원치 않는 불행의 그림자만 기웃거릴뿐이다.

그 지인은 서울에서의 삶을 ‘불필요한 선택’이라고 판단한 것 같다. 그는 분명히 서울의 삶이 주는 매력에서 ‘불필요한 고민’을 발견했을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7. 물오름과 바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