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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종범 Sep 03. 2023

엔딩 노트! 무얼 적어야 할까?

혼자 사는 노후는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는 문제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혼자 죽는 것이다. 그것도 지켜보아 주는 사람도 없이 죽는 것이다. 물론 일반적으로 경험하는 일은 절대 아니지만 엄연히 존재하는 죽음이다. 대부분의 경우 가족의 보살핌 속에 이별을 고한다. 문제는 사후에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대책 없이 죽는 것이다. 이런 죽음은 크고 작은 혼란을 유발한다. 그러므로 혼란은 최소화하고 가족이나 이웃, 친지들과의 관계를 아름답게 정리하는 차원에서 엔딩 노트는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 그렇다면 어떤 것을 주목해야 할까?


먼저 엔딩 노트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엔딩 노트란 자신의 죽음에 대해 생각하고 준비하는 과정에서 작성하는 문서나 기록이다.

자신의 장례식 방식이나 장소, 재산이나 유언 등, 추모식이나 기념일의 방법 등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다양한 내용들이 포함된다.

엔딩 노트를 작성하는 것은 자신의 인생과 죽음에 대해 깊이 생각하고, 남은 가족들과의 소통과 이해를 돕는 숭고한 과정이다. 이는 남은 가족과 이웃, 친지들에게 자신의 존재와 가치를 인정받고, 평화롭게 삶을 마감하는데 더없이 좋은 수순이라고 이해하면 좋을 듯하다. 그렇다면 엔딩 노트에는 어떤 내용들을 적어야 할까? 엔딩 노트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반드시 고려해야 할 열 가지를 추렸다.


1. 장례 방식과 장소: 화장식인지 매장식인지, 어디서 열릴 것인지 등을 적어둔다.

2. 장례식에 참석할 사람들의 목록: 가족, 친구, 동료, 지인 등을 적어둔다

3. 장례식에 사용할 음악이나 시: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나 시를 적어둔다.

4. 유언장의 내용: 재산이나 물건의 분배, 유산의 처리, 유증의 내용 등을 적어둔다.

5. 재산이나 물건의 정리 방법: 어떤 물건은 버리고, 기증하고, 팔거나 선물할 것인지 적어둔다

6. 가족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 사랑이나 위로가 포함된 감사의 글을 적어둔다.

7. 추억을 담은 사진이나 영상, 편지등의 보관 방법: 가족들에게 나눠주거나 특정한 곳에 보관하거나 파기할 것을 적어둔다.

8. SNS 계정이나 이메일 계정 등의 처리 방법: 계정을 삭제하거나, 각종 비밀번호에 관한 처리를 적어둔다.

9. 유해나 유골의 처분 방법: 묘지 매장, 종교시설 보관, 산, 강, 바다, 나무 등에 흩뿌리는 등의 유골 처분방법을 적어둔다.

10. 추모식이나 기념일을 기리는 방법: 추모식이나 기념일에 꽃을 보내거나 특별히 챙겨야 할 외부 행사를 적어둔다


지금까지 언급한 열 가지 이외에도 많은 내용들이 있지만, 이 정도만 정리해도 훌륭한 엔딩 노트라고 할 수 있다. 엔딩 노트는 자신의 죽음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면서 기록해야 한다. 왜냐하면 내 생의 마지막을 정리하는 기록물인 탓이다.

납골묘 동기 ‘묘친구’ 아시나요
일본에서는 죽음을 준비하는 활동을 뜻하는 ‘종활’(終活)이 이미 곳곳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 지자체에서는 고독사를 막기 위해 ‘엔딩플랜 서포트 사업’을 한다. ‘생전계약’(生前契約) 서비스도 있다. 생전에 장례업체에 사후 절차를 위탁하는 것인데, 장례뿐 아니라 재산 관리, 간병 등의 생활 관리도 지원한다. 2022년 열린 장례 박람회 ‘엔딩산업전’은 벌써 8회를 맞이했다. 박람회에서는 개인의 삶에 맞춘 장례, 매장, 제례 서비스와 더불어 자산 운용, 재산 상속, 유품 정리 등 웰다잉과 관련된 서비스를 선보인다.

생전에 자신의 취향을 반영하는 등 죽음을 대하는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 축구를 좋아하는 고인을 위한 축구공 유골함, 수의를 대신하는 ‘에필로그 드레스’ 등의 서비스가 등장했다.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끼리의 교류도 활발해졌다. 같은 장소에 납골묘를 마련한 사람끼리의 교류를 ‘묘 친구’(墓友)라고 부른다. 비영리단체 엔딩센터가 마치다시와 다카쓰키시에 조성한 벚꽃장 묘지는 등록 회원끼리 반년에 한 번 모이는 생전 활동을 중요시한다. 또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데스 카페’ 등의 커뮤니티도 있다.  - BRAVO  My Life 기사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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