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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실천교육교사모임 Feb 13. 2021

미래가 온다 플라스틱

할 수 있는 일은 뭐든 해보는 것이 첫걸음 - 정기진 씀.



<미래가 온다 플라스틱 / 김성화 권수진 / 와이즈만북스> 


미래가 온다 시리즈가 열 권이 넘어간다. 놀라운 것은 저자가 동일하다는 것. 보통 이런 시리즈들은 각 분야별로 다른 저자들이 집필하지 않나? 두 분 다 과학 전공자들이고 오랜 세월 어린이 과학책을 함께 써오셨지만 그래도 이번 작업은 놀랍다. 같은 과학이라도 세부 전공으로 들어가면 영역이 다를 텐데,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연구해야 이런 작업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어린이책이라고 해서 조금만 알아도 쓸 수 있는 건 아니니까. 


게다가 저자들 특유의 입말체로 어려운 내용을 지루하지 않게 흥미를 유지하며 이끌어가는 방식이 여전히 빛을 발하는 점 또한 대단하다. 바로 그것 때문에 이 저자들 책의 애독자가 되었는데, 아직도 유효한 그 센스가 반갑다. 이 책에는 그림이 있긴 하나 많지는 않고 총천연색도 아닌데, 강조되는 글자 디자인만으로도 빨려 들어갈 때가 많았다. 서술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로운 책. 내가 생각하는 이분들 책의 장점이다. 


이번 권은 플라스틱을 다룬다. 모르는 사람이 없지만 정확히 아는 사람도 많지 않은 게 플라스틱 아닐까. 플라스틱의 등장은 화려했다. 아니 지금도, 플라스틱이 고마운 존재인 것은 사실이다. 플라스틱은 너무나 많은 것을 가능하게 해 주었다. 그러나.... 


지금은 '플라스틱 시대'라 할 정도로 거의 모든 소재가 플라스틱으로 바뀌었다. 뿐만 아니라 그 엄청난 수요와 편리함 때문에 무시무시한 양이 생산되고 소비되며 버려진다. 여기서부터 그의 장점은 치명적 단점으로 바뀐다. 썩지 않는 것. 그래서 그 엄청난 생산량은 다 어디에선가 쌓인다. 상당량이 바다로 흘러가 바다 생태계를 망치고 있어 큰 문제다. "그건 거의 불멸의 존재야!"라고 플라스틱을 표현하는 대목에서 소름이 돋았다. 모든 물질은 최소한으로 쪼개지면 다른 물질이 되는데 플라스틱은 영원하다. '미세 플라스틱'이라는 이름으로. 내 안에 있는, 또 내가 매일 섭취하는, 내 주변에 가득한 미세 플라스틱을 생각하니 마음이 답답해 온다. 


이렇듯 위험성에 대한 경고도 물론 좋았지만 이것만으로는 다른 책들과의 차별성이 있다고 하기 어렵다. 이 책에서 특히 좋았던 것은 플라스틱 자체에 대한 정보였다. 플라스틱 재활용이 생각보다 너무 안되고 있다고 하는데 그건 플라스틱의 종류가 많기 때문이다. 그 종류와 표기에 대한 정보가 유용했다. 마침 마시고 있던 탄산수의 병을 보았더니 PETE와 HDPE로 되어있었다. 안 봤으면 무심코 버렸을 텐데, 라벨의 비닐을 따로 떼어냈다. 학급에서 아이들과 한 가지씩 가져와서 표기를 살펴보고 분류 실습을 해봐도 좋을 것 같다. 


플라스틱 분자에 대한 설명도 흥미로웠다. 분자구조에 대한 설명과 그림이 아주 잘되어있었다. 거대분자(고분자 물질)에 대한 설명도 흥미로웠다. 


(여기서 잠깐 오타 발견. 60쪽의 본문과 그림에서 사람 이름이 다르게 적혀 있다. 페트병을 만든 사람 와이어스.) 


앞이 깜깜한 걱정이 가득 찬 중에, 마지막 장에서 바이오 플라스틱에 대한 내용이 나와 가느다란 희망을 가져본다. 어떤 희망이 나오지 않는다면 지구는 플라스틱에 뒤덮여 멸망하지 않겠는가. 그밖에 여러 가지 시도들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인간이 뭘 손대서 지구에 유익한 일을 한 적이 없으니 과연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할 발명이나 발견은 이루어질지 모르겠다. 꼭 이루어져야만 하는데......!! 


마지막으로 국제 해변 청소의 날에 동참해 보길 제안하며 책은 마무리된다. 해결을 위한 연구가 이루어지고는 있으나 아직 현실로 다가온 일은 아니기 때문에 주변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뭐든 해보는 것이 첫걸음이라는 뜻이겠다. 


이 책은 중학년용으로 분류되어 있으나 고학년에게 권해도 좋겠다. 쉽게 설명하고는 있지만 분자 등에 대한 내용은 고학년에게 맞는 내용일 것 같다. 쉽고 흥미 있게 서술된 면에서 보면 중학년에게 권할 만도 하다. 4~6학년 대상으로 추천하고, 플라스틱을 주제로 수업하실 선생님께도 내용 구성을 위해 읽으시면 좋겠다고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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