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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균 Sep 18. 2015

혼자 여행하는 길

나의 내면을 해부하다.

여행은 왜 하는가? 막연한 질문이지만 나이에 따라 답변은 틀려야 한다. 

젊을 때 하는 여행과 중년이  되어하는 여행이 다르다는 것이다. 

젊을 때 하는 여행은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라면, 중년의 여행은 떨어진 기운을 외부에서 수혈받기 위해 떠나는 나를 위한 여행이다. 이 시기에는 외부에서 기운을  보충받아야만 한다. 


외부는  '대자연'이다.  

자연이야말로 최고의 원기회복제다. 

도법자연(道法自然)의 도(道)는 자연에서 온다고 했다. 

세계 어디를 가도 바위산에는 기도원이나 종교 사원이 자리 잡고 있다. 

더군다나 바위산 주변에 호수나 바다가 있으면 더욱  영험해진다. 

바위에서 분출되는 화기와 물에서 나오는 수기가 어우러져 영기(靈氣)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출처: Visit Korea


바위는 지기(地氣)가 응축되어 있다. 

바위 속에 있는 광물질로 지구의 자석 에너지가 방출되고 있는데, 인체의 피 속에도 철분을 비롯한 각종 광물질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바위에 앉아 있으면 이 에너지가 피 속으로 들어와 온 몸을 돌아다니게 된다. 

그래서 큰 너럭바위에 앉아 있으면 시원하고 도인들이 도를 닦는 장소가 아니던가!

바위가  도시독의 해독제가 아닐까 싶다. 


자연으로 여행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걸레가 된 내 마음의 상처 때문이다. 

사람 사는 게 상처의 연속이지 않을까? 

어렸을 때 마음은 깨끗하고 구김살이 없는 명주천 같다고 한다면 나이가 먹고 산다고 발버둥 치면서 마음이 걸레가 된다. 누더기 처음 여기 저기 터져 있고, 찢겨져 있다. 이 누더기로 된 마음을 원 상태로 돌리는 것이

바로 자연이다. 자연 속에서 있으면서 마음을 가라 앉히고 사물을 관조할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이다. 


관조의 형이 바로 통찰이다. 

전체를 한 눈에 내려다볼 때 통찰이 나온다. 

통찰이라는 것은 전체의 유기적 관계망을 알아차린다는 의미도 있고, 복잡한 것을  단순화시켜 본다는 의미도 내포되어 있다. 이것저것이 따로 노는 것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스리쿠션'으로 전부 연결되어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이 통찰이다. 


복잡하면 이것저것 널려 있어서 핵심 간추리기가 어렵다.  그런데  단순화시켜서 보니까 뼈대만 간추려진다.

뼈대만 파악하는 것 이것이 통찰이다. 

통찰에서 사상(思想)이 생겨난다. 


출처:Google Image


이제 다시 젊을때 여행은 왜 하는가에 대해 고민해 보자. 

대학 졸업 전에 써야 할 논문의 주제는 다음과 같다. 


나는 어떨 때 화가 나는가?

나는 어떨 때 스트레스나 상처를 받는가?

나는 무엇을 할 때 가장 즐거움을 느끼는가?

나는 어떤 성격의 소유자와  함께할 때  행복해하는가?


오랫동안 생각해 보았지만, 인생을 행복하게 만드는 건 혼자 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달려 있다는 것이 나의 변치 않는 믿음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은 무엇인지, 

나는 어떤 가치관을 갖고 살아가는지, 

내 스스로 에게 질문을 던지며 관찰하고 사색하는 시간을 즐기는 것이다. 

늘 마음이 바쁘다고 내 마음에게 속삭인다. 


마음이, 너무 바빠서 라고....


다른 사람과 함께 여행할 땐 분위기를 망치고 싶지 않아서 언제나 남에게 나를 맞춰 왔는데, 혼자 있으니 내 마음에 더 귀를 기울이고 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된다. 


따라서 여행의 시작은 혼자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모든 순간순간이 선택의 연속이고, 평소와는 다른 내가 튀어 나온다.

내면의 내가 행복을 위해 스스로 튀어 나오는 것이다. 


누구나 하나쯤은 하는 SNS 상에서 남이 쓴 글에 대해 영혼 없는  "좋아요"를 누른다든지 , 내가 쓴 글에는 왜 그렇게  "종아요"를 누르는 사람이 없는지 좌절하고 고뇌에 빠진다면 , 생물학적으론 어른일 수 있으나 , 타인의 인정에 매달리는 어른이 된 것이다. 

출처 : flickr 

단언컨대, 혼자  여행하는 동안 내 인생의 가치에 대해 깊이 고민해 볼 시간을 가질 것이며, 혼자 있는 시간 동안 내 삶의 나침반을 들여다 보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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