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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태균 Nov 22. 2023

세일즈맨의 죽음을 읽고



결론


예스 24, 교보문고의 책 소개에 보면 작가는 노동력을 착취한 뒤 이용 가치가 없어지면 버려지는 자본주의의 잔인함을 고발한다지만 읽는 내내 자본주의의 실상을 고발하진 않는다. 더욱이 세일즈맨으로 열심히 노력한  아버지와 번듯한 직장하나 가지지 못한 두 아들의 시선을 통해 변해가는 조직과 사회 그리고 가족과의 소통부재를 깨닫지 못하고 과거에 좋았던 허망한 꿈만 좇으며, 과거로만 회피하려는 아버지의 최후를 통해 우리에게 전하는 메시지는 눈여겨볼만 하다. 그건 바로 우리에게 닥칠 소외와 외로움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라는 사유의 질문을 던져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그 대답은 각자마다 다를 것이다.




줄거리


주인공 윌리 로먼이 업무를 마치고 늦은시간 귀가에서  그 다음날 자동차 사고로 자살하기 까지의 24시간 동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이야기 속으로 들어가보자. 윌리는 오랜 시간 판매를 담당한 세일즈맨이었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적절한 실적을 내지 못하자 회사에서 주급을 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로 인해 결국 그는 약간의 정신 분열증을 앓게 된다. 

윌리의 큰 아들 비프는 고등학교 때까지 인기 많은 풋볼 선수로 장래가 유망해서 아버지에게 큰 기대를 받고 있었다. 하지만, 그는 대학시험 중 수학시험에서 낙제하여 결국 대학을 가지 못했고, 그런 과정에서 비프가 아버지 윌리의 외도 현장을 목격한 후 윌리와의 관계는 더욱 서먹해졌다. 

그 후 비프는 여러 방황을 거쳐 다시 돌아와 올리버 사장 밑에서 계약직 사원으로 일했고, 그에게 돈을 빌려 가게를 차릴 생각이라며 아버지에게 말했다. 하지만, 올리버 사장은 정식직원도 아닌 계약직 사원인 비프를 기억하지 못하고, 그가 돈을 빌리는 데에도 성공하지 못하자 사장의 만년필을 훔쳐 달아나는 일이 발생되었다. 그와 동시에 윌리는 자신의 사장인 하워드에게 가서 근무지를 바꿔 달라고 요청했지만, 세일즈맨이 내근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으며 할 수 없는 일로 비용을 쓸 수 없다는 사장의 결정으로 결국 그는 직장마저 잃게 되었다. 

그에 반해, 윌리의 아내 린다는 윌리에게 따뜻한 대우를 받지는 못했지만, 늘 남편에게 헌신적이었다. 린다가 아들들에게 윌리가 사망 보험금을 타기 위해 몇 번의 자살을 했다는 것과 약간의 정신분열증이 있다는 것 그리고 아버지가 많이 소외되고 외로워한다는 사실을 자식들에게 털어놓게 된다. 린다로부터 들은 이야기로  비프는 자신을 반성하게 되고, 많은 것을 느꼈다. 하지만, 비프의 꿈이 무너졌다고 생각한 윌리는 결국 스스로 교통사고를 내고 자살한다.



질문


Q) 연극에도 희극이 있고 비극이 있다. 그런데 왜 비극이 더 강렬하게 다가올까? 그리고 같은 비극인데 그리스 비극과 현대비극의 다른 점은 무엇인가?

A) 생은 기본적으로 잔인하기 때문이다. 행복은 꿈일 뿐, 고통은 현실이라는  쇼펜하우어의 말과 같이 생은 기본적으로 잔인하다. 희극보단 비극이 훨씬 우리에게 적극적으로 다기오기 때문이다. 고대비극은 영웅의 서사시를 담았다면 현대비극은 세일즈맨의 죽음처럼 지극히 일상적인 우리네 삶의 가까이에 있는 사람을 다룬다.

Q) 소외라는 단어의 뉘앙스는 개인적인 것부터 사회적인 것까지 조금씩 뉘앙스가 다르다. 결국 소외란 인간다운 삶을 잃어버리는 일이다. 그렇다면 소외를 초래하는 원인은 무엇이고 그 결과는 어떻게 나타나는가. 

A) 우리는 모두 성실하게 살았다. 최소한 지금까진. 어찌 보면 극단적 성실함의 끝은 끔찍함을 야기하는 듯한 이 소설의 결말처럼 무조건적인 봉사와 헌신은 결국 아버지의 소외를 나았다. 성실함은 더 이상 미덕이 아님을 나이 들어 알게 된다. 살면서 우리는 더욱 철학적인 노력을 해야한다. 수시로 감기처럼 찾아오는 외로움과 절망감 단절감에 맞서야하는 외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철학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이며 추상적 단어가 아닌 토론의 여지가 있는 것이며 그 토론으로 인해 나 자신을 어떻게 납득시켜야 하는가 라는 사유의 촉발로 이어진다. 젊었을 때 안다고 생각했던 것들은, 늙어서는 정말로 더 많이 알게 되며 모든 면에 숙고를 거듭한 끝에 일관성 있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 또한 조금씩 느끼게 된다. 쇼펜하우어의 말처럼 얄팍한 행복 대신 단단한 외로움을 선택하려면 우리의 사유는 계속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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