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내 생일이나 기념일을 잘 챙기지 않는다. 꽃다발이나 반지, 가방 선물 같은 것은 '내가 필요할 때, 내가 사고 싶을 때, 내 돈으로 내가 사면 되는데' 이런 생각이다 보니 굳이 챙기지 않고, 가끔 아무 날 아닌, 그냥 즐거운 어느 날에 내가 나에게 선물을 한다.
이렇게 하루하루를 살고, 나 우선 생각하기를 하고 있지만, 시간은 누구나 똑같이 지나가고 소중하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고 있다.
재작년부터 주변 어른들이 자주 병원에 가셨다. 아버님이 심근경색으로 응급수술을 받으시고, 어머님이 협착증으로 고생을 하시고, 지난봄 엄마가 디스크 수술을 하시고, 아빠가 담석증에 초기 뇌경색으로 불편함을 알아차려서 빠른 치료와 재활을 할 수 있었다.
아이 사진만 있는 내 폰에 언제부턴가 일부러 엄마아빠, 아버님어머님의 사진을 담아두고 있다. 특히 동영상. 나 우선 생각하며 살고 있다 보니, 나 보다 어른인 우리 부모님은 항상 그대로인 줄 알았는데, 그들은 살이 빠지고 더 가족밖에 모르는 어른이 되어 있었다.
팔순.
매년 돌아오는 그냥 생신인데 했지만, 아버님을 위해 식당을 예약하고, 현수막에 백설기, 꽃송편, 수수팥떡을 준비했다. 형식적인 답례품이 아닌, 반갑고 고마운 마음으로 드리는 수건도 준비했다. 훗날 옆에 안 계실 때 '더 즐거운 시간이 되도록 준비할걸' 이런 후회를 하지 않기 위해.
코로나와 각자의 건강으로 인해 모일 수 없었던 아버님 형제가족이 몇 년 만에 한자리에 모였다. 남자형제 둘에 여자형제 둘. 남자형제야 제사나 명절에 볼 수 있지만, 특히 고모님들은 집안 큰 행사 때나 만날 수 있고 몸이 불편하셔서 자주 참석을 하지 않았으니 서로가 얼마나 반갑고 애틋할까.
'내가 저 나이가 된다면.'
한 번도 생각해 본 적 없는 생각을 해보았다.
살아온 시간 속에서 많은 시간을 함께 한 사람들이 보고 싶지 않을까?
친구, 형제, 자매 그리고... 곁에 없는 엄마, 아빠.
외롭겠다. 힘들겠다.
마음은 그대로인데 몸은 아프고. 무섭겠다.
아이와 다녀온 도라에몽 전시회에서 본 글이다.
"어른들은 참 불쌍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