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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사렌즈 Jun 01. 2023

"글쓰기 재능이 없는데 계속하네요"

두려움과 마주하는 힘

 2월  이모네 집에 모였을 때였다. 안방에서 있을 때 남편은 이모부와 함께 내 험담을 하고 있었다. 안 들리게 하면 될 텐데... 거실에서 말하는 소리가 안방까지 쩌렁쩌렁 들린다..


"글쓰기 재능이 없는데 계속하네요.."


한두 번 듣는 말도 아니지만 들을 때마다 열이 오른다. 책을 덮고 거실로 나갔다.


 " 왜 또 내 말하는 거야. 전에 글쓰기 투자도  안 해주고 계속 욕을 들으니 기분 상당히 나쁜데.. ㅋㅋㅋ"


다들 깔깔 소리 내어 웃는다.(1년 전 책과 강연 100일 글쓰기 완료 했다. 완료를 연구생 50% 가격으로 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남편은 재능 없다며 거절했다. 그 당시 비트코인을 했다.  비트코인으로 상당한 돈을 잃었지만 나에게 투자하는 건 아깝다고 하는 남편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모부 글 써보셨어요? 안 써보셨죠? 심장하고 연결이 되어있어요. 글쓰기 하다 보면 거짓말할 수 없어요. 지금 내세울 게 없지만.. 치유가 되었어요. " 


전에 가족들이 말하면 아무 말 안 하고 듣고만 있었다. 이제는 조금씩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


" 취미로 해라.  글쓰기도 어느 정도 재능이 있어야 하는 거지.."


가족들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 재능이 없지만 꾸준함은 있다.


가족들은 글쓰기가 가시 같은 존재다. 글을 쓰다 보니 주부역할을 제대로 안 했다. 육아. 집안일 헐렁헐렁하다 보니 말이 나왔다. 하고 싶은 걸 하려면 주부로써 역할을 해야 한다. 그게 어렵다. 누구 하나 내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없으니 속상하다. 주부로 살아가라는 말은 더욱 싫다. 주부도 배우고 싶은 게 많다. 글쓰기 과정도 본격적으로 배우고 싶다. 글쓰기 하면 돈도 안되고 쓸데없는 짓. 정신 차려라 하지만.. 돈보다 더 많은 것을 얻는다. 마음이 단단해졌다.


두려움과 마주하는 힘이 생겼다.

엄마가 되고  나서 우울했다. 그래서 모든 것이 귀찮아졌다. 어둠 세상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그 손을 잡아준 게 글쓰기였다.   눈앞에 보여줄 수 없지만. 세상을 향해 걸어갈 수 있는 마음이 자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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