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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감에도 중심이 필요하다

by 감사렌즈

공감, 그 단어는 참 아름답다.
하지만 그 아름다움에 취해 그 이면의 무게를 잊기 쉽다.
공감은 타인의 감정을 내 안에 들여놓는 일이지만,
그 감정이 스며들어 정신을 잠식할 때, 어디로 향해야 할까?

상담사로서 수많은 내면과 마주하며, 고통과 희망을 함께 느껴왔다.
초기에는 그 공감이 큰 자산이라 믿었다.
그러나 감정이 무겁게 쌓이고 흐려질 때마다 점점 중심을 잃어갔다.

‘누구의 감정을 품고 있는 것일까?’
‘내 삶과 타인의 감정은 어디까지 다른가?’
이 질문들이 깊은 사유로 이끌었다.
공감은 감정의 경계 위에서 펼쳐지는 미묘한 춤이었다.
경계가 허물어질 때 중심을 잃고
경계를 세우면 더 깊이 공감할 수 있었다.

삶은 공감과 경계 사이의 균형을 찾아가는 긴 여정이다.
밥 딜런의 외할머니가 어린 손자에게 전한 말이 떠오른다.
“행복은 뭔가를 얻으려 가는 길 위에 있다.”
행복은 목적지가 아닌 여정 그 자체다.
그리고 그 여정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저마다의 싸움을 안고 있다.
그들을 향한 친절은 선택이 아닌 필연이다.

그 친절을 지속하려면, 자신에게도 친절해야 한다.
스스로를 잃지 않는 ‘중심 잡기’가 그 시작이다.

매 순간 내면의 감정을 마주하며,
그것이 진정한 자신의 감정인지, 잠시 머문 타인의 것인지 구분하는 과정은 때로 고통스럽다.
하지만 그 고통 속에서 경계와 공감이 함께 자란다.

오늘 누구의 감정을 내 안에 머물게 했는지 돌아보길 바란다.
그 감정과 자신 사이에는 어떤 거리가 존재하는가?
타인의 삶과 감정에 닿고자 하면서도,
그 닿음 속에서 각자가 온전히 서 있어야 한다.

공감은 자신과 타인 사이에 그리는 선이다.
선이 너무 얇으면 무너지고
너무 두꺼우면 닫힌다.

그 미묘한 균형 속에서 더 깊은 인간으로 성장한다.

이 글이 내면에 작은 질문을 남기길,
그리고 그 질문이 더욱 단단하고 온전히 공감할 수 있는 존재로 이끌길 바란다.

공감에도 중심이 필요하다.
그것은 자신을 지키고 타인과 진실로 연결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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