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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접보다 더 중요한 건, 나를 인정하는 일이었다

by 감사렌즈

“이러다 안 되겠다 싶었다.”

거울 속 얼굴은 점점 작아지고 있었다.
마주 오는 면접 일정 두 개, 아직 준비되지 않아 머릿속이 복잡해졌다.


그때, **‘꿈날개 온라인 모의면접’**이라는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망설임 끝에 신청했다.
목요일에 신청했지만, 가장 빠른 일정은 화요일.
긴장은 일요일 밤부터 시작되었다.
심장이 자꾸만 빨리 뛰었다.



월요일.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를 제출하면서,
마음도 함께 떨리는 듯했다.
불안한 마음에 ChatGPT에게 면접 예상 질문 100가지를 요청하고,
셀프 녹화면접도 해봤다.
그 영상을 재생했을 때, 눈을 찔끔 감았다.
“아, 너무 어색하다…”
목소리는 작고, 시선은 흔들리고, 무엇보다 내가 나를 전혀 믿고 있지 않았다.


화요일 오전 10시 30분.
모니터 앞에 앉았다.
면접관님의 인사에 맞춰 인사를 드렸지만, 긴장감이 목을 조였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말을 꺼내는 순간, 얼굴이 붉어졌다.
몸이 움츠러들고,자신감이 바닥을 쳤다.
“아… 난 아직도 준비가 안 됐구나…”
머릿속에선 이미 불합격 판정이 내려지고 있었다.

그런데 면접관님은 내 말을 가만히 들은 뒤,
이야기를 하나씩 짚어주셨다.

“과거의 경험은 구체적으로 상황과 행동, 결과까지 말해주는 게 좋아요.”
“공백기간에 대한 이야기도 솔직하게 말하셔도 됩니다.”

그 말이 묘하게 마음을 흔들었다.
공백기.
그 단어를 들었을 때, 처음엔 숨기고 싶었다.
하지만 면접이 끝나고, 문득 궁금해졌다.
“ 그 시간에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걸까?”


헬스장에서 러닝머신 위를 걷고 있었다.
음악을 들으며 걷는 대신, 생각했다.


면접관님의 질문이 또다시 머릿속에 떠올랐다.

“공백기 동안은 어떻게 지내셨나요?”

그 질문은 멈춰 세웠다.
그리고
잊고 있던 시간들을 조심스레 떠올리기 시작했다.

나는 도서관에 갔다.
엄마가 아닌 ‘나’로 존재하고 싶어서.
인문학 모임에 참여했고,
책을 읽다 보니 글을 쓰고 싶어졌다.
처음으로 시민기자에 도전했고,
한 번, 두 번, 일곱 번 떨어져도 또 도전했다.
결국 7번째 당첨.
글 한 편으로 받은 문화상품권 5만원이
그 어떤 상금보다 벅찼다.

브런치 작가도 도전했다.
무모하다는 말이 떠올랐지만,
다섯 번 만에 승인되었을 땐
“나도 해내는 사람이구나”
하는 말이 절로 나왔다.

그 시간은 공백이 아니었다.
내가 나를 지키기 위해 애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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