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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J Jun 10. 2019

오늘의 영화, 어벤저스 : 엔드게임

안녕, 그동안 고마웠어 (스포)



완벽한 시리즈의 마무리. 보고 온 지 며칠이 지났는데도 아이언맨의 마지막 대사를 생각하면 마음속에 울컥 뭔가가 차오른다. 반응이 극과 극으로 나뉘지만 개인적으로는 이보다 더 좋은 퇴장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감동을 많이 받았다. (물론 블랙 위도우를 그런 식으로 다룬 건 매우 화가 나지만 일단 참는다.)

어벤저스 시리즈는 아이언맨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잔혹했다. 첨에 팀 캡틴이었던 내가 팀 아이언맨으로 마음이 바뀌게 된 것도 다 이런 흐름 탓이지 않았을까 싶다. 동정심과 존경심이 어우러져 이상한 감정을 들게 하는 아이언맨.

그의 마지막도 그렇다. 희생과 고통 속에서 살다가 이제야 행복을 누리는 토니에게 찾아와 다시 한번 세상을 위한 희생을 요구한다. 그 결과 세상은 희망을 찾았지만 그는 떠났다. 사랑하는 가족들을 남겨둔 채 말이다.

반면에 캡틴은 개인적인 삶만 봐서는 행복했을 것 같기는 한데 히어로로서만 따지고 보면 정말이지 마지막이 볼품없었다. 퇴장이 심각하게 멋이 없고 임팩트도 없을 줄은. (캡슐 4개 챙길 때 설마 했는데 역시나) 어찌 생각하면 이건 마블이 너무 한 걸지도. 갑자기 캡틴의 신념이 한순간에 싹 사라지고 사랑밖에 난 몰라 모드라니.

​주절주절 쓰다 보니까 뭐가 완벽한 마무리라는 건지는 모르겠다. 토르도 완전 캐릭터 붕괴돼서 사라지고 블랙 위도우에 대한 예의는 하나도 없고.


이런 허술한 부분들이 굉장히 많은데도 되게 좋았고 감동적이었던 건 아무리 생각해도 아이언맨의 마지막 대사 “아임 아이언맨"의 감동이 다른 걸 다 쓸어버릴 정도로 컸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 대사 한 줄이 어벤저스 속에서의 아이언맨의 서사를 제대로 마무리시켜준 느낌이었으니까.


잘못된 신념을 품은 자가 권력을 잡으면 어떤 파멸을 불러오는지에 대해 타노스를 보며 계속 생각했다. 가상의 세계인데도 현실 정치가 자꾸 떠오르고 섬뜩했다.

어쨌든 어벤저스 시리즈는 끝났다. 너무너무 아쉽지만 일단 원래 멤버들로는 끝난 거다. 그동안 함께 해줘서 고맙고 히어로물에 대한 나의 편견을 깨준 것도 고맙다고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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