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25.)
오늘은 첫 시간부터 다모임이었다. 오늘 다모임 때, 각 학년 9,10월 학급살이 이야기랑, 연극제 소개도 했는데, 우리 1학년은 10월 학급이야기만 하기로 했다. 지난 번 현장체험학습이랑 어제 생태체험학습을 다녀온 이야기를 하고자 했다. 다른 학년은 다들 미리 써 와서 읽었는데, 나는 그렇게 하기 싫었다. 일단 1학년에게 그렇게 준비하는데 시간도 많이 걸리는 데다 자연스럽게 발표하는 걸 우선시 하는 나로서는 영 탐탁지 않았다. 아침에 와서 나는 오늘 10월 이야기 두 가지 정도를 하려 하니 다모임 때 앞에 나가서 발표할 사람 손 들어 보라 했더니 제법 들었다.
그래서 한 번 발표해 보라고 하고는 다모임 때 가서 바로 사진을 보며 이야기를 하도록 했다. 전반적으로는 잘 했다. 대본도 없이 사진만 보면서 자기 생각을 말하는 일이 쉽지 않은데, 오히려 난 대본을 보며 딱딱하게 발표한 다른 선배 학년보다 우리 1학년들이 훨씬 잘 했다고 본다. 자연스럽게 발표하는 일은 대본이 없는 게 좋다. 그래야 무엇에 기대어 발표해야 안심하는 습관을 떨쳐 낼 수 있다. 적어도 다모임은 그렇게 되어야 하는데, 담임교사들이 더 불안해 하는 것 같았다.
이후 곧바로 오늘의 두 번째 행사인 <한밤중 달빛식당>을 읽고 전교생과 전 교사들이 함께 꾸미는 프로젝트. 책 속 주제인 나쁜 기억을 파는 활동을 실제로 학급과 준비한 교실에서 하게 되는 과정이었다. 각 교실에서 각 학년, 나중에는 두 개의 교실에서 전 학년을 두 파트로 나눠서 자기의 나쁜 기억과 좋은 기억을 파는 활동. 그래서 종이에 쓴 그 기록을 바깥 마당에 나와서 준비한 나무에도 달로 실제로 책 속에 나오는 '나쁜 기억 범벅 쉐이크'를 실제로 비슷하게 교사들이 만들어 내면서 이야기 꽃을 피웠다. 오늘은 그야말로 한낮 햇빛식당이었다.
다들 책 한 권으로 소중한 체험과 즐거운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았다. 다음주에 저자 이분희님이 직접 우리 학교를 방문한다. 우리 학교 아이들과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으면 한다. 생각보다 따듯한 날씨여서 더욱 좋았던 날. 오늘은 아이들과 만난지 237일이 된 날이었고 아이들과 헤어져야 할 날을 69일 앞 둔 날이었다. 오늘은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