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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따뜻한 선인장 Apr 09. 2024

호수에도 섬이 있어요?

뮌헨과 가장 가까운 보덴호수, 린다우섬


바다 같은 보덴 호수에도 섬이 있다

(출처: Wikipedia)


독일과 오스트리아, 스위스의 국경을 맞대고 있는 보덴호수는 우리나라의 서울과 크기가 거의 같다. 서울 도시 하나만 해도 산이 여러 개고 거대한 강줄기가 흐르고 크고 작은 섬들이 여럿인데, 보덴호수라고 없을 리가 없다.


보덴호수에 오면 여기가 정말 호수냐며, 호수가 아니라 바다같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덴호수가 바다처럼 느껴지는 이유는 여럿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바다에도 섬이 있듯 바다같은 보덴호수에도 섬이 있다는 점이 아닐까?


다만 웬만한 규모의 섬들은 대부분 기차와 차로 움직일 수 있도록 다리와 선로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보통 바다에서 섬으로 떠날 때와는 달리 보덴 호수의 경우 사람들이 내가 섬을 다녀왔는지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지만 말이다.


(출처: Wikipedia)


보덴 호수 주변의 섬을 검색하면 약 8개의 섬들이 나온다. 모든 섬들이 독일 영토에 존재하는데, 한쪽은 콘스탄츠 주변에 몰려 있고 다른 한쪽은 남쪽에 있다. 이중 실제 사람들이 거주하거나 방문할 수 있을 정도로 규모가 큰 섬은 3개 정도가 된다.


(출처: Wikipedia)


가장 먼저 두 개의 큰 섬은 모두 콘스탄츠 지역에 있는데 하나는 라이헤나우(Reichenau) 섬으로, 보덴호수에서 가장 큰 섬이다. 그저 하나의 작은 섬이라고 하기에는 천년이 넘는 수도원과 교회가 세 곳이나 여전히 남아 있어서, 수도원의 섬이라는 이름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는 작지만 유고한 역사를 간직한 섬이다.


하늘에서 본 라이헤나우 섬 (출처:reichenau-tourismus.de)


다른 섬은 마이나우(Mainau) 섬으로, 섬이 작아서 섬 자체로 하나의 정원이 되어버린 꽃과 식물의 섬이다. 봄이 오자마자 기다렸다는 듯 두세 달에 한 번씩 특정한 식물을 콘셉트로 섬에는 꽃들로 가득 차는데, 이번 2024년 봄 마이나우섬의 첫 콘셉트는 난꽃들이다.

하늘에서 본 마이나우 섬 (출처: mainau.de)


(출처: Wikipedia)


그리고 보덴호수에 남은 세 번째 섬이자 가장 유명한 관광지로도 알려진 곳이 바로 남쪽의 린다우(Lindau) 섬이다. 독일 사람들에게는 제법 유명한 관광지라 이곳이 섬이라는 사실을 기억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다른 두 섬들과는 달리 린다우 섬은 자동차와 배는 물론 기차까지 섬 안으로 이어져 있어서 특별히 물을 건너 섬에 들어간다는 느낌을 교통에서는 거의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접근성이 좋다는 의미는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아닐까? 그렇다면 무엇이 보덴 호수의 작은 섬, 린다우로 사람들을 불러들이는 걸까?


하늘 위에서 본 린다우섬, 확실히 섬이다.                                          (출처: Bodenseetouren.de)


이 정도의 뷰가 기다리고 있다면, 기차와 차로와 뱃길까지 놓고 사람들을 불러들일 충분한 이유가 되지 않을까?



보덴호수 지역에서 유일한 바이에른 주의 도시

(출처: Go-Ahead Bayern)


린다우로 향하는 기차를 타고 가는데 문득 린다우 지역에만 지금껏 보지 못한 색의 기차가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지금까지 탔던 기차는 보통 노란색이나 빨간색이었다면 린다우 주변에만 유독 파란색 기차가 있다는 것이 눈에 띄었던 것이었다. 왜 저 파란 기차는 린다우 주변에만 있는 걸까?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바로 보덴호수에 있는 독일 지역 중 대부분의 지역이 바덴뷔텐부르크 주에 속해 있는 반면, 린다우만 바이에른 지역에 속해 있었기 때문이다.


(출처: Wikipedia)


독일 전체 지역을 보면 가장 남쪽에 위치한 두 개의 주가 바로 바덴뷔텐부르크와 바이에른 주다. 마치 전라도와 경상도와 같은 위치인데 남서쪽에 위치한 바덴뷔텐부르크 주의 가장 큰 도시는 슈투트가르트이며 콘스탄츠, 라돌프젤, 징엔, 위버링엔, 메어스부르크, 프리드리히 하펜 등 대부분의 보덴호수 주변의 도시와 마을들이 이 바덴뷔텐부르크 주에 속해 있다.


 

(출처: Wikipedia)


그래서 독일 지역의 보덴호수 마을들을 모두 바덴뷔텐부르크 주에 속하나 보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남쪽에 오스트리아와 맞닿은 국경지역인 린다우만 바이에른주에 속해 있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더불어 내가 신기하게 바라봤던 그 파란색 기차의 정체도 독일 전체를 다니는 기차가 아니라 바이에른 지역만 오가는 지역 기차였기 때문에, 같은 보덴호수 지역이라고 하더라도 다른 동네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린다우에서만 볼 수 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이 파란색 기차의 시작점과 종착역이 바로 보덴호수로 국경이 나뉘는 린다우와 바이에른 지역의 주도인 뮌헨이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독일도 모든 동네로 고속열차가 지나가는 것은 아니라 뮌헨 - 린다우 구간의 기차는 전철 느낌의 외관에 옛날 무궁화호 정도의 속도를 가진 완행열차이다. 보통 2시간 반에서 3시간 정도 걸리는, 짧지만은 않은 기차 여정이지만 생각보다 길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바로 그 특유의 기차밖 풍경 때문일 것이다.


뮌헨-린다우 구간은 독일에서도 가장 남쪽 지역을 따라 기찻길이 놓인 셈인데, 평평하기만 한 독일 북부와 중부와는 달리 독일 남부의 풍경은 푸른 초장과 언덕, 그리고 독일과 오스트리아 국경 지역의 알프스 산을 멀리서나마 바라볼 수 있는 아름다운 기찻길 구간이다.



뮌헨에서 린다우로 넘어오는 사이에 지명 이름 뒤에 ‘- allgäu’라고 붙여진 ‘알고이’ 지역들을 지나게 되는데 이곳은 독일 사람들이 캠핑과 하이킹 등으로 휴가를 많이 오는 곳이기도 하다. 텔레토비나 호빗 마을처럼 날이 좋으면 정말 풀색을 기차 밖으로 온통 풀어놓은 듯한 언덕 사이들을 기차는 굽이굽이 넘어간다. 푸른 초원이 가득한 곳이라 이곳의 소와 치즈는 독일에서도 유명하다.


그런 푸른 초원 뒤로 어떤 구간에서는 저 멀리 하얀 모자를 쓴 알프스 산의 풍경이 기차 옆으로 따라오는 구간도 있다. 너무 멀다고 하기엔 산꼭대기의 눈이 기차 안에서도 훤히 보이는데, 그렇다고 가깝다고 하기엔 산과 기차 사이의 벌판이 제법 넓은 것 같아 확실하지 않다고 느끼는 찰나에 어느 순간 그 설산이 눈앞에 펼쳐진 곳이 나타난다. 바로 린다우 섬이다.



보덴 호수 속 섬 여행, 린다우로 떠날 준비되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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