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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연연 Apr 21. 2022

잘 차려진 아는 맛 <사운드트랙 #1>

디즈니+ 드라마 추천

가끔 일상에도 디톡스가 필요한 날이 있다. 카페인 가득한 커피 대신 향긋하고 따뜻한 차를 마시고 싶은 날. 디즈니가 그런 날 보기 좋은 동화 같은 로맨스를 내놓았다. 한소희, 박형식 주연의 로맨스 뮤직드라마 <사운드트랙 #1>이다.


<사운드트랙 #1>

드라마 | 한국 | 회당 약 40분 | 에피소드 4개 | 김희원 연출, 안새봄 극본 | 한소희, 박형식 출연

#로맨스 #뮤직드라마 #사랑과우정사이 #친구에서연인으로 #디즈니가디즈니했다


한줄평

아는 맛이 잘 차려졌을 때의 즐거움


줄거리

3년째 생계형 작사가로 살고있는 은수에게 유명 작곡가의 작사 의뢰가 들어온다. 기회를 잡기 위해 열심히 작사해서 제출하지만. 가사에 짝사랑의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거절당한다. 그때 20년지기 친구이자 사진가인 선우를 불러 한풀이를 하다가 그의 오랜 짝사랑 이야기를 듣게 된다. 선우의 이야기에 점점 빠져드는 은수, 이번 작사 의뢰를 절대 놓칠 수 없는 마음에 선우에게 같이 살면서 작업을 도와달라고 한다. 다음날, 2주간 그들의 동거가 시작되고 작사 작업을 하며 행복한 시간들을 보낸다. 선우의 짝사랑은 누구일까? 그들의 이야기는 언제부터 시작된 걸까? (출처: 디즈니플러스)


등장인물

죽을 때까지 안 헤어지려면 우린 평생 친구 해야 돼
이은수 (한소희 배우)
내 옆에서 가장 편하게 해주는 거, 난 그거면 돼.
한선우 (박형식 배우)


인물관계도만 봐도 스토리가 그려진다고요? 제대로 보셨습니다. 은수를 8년 동안 짝사랑한 선우가 은수의 저 한 마디로 마음을 접으려던 차 은수가 한 발 늦게 선우에 대한 마음을 깨닫게 되는 그런 이야기, 맞다. 누구나 한번쯤 꿈꿔봤을 소꿉친구 로맨스. 초장부터 스토리라인을 거의 다 보여주는 건 선우와 은수가 이루어지냐 마냐 하는 스토리보다도 더 큰 매력이 있다는 뜻일 테다. 그리고 실제로 그렇다.



드라마 매력포인트 ① 배우들의 케미와 연출

솔직히 말해서 배우진을 처음 들었을 땐 비주얼적으로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못했다. 한소희는 선이 진한 얼굴이고 박형식은 선이 고운 얼굴이니까. 그런데 막상 드라마를 보니 어색하지 않고 잘 어울렸다. 두 배우 모두 안정적으로 연기하는 데다가 (특히 한소희 배우 일상연기가 너무 좋다.) 함께 투닥대는 장면이나 서로를 향한 마음을 드러내거나 숨기는 장면에서의 합이 좋았다.


그리고 이런 케미를 연출이 살렸다. 4화라는 짧은 분량 때문에 무엇을 살리고 무엇을 버릴지 고민이 많았을 텐데 결과는 성공적인 것 같다. 주변 인물의 서사는 최대한 생략하고 은수와 선우의 감정을 보여주는 데 집중함으로써 (개연성이 부족하단 한계에도 불구하고) 가슴 떨리고 아리는 감정선을 살렸다. 과연 드라마 <왕이 된 남자>, <빈센조>를 만든 감독답다. 자칫 진부할 수 있는 이야기를 감각적이고 세련되게 편집해냈다.



드라마 매력포인트 ② 뮤직비디오 같은 영상미

<사운드트랙 #1>은 '뮤직 드라마'라는 생소한 장르를 표방한다. 실제로 규현, 다비치, 박보람, 이하이 등 쟁쟁한 뮤지션이 OST에 참여했고, 드라마 전반에 노래가 자주 들린다. 하지만 낯설어 할 필요 없다. 사실은 이미 익숙한 장르니까. 뮤직 비디오의 드라마 버전이랄까. 뮤직 비디오가 그렇듯 <사운드트랙 #1>은 스토리보다는 두 인물의 감정을 보여주는 표정과 행동, 그리고 예쁜 화면에 집중한다. 영상 화보집에 가깝다.


사실 드라마가 영상 화보집이 되는 경향은 이미 <밥 잘 사주는 누나>에서부터 시작됐다. 드라마에서만큼은 갈등 대신 예쁜 것만 보려는 욕망이 투영된 현상으로 보인다. 무튼, 선우와 은수는 함께 또는 따로 사계절을 지내게 된다. 덕분에 사계절의 계절감이 느껴지는 풍경과 아름다운 두 배우의 비주얼과 패션을 함께 즐길 수 있다. 절로 눈이 즐겁다.


하지만 내가 <사운드트랙 #1>이 다른 로맨스와 차별점을 가진다고 생각하는 부분은 바로 세 번째 포인트이다.


드라마 매력포인트 ③ 악역 없는 동화 같은 세상


건강하지 못하거나 어른스럽지 못한 인물이 없다. 선우와 은수의 단골 술집 부부, 은수의 엄마(이정은 배우 최고!)는 물론이고 선우와 은수 사이에 긴장감을 불어넣는 역할로 등장하는 연적일 뻔한 사람들 모두 자기 감정에 솔직하지만 그 감정을 상대에게 강요하지 않는다. 은수와 함께 작업하는 작곡가(말하는 톤과 매너에서 자신의 권력을 알고 있음이 드러나 별로지만 어쨌든 말하는 내용만 보면 건강한 어른이다), 선우의 후배 모두 찝찝한 맛이 없다. 재수는 없을지언정 남에게 해는 안 끼친다.


때문에 별다른 갈등 없이 오로지 두 사람의 감정에만 집중하며 모두가 예상하는 아름다운 결말을 맺는다.

마지막 가게 장면은 너무 디즈니다운 동화 같은 연출이라 닭살이 돋을 수도 있다. 질척이는 관계도 없고 별다른 갈등도 없고 때로는 동화적인 연출에 너무 인위적인 느낌도 들지만… 뭐 어떤가, 어차피 디톡스하려 보는 것인데.


예쁘고 아름다운 것만 보고 싶은 날, 마음 편하게 즐길 수 있는 힐링 드라마. 드라마로 현실 도피하고 싶을 때 추천한다.


▼ <사운드트랙 #1> 보러 가기 ▼


드라마 TMI

가제는 <우리집에 왜 왔니>였으나, <사운드트랙#1>이라는 제목으로 확정됐다.

선우와 은수의 단골 술집 주인 부부인 결한 역의 박훈 배우와 마리 역의 박민정 배우는 실제로도 부부이다.



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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