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사람들의 비범한 이야기
(서문) 성공 기업인 100인과의 인터뷰
기자 생활을 하며 기업가 100여 명을 만났다. 세계 최초라는 수식어를 장착한 수많은 혁신 스타트업부터 강소기업, 전도유망한 유니콘 기업 등 국내 유망 기업의 대표들이었다. 기업이라는 살아있는 생물을 역동적으로 운영하는 기업가들은 인생의 희로애락을 압축적으로 밀도 있게 경험했다. 지난 2년간, 진지하고 치열하게 살아온 그들의 삶을 불과 몇 시간 안에 훔쳐보는 엄청난 행운을 누렸다.
7번째 사업 실패로 100억 원 빚을 지고도 8번째 기적처럼 사업을 일궈내 업계 부동의 1위를 차지한 기업가, 학생 신분으로 37억 원 투자를 이끈 90년생 여성 창업가, 과거의 자신을 잡아먹는 끊임없는 혁신으로 일본에 부품을 수출하고 있는 소재·부품·장비 분야 강소 기업가 등 강인한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이들과의 인터뷰하는 현장은 뜨겁고 고무적이었다. 회사를 나오며 늘 생각했다. “잘 되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구나.”
빠지지 않는 공통질문은 2가지였다. “가장 큰 실패는 무엇이었나요?” “어떻게 극복했나요?” 그러면 드라마가 펼쳐졌다. 눈시울이 뜨거워질 때마다 애써 참아야 했다. 기업가 한 명을 만날 때마다 자기 계발서 한 권씩을 읽는 기분이었다. 하지만 분명 달랐던 것은 내가 이들로부터 얻은 것이 동기부여가 아니라 위로였다는 것이다. 기업의 규모나 성격과 상관없이 성공한 기업가에는 공통점이 있었고 이들이 사람과 삶을 대하는 태도는 그 자체로 울림을 줬다. 내가 만난 유망 기업가 100인은 재벌, 대기업 대표가 아닌 자기 손으로 사업을 일구고 시작한 스타트업, 중소기업인, 점포 사장들이었기에 더욱 깊은 감응을 불러일으켰다.
애석하게도 2분짜리 방송 뉴스에는 약 10초 간의 인터뷰가 담긴다. 뉴스에 담은 내용보다 담지 못한 이야기가 훨씬 많다는 뜻이다. 앞으로 풀어낼 이야기는 세상에서 사라질 뻔한 이야기들이다. 내 머릿속에만 묻어두고 말기엔 가슴이 터질 듯한 이야기, 기록하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사람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 매번 놀랄 만큼 오버랩되는 그들의 공통분모에 대한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