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정관 Sep 06. 2021

보이차, 어떤 기준으로 차를 구입하는지요?

싸고 좋은 차는 없지만 좋은차를 내가 바라는 가격대로 구입할 수 있는 데



 꼭 차가 아니더라도 지불해야 할 가격에 대해 고민하게 되지요. 저는 여유롭지 못한 환경에서 자란 때문인지 어떤 것에 대해서도 품질을 떠나서 가격에 항상 민감했었습니다. 사실 기능만 충족된다면 그만이지 특별히 가격이 높아야 좋은 물건이라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었죠. 


브랜드의 가치가 적용되는 소위 명품의 가격대는 성능 대비 금액으로는 지불해야 할 금액이 너무 높지요. 브랜드라는 이유로 과연 그런 가격이 매겨져야 한단 말인가? 사실 이런 고민은 최근에야 했지 그전에는 곁눈질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보이차 때문에 그 가치에 대해 생각을 해 보게 됩니다. 


우리 다우들께서는 어떤 기준으로 차를 선택하는지요? 소비자가 차를 선택하는 기준에 의해 차를 공급하는 방향도 달라질 것이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결국 소비자인 우리가 좋은 차라고 생각하는 차의 조건을 알아야겠다는 것입니다. 

비싼 포도주는 포도를 기르는 과정에서부터 가격이 결정된다

우선 차 이야기를 하기 전에 포도주 이야기를 해야겠습니다. 제가 아는 소믈리에가 이런 얘기를 하더군요. 햇 와인 한 병에 몇 백만 원을 하는 것이 왜 그런 줄 아느냐고 묻더니 그 와인은 나무 한 그루에서 몇 병만 만들 수 있는 포도를 남기고 나머지는 낙과를 시켜 버린다고 하더군요. 


그렇다면 그 와인은 만드는 과정 전이라도 이미 원료의 가치가 그렇지 않은 것과는 큰 차이가 나겠지요. 그리고 그 이후에 만드는 과정은 어떨까요? 아마 와인을 만드는데 쏟는 정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그렇게 명품 와인이 나오는 것이고 그 와인을 구매할 수 있는 선택된 소수의 소비자가 그 권리를 누리는 것이죠. 


보이차 한 편의 가격이 백 배 이상 차이가 나는 이유가 있다

 다시 차로 돌아와서 357g의 생차를 예로 들어 봅시다. 아마 이 한 편으로 몇 달 동안 차를 마시는 즐거움을 누리게 될 겁니다. 그러면 어떤 차라야 그 기쁨을 함께 할 수 있을까요? 


 한 편, 한 편을 아주 조심스럽게 사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싸고 좋은 차를 원하신다면 그건 실패할 확률이 거의 100%에 가깝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비싼 차를 사면 된다고 생각한다면 속을 확률이 높아지겠죠. 왜냐하면 스스로 찾는 노력이 결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좋은 차의 기준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기준을 세울 수 있는 방법은 좋은 차를 여러 경로를 통해 많이 마셔 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특히 보이차는 많이 마셔보지 않고서는 내게 맞는 차의 기준을 세울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정직한 차 가게를 찾는 것도 방법이고 차회에 참석해서 많은 사람에게 검증된 차를 마셔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겠죠. 그렇게 체득된 기준으로 자신에게 맞는 차를 구입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그에 상응하는 차값을 치러야겠지요. 


 좋은 차는 농약과 비료를 쓰지 않은 찻잎, 그래서 고수차를 마셔야 한다고 얘기합니다. 건강한 모료라고 해도 만드는 과정에서 정성을 쏟아야만 비로소 온전한 차로 우리에게 올 수 있을 것입니다. 꼭 오래된 노차가 아니라고 해도 맛있게 마실 수 있는 보이차는 많습니다. 


숙차는 누구나 보이차를 즐길 수 있도록 개발되었다

 짧은 기간의 악퇴 과정을 거쳐 순한 차로 만들어낸 숙차가 그러한 노력의 소산이지요. 건창으로 오랫동안 후발효가 진행된 보이차는 많은 사람에게 구매의 기회를 주지 못하기 때문이었겠죠. 부담가지 않은 가격대로 누구나 마실 수 있는 보이차가 바로 숙차입니다. 


 며칠 전 메일로 이런 글을 받았습니다. 제가 쓴 글에서 콜레스테롤과 고혈압을 차로 다스리려는 의지를 보고 만약 그렇게 하려면 꼭 비료와 농약을 쓰지 않은 차청으로 만든 차라야 한다는 조언을 해 주셨습니다. 그분은 차를 잘 아는 우리 카페의 다우이시지요. 그 말에 공감을 했고 좋은 차를 알아가는 초보 입장에서 아주 적절한 가르침이었습니다. 


 차를 배워가며 마시는 자세, 보이차를 즐기는 다우들이라면 꼭 가져야 할 것 같습니다. 차를 아는 사람들이 늘어나면 좋은 차를 공급하는 차상들도 많아질 것입니다. 현명한 소비자가 많아져야만 비싼 차보다 좋은 차를 공급하려는 차상이 많아질 것입니다.   


싸고 좋은 차는 없지만 좋은 차를 적정한 가격대로 구입할 수 있다


 이 글도 이번 다회에서 배우고 느낀 바입니다. 공부하면 더 알고 싶은 게 많아지는 차, 보이차는 꾸준하게 마시고 집중해서 마시면 더 좋은 맛을 알게 되는 매력이 있습니다. 싸고 좋은 차는 없지만 좋은 차를 적정한 가격대로 구입할 수 있다는 결론으로 이 글을 마무리합니다.      (2006. 12. 14)  



무 설 자 

매거진의 이전글 보이차 개인교습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