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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정관 Jul 18. 2024

단독주택 지산심한-골조완성과 창호설치 작업완료

경남 양산 지산마을 단독주택 심한재-지산심한 건축기 11

올려다보는 처마는 집을 웅장한 느낌이 들게 한다. 집의 높이를 감안하면 좀 더 뽑아내야 하지만 건폐율 때문에 1미터로 한정 되었다.

중목구조로 짓는 단독주택 현장은 감리를 갈 때마다 즐거워진다. 삼나무 향기도 좋지만 중목구조의 디테일을 보는 것으로도 집은 이렇게 지어야 한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다. 6월 18일에 프리컷 자재가 도착해서 토대를 놓고 거의 한 달 만에 골조와 방수포 작업이 완료되고 창호까지 설치가 되었다.


중목구조로 짓게 되면 현장에서 변경되는 일이 거의 없다. 그런데 변경 작업이 생겨서 설계자 입장에서는 너무 안타까운 데 건축주 안주인의 요청이라 어쩔 수가 없다. 집은 지어지고 나면 다시 바꿀 수 없으니 설계단계에서 짚지 못한 사항이 있으면 고쳐야 한다.


설계 과정에서도 마무리 단계에서 창호를 바꾸면서 설계자의 제안이 채택되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 부분은 그렇지 않은 내용이라서 우울해진다. 8개월의 설계기간을 가지면서 설명과 설득을 통해 설계자의 의도를 실현하려고 애를 쓰지만 내가 살 집이니 그렇게 짓겠다고 하면 달리 방법이 없다. 


설계도는 2차원으로 보지만 지어진 집은 3차원 


다락에서 내려다본 거실 골조 전경, 중목구조는 기둥과 보가 구조재로 집을 지탱한다. 그런데 이렇게 아름다운 나무가 벽체 안에 들어가 버리니 너무 안타깝다


서른 채에 가까운 단독주택 설계를 해오면서 거실과 침실이 하나의 매스로 작업하는 건 오랜만이다. 규모도 서른 평으로 작업하기는 처음인데 집에 상주하는 부부와 손님의 침실까지 해결했다. 앞으로는 이보다 더 규모를 줄이는 작업을 계속해야겠다.


지산심한의 골조 작업에서 상량을 하면서 거실의 공간감이 생각보다 웅장하게 드러났다. 3차원 모델링 작업을 통해 미리 공간을 검토를 했었지만 실제 공간은 훨씬 크게 다가온다. 다락을 가중평균으로 1.8미터를 찾아낸 볼륨이 거실로 이어져서 나온 공간이다.


단독주택을 평지붕으로 지으면 실현될 수 없고 경사지붕이라 할지라도 다락이 없으면 이런 공간이 만들어지기 어렵다. 거실 볼륨이 웅장하지만 침실 부분은 천정고가 2.4미터로 편안하고 집의 폭이 만들어낸 다락 공간도 쓰임새에 맞게 잘 나와서 건축주도 아주 흡족해한다. 


다락공간이 쓰임새 있게 잘 나왔다. 경사지붕 아래공간을 집을 유지하는 알파영역으로 쓰이게 된다, 낮은 공간은 수납에 쓰고 높은 공간은 다양한 쓰임새로 활용할 수 있다.
게스트룸으로 쓸 공간과 목골조, 이 골조가 마감 안으로 숨겨지니 참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중목 골조로 짓는데 설계변경이라니 


골조 작업 중에 처음 일어난 설계변경은 계단실 홀 상부에 다락바닥을 연장하는 일이었다. 안주인께서 요청하신 사유는 다락에서 거실을 내려다보고 싶다는 것이다. 거실의 공간감을 위에서 내려 보고 싶은 그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로 인해 계단과 이어지는 공간이 사라지고 말았다.


두 번째 변경은 계단하부를 막고 계단 난간도 벽으로 막아 버리는 일이었다. 사실 계단의 폭은 1미터밖에 되지 않아서 벽으로 구획해 수납공간으로 쓸 수 없다. 계단홀과 연장된 계단실의 공간이 이 변경으로 말미암아 완전히 사라져 버렸다. 설계자 입장에서는 애석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건축주의 거실을 내려다보고 싶은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아마도 그럴 일은 거의 없을 텐데. 또 일층에 수납공간이 없다고 하지만 벽으로 막기보다 열린 상태에서 물건을 두면 될 일인데 깔끔한 성품이신지라... 현관문을 열고 들어가면 처음 만나는 공간이 이렇게 사라지고 말았다. 


현관문을 열고 들어오면 이 계단실 홀을 만난다. 홀의 상부가 다락으로 열려 거실 문을 열고 다락에 있는 사람과 소통하는 공간이다.
계단실 하부를 벽으로 막고 난간도 벽체로 막히는 데다 홀 상부까지 다락바닥으로 막혀버린다. 설계자 입장에서는 애석하기 그지없다


시공자의 디테일한 작업이 돋보이는 처마 


나는 스스로 처마 신봉자라고 얘기한다. 아파트가 주거로 보편화되면서 경사지붕도 처마도 사라져 버렸다. 사람들이 도시에 몰려 살기 시작하면서 지가가 올라가니 더 이상 처마를 둔 집을 짓지 못하게 되어 버렸다.


처마 없는 집은 외벽이 우수에 노출되어 버리니 외장재의 오염과 하자 발생은 필연적이다. 남향의 햇볕 관리는 물론이고 비가 올 때 창문을 열 수 없게 되면서 실내생활도 한계가 많다. 처마 있는 집은 백 년을 장담하며 살 수 있지만 이제 우리나라는 집의 수명이 오십 년도 장담하지 못하는 실정이 되어 버렸다.


지산심한은 모임지붕이 아니라 박공지붕인데 처마를 사방으로 돌리니 팔작지붕의 집이 되었다. 1미터 길이의 처마를 목골을 짜서 만들어내기가 쉽지 않다. 힘들고 어려운 공정을 니드하우스 유창민 대표께서 일하기가 쉽지 않다고 하면서 뽑아낸 처마가 너무 멋스럽다. 


지산심한의 남측 부분의 처마, 시공사 니드하우스 대표 유창민 대표(왼쪽)가 직접 공사를 진두지휘하고 건축주(오른쪽)께서 공사에 참여하고 있다
처마 디테일  일부러 디자인을 의도하지 않았는데 처마를 사방으로 두르다 보니 팔작지붕이 되었다




이제 골조공사와 창호공사가 거의 마무리되면서 세라믹사이딩으로 외장 작업에 들어갈 것이다. 내부 단열공사, 방통공사가 끝나면 내장작업이 진행될 것이다. 니드하우스가 짓는 목조주택의 환기장치는 실내공간의 산소농도 유지와 청량한 공기질을 유지하는데 일등공신이 된다.


건물 공사가 마무리될 즈음이면 외부공간 공사도 진행을 해야 하는데 이 비용도 적잖게 소요되기에 건축주를 압박하고 있는가 보다. 지금까지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는 공사가 끝까지 잘 마무리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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