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口是禍門, 차 이야기로도 마음이 상할 수 있으니

남 탓, 내 자랑하지 말아야 하며 가르치려 하지 않고 글을 쓰라

by 김정관

말처럼 글도 많이 쓰면 공덕을 짓기보다 잘못을 저지를 수 있습니다. 말도 그렇지만 글을 쓰면서 지켜야 할 선이 있다고 배웠습니다. 남을 탓하지 말고, 내 자랑하지 않아야 하며 가르치려고 하지 말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세 가지를 지켜 말하고 글을 쓰려고 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닙니다.


매일이다시피 글을 쓰면서 이 세 가지를 지키려고 애를 쓰지만 읽는 사람을 다 만족시키지는 못 할 것입니다. 아마도 나의 부족함을 지적하는 얘기를 다 듣는다면 글을 쓰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일상의 차 생활을 옮기는 것도 개인적인 일이니 드러내는 게 조심스럽지요. 내가 아는 걸 말하는 것도 한쪽에 치우친 것에 불과할 테니 역시 염려가 됩니다.


그렇지만 매일 이다시피 글을 써서 올리는 건 제 이야기가 필요하다고 하는 다우가 있을 수도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왜 이런 글을 써서 올리느냐고 나무라는 댓글을 오랜만에 받았습니다. 돌탑을 쌓다 보면 큰 돌만으로는 높이 올리지 못합니다. 작은 돌, 큰 돌, 둥근돌, 모난 돌이 어우러져야 쉽게 무너지지 않게 쌓을 수 있지요.


b6b0df215b0becbe8cbcc974299f8d24612b211b 각자 차를 우려 마시도록 준비된 내 스님 다우의 차상, 스님은 아직 누구에게 차를 낼 만큼 우릴 수 없다고 이런 차상을 두고 차객을 대한다.


보이차는 오래 마시고 꾸준하게 마셔야 음미할 수 있는 향미가 있습니다.

보이차는 마시는 만큼 알게 되는 건 말할 수 있지만, 나중에 아는 만큼 음미하게 되는 향미는 말로 드러내더라도 공감을 얻기는 어렵지요.

보이차를 함께 마시며 토론하는 자리에서는 결국 서로 마음을 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보이차 생활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말이나 글도 '구시화문口是禍門'이 될 수도 있습니다.



무 설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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