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연회 2026년 3월 신춘다회 후기
새해가 밝았는가 싶더니 벌써 봄꽃이 피어납니다. 지구촌 곳곳에 전쟁이라 어수선한 세상이지만 ‘春來草自靑’이라는 옛 말씀 그대로 마른땅에 풀이 돋아나고 있습니다. 다연회 찻자리를 신춘다회로 열어봅니다. 신춘다회라면 봄차를 마셔야 하지만 아직 햇차가 나오는 시기가 아니니 편안하게 봄을 맞는 숙차를 주제로 찻자리를 준비합니다.
신춘다회는 만석 분위기로 참석 예약이 순조롭게 진행되었는데 백룡님, 대명님이 참석이 어렵다고 했는데 은희님이 몸이 불편해서 불참하게 되어 아홉 분으로 다회가 이루어졌습니다. 대명님도 손주 보느라 피곤하다고 들었습니다. 은희님과 대명님이 몸 관리 잘하셔서 4월 다회에서는 꼭 함께 할 수 있길 바랍니다.
이번 찻자리에는 여성 다우님이 거의 다 오셔서 다식이 넘쳐났습니다. 사실 다식이 찻자리 분위기를 화기애애하게 하지만 차를 음미하는 데는 지장이 있지요. 그렇지만 이번 다회 주제가 숙차인지라 별로 부담이 없어서 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다식을 챙겨 온 다우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숙차는 다 숙차지 별 숙차가 있겠냐는 걸 불식시킬 팽주의 계획이 있었습니다. 숙차 블라인드 테이스팅, 네 가지 숙차를 준비해서 다우들과 함께 마시고 각자 마신 느낌을 순위를 매긴 다음에 차를 공개해서 결과를 보려고 합니다. 숙차 네 종류는 각각 제다 개념이 다른데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합니다.
차를 마시면서 숙차가 개발된 연유와 현대 보이차로 숙차 발효 기법의 변화 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보이차가 세계인의 차로 알려지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숙차는 대지차 모료를 주로 써서 만들고 있지요. 그래서 고수차 붐이 일면서 보이차 가격이 폭등했지만 숙차는 십 년 전과 다름없는 찻값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대지병배차 모료로 만들어지는 숙차와 달리 고수차 모료를 쓰는 숙차는 찻값이 다릅니다. 보이차 가격이 고수차가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으면서 2015년을 지나며 천정부지로 올랐지요. 숙차도 고수차 모료를 쓰고 발효 기법이 발전되면서 해마다 고급 제품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대익 7572는 아직도 신차는 2만 원대이지만 고수 숙차는 10만 원 이상으로 출시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신춘 다회에서 네 가지 숙차를 블라인드 테이스팅으로 다우들의 호감지수를 확인해 보려고 합니다. 준비된 차는 2020 대익 7572 맹해차창 80주년 기념병, 2020 용원호 회장 70세 생일기념병, 2020 호태호 백앵산 고수숙차 산자락, 2023 대평보이 고수숙차 육성차입니다. 7572만 대지병배차이고 나머지 세 가지 숙차는 고수차 모료로 만들었는데 2020년 차가 세 편, 육성차만 2023년 차입니다.
다우들에게는 1, 2, 3, 4번 차로 우려서 1번 차를 기준으로 이어서 맛보는 차에 점수를 매겨 달라고 했습니다. 7572도 맹해차창 창립기념병이라서 대지병배차를 쓰더라도 좋은 모료를 썼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우들이 마셔본 결과는 어떻게 나왔을까요? 1등은 대평 육성차이고 근소한 차이로 2등은 호태호 백앵산 고수숙차, 점수를 좀 벌려서 3등은 용원호 생일기념병이며 4등이 대익 7572 기념병입니다.
이번 블라인드 테이스팅 결과를 분석해 보자면 숙차가 발효 과정을 거친다고 해도 모료가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보아집니다. 또 일반적인 중발효 숙차도 좋지만 고수차 모료를 써서 만드는 숙차는 경발효가 차성도 유지되고 후발효 효과도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대지병배차 모료를 써도 숙차는 발효 과정을 거쳐 순화되므로 7572가 이런 결과를 얻을 것이라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숙차는 대형 차창 제품이 안정적인 맛과 저렴한 가격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고급 모료를 써서 경발효 등 다양한 발효 기법으로 프리미엄 숙차는 소규모 차창에서 많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찻값 부담 없이 누구나 쉽게 마실 수 있는 숙차지만 고수차 모료에 경발효로 만드는 고급 숙차에 관심을 가진다면 더 풍요로운 보이차 생활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4월 다회 주제는 야생차로 기획하고 있습니다. 재배차와 야생차의 개념과 야생차의 정체, 야생차가 차산지 별로 향미가 어떻게 다른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4월 다회도 기대하며 기다려주십시오.
무 설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