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pxd에 재직당시, 2017.08.03 에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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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http://story.pxd.co.kr/1250 [pxd UX Lab.]
최근 진행한 프로젝트에서 챗봇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챗봇 UI는 CUI(Converstional User Interface) 중 하나로 채팅을 통해 사용자에게 정보를 전달합니다. 예전에는 챗봇이 입력한 키워드에 따라 정해진 답변을 자동 응답해주는 형식이었다면, 최근에는 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용자가 입력된 답변을 수집하여 진화하는 AI 형식도 제공되고 있습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설계한 챗봇은 특정 정보를 채팅으로 전달해주는 형식이었습니다. 사용자가 챗봇을 통해 특정 정보를 탐색하는 과정에서 챗봇의 개념을 익히고 유용하게 인지하게 만드는 것이 이번 프로젝트의 과제였습니다.
챗봇 설계시 정보 특성을 고려하여 챗봇이 주는 가치가 무엇일지 고민하며 설계했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리서치를 통해 바라본 챗봇이 주는 가치와 설계하면서 고민했던 부분을 정리했습니다.
모바일 디바이스 중심이 되면서 한 앱에서 수많은 기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MTS 앱에서는 한 앱에서 계좌 개설, 주문, 이체, 인증 등 다양한 메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메뉴 영역에서 '메뉴'만 검색할 수 있는 검색 영역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쇼핑 앱도 수많은 상품 탐색을 돕기 위해 대메뉴 > 중메뉴 > 소메뉴까지 있는 카테고리들을 제공합니다. 하지만 챗봇을 통해 정보를 탐색하면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찾기 위해 수많은 메뉴 탐색없이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습니다.
Kaisto의 챗봇은 은행 업무와 관련된 정보들을 빠르게 찾아줍니다. 지난주에 얼마나 썼는지, 주로 어디에 돈을 사용했는지 등 복잡한 메뉴 탐색을 거쳐야 하는 정보들을 질문 입력 한 번에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모바일에서 얻을 수 있는 데이터가 많아지면서 마음만 먹으면 쉽게 정보를 찾을 수 있는만큼 정보의 질이 중요해졌습니다. 모바일로 쇼핑할 때 원하는 상품을 찾으려면 오랜 시간 공들여 발품을 팔아야 합니다. 235 사이즈의 특정 브랜드의 신발을 찾으려면 우선 특정 브랜드를 검색하고 원하는 디자인, 컬러가 있는지 탐색한 다음에 해당 상품의 235 사이즈가 품절되지 않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다양한 상품을 판매하는 ebay는 페이스북 메신저의 챗봇을 통해 복잡한 필터링 옵션이 필요한 상품들을 상품 탐색 흐름에 따라 제공합니다. ebay 챗봇을 통해 상품을 탐색하면 사용자가 일일이 검색할 옵션을 지정하는 번거로운 과정을 경험하지 않고 탐색 흐름에 따라 상품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앱을 통한 정보 탐색이 많이 이루어지다 보니 버튼을 통해 화면의 정보를 탐색하는 과정이 단조롭게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일상생활에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은 매일 이루어지는 행동이지만 지루하지 않은 것처럼 챗봇을 이용하면 앱의 정보 탐색 과정도 매일 새로워지는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Quartz 앱의 경우 수많은 뉴스 앱 중 CUI를 적용하여 수많은 뉴스 앱에서 차별화에 성공했습니다. Quartz는 사람들과 채팅할 때 사용하는 짤과 이모지를 통해 딱딱한 뉴스를 재밌게 제공합니다. 또, 사용자가 챗봇에 응답하는 결과를 수집하여 개인별로 뉴스를 선별해 제공하는 개인화 기능을 제공합니다.
챗봇을 통한 정보 탐색은 대화 흐름에 따라 이루어지기 때문에 시작 과정이 매우 중요합니다. 챗봇을 통한 정보 탐색이 편리하더라도 챗봇이 제공하는 기능을 사용자가 인지하지 못하면 챗봇의 정보 탐색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번에 설계한 챗봇은 챗봇 정보 탐색 흐름을 체험할 수 있도록 첫 진입 시 챗봇 안내에 따라 기능을 직접 사용하는 체험 튜토리얼을 제공했습니다.
정보 탐색 과정에서 챗봇과의 대화 흐름이 끊기지 않도록 언제든 탐색 과정 중 새로운 정보를 탐색할 수 있는 구조로 설계했습니다. 재진입 시 튜토리얼 없이 챗봇 대화가 어렵지 않도록 키워드를 추천하여 챗봇이 전달할 정보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합니다.
동문서답하는 사람과 대화를 지속하기 어렵듯 챗봇과의 대화를 지속시키려면 챗봇은 사용자의 질문에 맞는 적절한 대답을 해야 합니다. 사용자가 채팅창에 키워드를 입력하고 나서 기대한 대답을 계속 얻지 못하면 그 챗봇과는 대화를 지속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응답 가능 범위가 좁은 우리 챗봇이 바보처럼 느껴지지 않게 챗봇이 응답 가능한 영역에서 키워드를 입력하도록 설계했습니다. 그리고 챗봇 대화 시 특정 정보 탐색을 위한 입력 영역을 제공하여 특정 범위 내의 키워드 입력을 유도했습니다.
요약 정보 > 상세 정보 확인 과정에서 상세 정보 확인 시 사용자가 반복적으로 입력해야 하는 키워드가 있었습니다. 화면 진입보다 정보 탐색 과정이 편리하려면 반복적으로 수행해야 하는 키워드 입력을 줄여야 했습니다. 처음 요약 정보를 확인할 키워드는 사용자가 직접 입력하되, 상세 정보를 보고 싶은 항목들은 선택지를 통해 확인하도록 설계했습니다. 또, 한 화면에서 사용자가 원하는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제공되는 선택지의 영역을 최소화했습니다.
작은 모바일 화면에서 제공되는 수많은 버튼을 보고 질린 적이 많습니다. 버튼으로 기능들을 꾸겨 넣고 끊임없이 뎁스를 제공하는 것이 모바일 화면에 최적화된 방법인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챗봇을 이용하면 수많은 버튼을 제공하지 않고 뎁스없이 한 화면에서 정보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리서치 중 CUI의 미래와 관련해 인상 깊었던 구절은 실제 생활에서는 사람들과 소통할 때 화면을 보면서 소통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사람들과 대화를 통해 소통하곤 합니다. 챗봇 UI는 화면보다 사람을 흉내 낸 UI이면서 앞으로 다가올 화면이 사라진 VUI의 중간 과정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VUI 미래를 준비하면서도 아직 음성으로만 기기와 대화하는 것이 어색하게 느껴집니다. 챗봇과의 채팅하면서 기기와 대화하는 것이 익숙하게 되면 어느 순간 음성을 통한 기기와의 대화도 어색하지 않은 순간이 올 것입니다.
출처: http://story.pxd.co.kr/1250 [pxd UX 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