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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ily Aug 23. 2022

내가 일을 잘하는지 판단하는 6가지 방법

10년간 실무에서 직접 겪은 경험과 일잘러를 보고 느낀 점에 대한 요약

아무래도 사회 초년생 때는 업무도 익숙하지 않고 사회 경험도 없어서 상사가 시키는 대로 일을 열심히 했었던 것 같다. 점점 업무가 익숙해지고, 연차가 쌓이는데 내가 이 직무로 일을 잘하고 있는지 고민이 들기 시작했다.


혼자 고민하니 답을 낼 수 없어서, 전 직장 상사와 저녁식사를 하며 내가 일을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고민을 털어놓자 상사는 매년 오른 연봉 인상률을 계산해보라고 하셨다. 계산은 간단했다. 초봉과 현재 연봉 그리고 총 경력를 알면 아래와 같이 계산해볼 수 있다.


초봉 2,000, 현재 연봉 5,000,  경력 3이라면 아래와 같이 계산해보자.
계산식 = (현재 연봉- 초봉) / 총 경력


이렇게 계산했을 때 200만 원 이상이 나오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했다. 왜 200만 원 이상인지에 대한 정확한 기준은 모르겠으나 그 당시 들었을 땐 나름 재미있고 신박한 방법이라 연봉 인상이 될 때마다 재미로 계산해봤던 기억이 난다.


업무를 하다 보면 내가 회사에 도움이 되는 사람인지, 일을 잘하는 사람인지에 대한 고민을 할 때가 있다. 그동안 내가 경험했던 부분과 회사에서 인정받는 사람들을 보며 느꼈던 특징들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지금 내가 말하는 것이 100% 맞는 방법은 아닐 수 있지만 내가 느꼈을 때 아래 6가지에 해당되는 사람들은 보통 회사에서 일 잘러로 불렸던 기억이 난다.




1. 인사고과에서 좋은 등급을 받고, 연봉 인상률이 높고, 빠르게 승진한다.

회사를 다니다 보면 '저 사람은 일을 정말 잘한다'라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 정도로 일을 잘하는 사람들이 많다. 근데 그 사람들도 분명 잘하는 부분과 못하는 부분 2개를 모두 갖고 있어서 '누가 일을 더 잘하냐?'는 질문을 던졌을 땐 쉽게 대답하기 힘들 때가 있다.


특히 본인을 스스로 평가해야 할 때, 보통은 본인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어서 본인이 제일 열심히 했으니 제일 잘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정말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선 내가 받고 있는 연봉과 연차 대비 승진 속도, 고과를 통해 받은 등급을 보는 것이 나름 합리적이고 정확하다.


물론 상사에게 찍혀서 고과에 불이익을 받아 연봉 상승률도 적을 수도 있고, 승진 예정자가 너무 많아 원래의 승진 연차에 승진이 밀릴 수도 있지만 내가 봤던 잘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연봉이 높고, 인사고과에서도 최고 등급을 받고, 승진도 빠르게 했었던 기억이 난다. 회사의 평균 인상률이 3%, 5%라고 해도 잘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평균 이상률보다 N% 이상 상승하는 것을 많이 봐왔다. 만약 당신의 인상률이 회사의 평균 인상률보다 높다면 당신은 일!잘!러!


2. 주요 업무를 담당한다.

일을 할 때 회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업무와 그렇지 않은 업무들이 있다.

보통 중요도와 시급도 모두가 높은 과제가 있고, 이 과제를 지금 당장 누군가에게 줘야 한다면 팀 내에서 가장 일을 잘하는 사람에게 준다. 물론 경력이 많지 않거나 입사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이라면 일을 잘해도 중요한 일을 바로 맡기기 어려울 수 있는데 이럴 경우 주요 업무를 주되 추가 인력을 같이 붙여주거나, 주요 업무 할당 전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작은 업무들을 주어 테스트 후 본격적으로 주요 업무를 준다.


따라서 내가 일을 잘하는지 못하는지 파악할 땐 내가 현재 회사에서 '어떤 일을 담당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게 좋다. 상당기간 중요도도 낮고 시급 도도 낮은 업무를 하고 있거나, 운영성의 반복 업무를 하고 있다면 회사에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있을 확률이 크다.

반대로 중요도도 높고 시급 도도 높은 업무를 하거나, 여러 개의 주요 과제들을 담당하고 있다면 당신은 회사에서 인정받고 있는 인재일 가능성이 높다.


3. 윗사람과의 접점이 많다.

보통 일을 잘하는 사람은 상사에게 보고할만한 중요도가 높은 업무를 담당한다. 

따라서 내 윗 상사 외에도 다른 팀의 상사에게 내용을 공유하거나 내 상사의 윗 상사에게도 직접 보고할 기회가 잦다. 주요 과제 발표를 할 때 임원이나 타 팀의 리더들이 주로 들어오고 그들과 만날 기회가 많다면 당신은 팀 내에서 인정받고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해도 된다. 

보통 나에게 일을 주는 상사도 본인의 상사에게 보고를 해야 하는 일이라면 팀 내에서 믿을 수 있는 사람을 골라 업무를 주기 때문이다.


전 회사에선 매주 임원에게 앞으로 진행할 서비스나, 진행 중인 서비스에 대해 보고해야 하는 자리가 있었다. 보통 임원회의는 팀 리더가 실무자에게 진행상황을 묻고 자료를 요청하여 본인이 직접 보고하는데, 리더는 자료에 대해 직접 발표해줄 수 있는지 내게 물었다. 부담스럽고 어려운 자리라 "좀 긴장된다. 꼭 들어가야 하냐?"라고 묻자 이 회의에 들어가서 직접 본인의 보고 자료를 발표하면 각 리더들과 임원에게 본인을 알릴 수 있는 기회이고 고과도 잘 받을 수 있다며, 야망이 있으면 같이 들어가자고 제안하셨다. 그 당시 프로 야망러였던 나는 긴장된 마음을 추스르고 참석하여 발표를 진행했던 기억이 난다. 

이후에 실제로 각 리더들이 오며 가며 '일 잘하는 애, 에이스' 등의 말을 농담처럼 건네곤 했었다.

몇 년간 인정받고 퇴사할 때쯤 됐을 때가 인사평가 기간이었는데, 1차 평가 결과가 나왔을 때 등급이 퇴사를 말하자 하향 조정된 적이 있었다. 당연히 나는 나갈 사람이라 재직자들의 평가를 챙겨주기 위해 하향 조정된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최종 평가 확정을 하는 임원이 'OO님 평가 등급이 왜 이러냐?'라고 물어 그때 우리 팀 리더는 나의 퇴사에 대해 보고했다고 한다. 


위와 같은 짧은 사례로 공유한 대로 윗사람과의 미팅이나 접점이 점점 많아질수록 인정받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4. 지인으로부터의 러브콜/추천 연락이 온다.

메시지 예시

어느 정도 회사를 다니다 보면 같은 회사에 재직 중인 동료나 리더가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하거나, 내가 다른 회사로 이직을 하는 경우가 있다. 같이 업무를 했던 동료가 새로운 회사로 이직을 하고, 그 회사에서 자리 잡은 후 따로 연락이 온다면 그 동료는 당신을 인정한 것이다.

보통 이직한 회사에서 기존에 알던 사람을 추천하거나, 데려오고자 할 땐 그 회사에서 '잘한다고 생각한, 또는 잘한다고 알려진' 사람을 데려오려고 한다. 그러니 같이 일했던 동료나, 알고 지낸 지인으로부터 '본인의 회사로 와라, 또는 추천해주겠다.'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면 당신은 그들에게 인정받는 일 잘러라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나도 몇 년간 일했던 회사에서 내가 재직 중인 회사에 T/O가 생긴다면 '추천해야지' 하는 사람이 손에 꼽는다. 규모가 몇백이든, 몇천이든 상관없이 내가 손에 꼽는 사람은 '단 몇 명'인데 그 몇 명의 기준은 내가 그동안 같이 일하면서 판단했을 때 당연히 일을 잘하는 사람들이다. 같은 회사에 누군가를 추천할 땐 결국엔 그 사람에 대한 보증을 서는 것이므로 매우 신중하고 중요하게 판단해야 한다.


실제로 어떤 모임에서 누군가 이렇게 물었던 적이 있다.

전 회사에서 어떤 분이 본인을 추천해달라고 하는데, 일을 잘하는 편이 아니에요. 이런 부탁받으시면 다들 어떻게 하세요? 


답변은 '저는 T/O가 없다고 해요', '추천이 가능한지 알아보겠다고 하고 별도 연락을 하지 않아요', '이미 내정자가 있다', '여긴 업무강도도 높고 힘드니 비추천이다.(회사 핑계)'로 다양했다.

이와 같은 사례로 봤을 때, 누군가가 본인의 회사에 추천해준다거나 지원해보라거나 하는 등의 러브콜을 보내는 건 자신의 이름을 걸고 추천해주는 것이기 때문에 '회사에 입사했을 때 좋은 평가를 받을만한 사람, 회사에 기여를 할 수 있는 사람' 위주로 추천한다. 

 

5. 내가 작성한 문서가 예시문 서로 제공된다.

실제 임원보고 예시문 서로 제공되었던 문서 (보통 이 경우 작성자는 구성이나 포맷을 참고한다.)

일을 하다 보면 한 번도 해보지 않아 어떤 방향으로 풀어내야 할지 어려움이 느껴지는 과제를 맡을 때가 있다.

이 경우 일을 지시한 상사에게 '예시 문서'를 달라고 요청하게 되는데, 이때 상사가 전달해주는 자료는 상사가 생각했을 때 '잘 작성된' 자료일 확률이 높다. 보통 예시로 주는 문서는 상사가 생각했을 때 '잘 정리한' 자료일 것이고, 상사가 '바라는 방향의' 자료일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군가에게 예시로 준 문서가 내가 작성한 문서일 경우 그 문서는 상사의 마음에 든 문서였을 것이고 그 문서를 쓴 나도 좋게 판단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6. 해외 콘퍼런스나 소규모 인원이 참석할 수 있는 콘퍼런스에 회사 대표로 보내준다.

도쿄에서 열린 AMP 콘퍼런스에 회사 동료 2명과 함께 참석


해외에서 진행하는 콘퍼런스나 국내에서 진행하는 콘퍼런스 중 소수인원만 참석할 수 있는 콘퍼런스에 추천되어 가게 되었다면 당신은 회사를 대표하는 얼굴일 것이다.

회사를 대표하는 얼굴이라는 뜻은 회사에서 인정받고 있다고 받아들여도 무방하다. 회사는 일 잘하는 사람에게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한다. 비싼 콘퍼런스를 보내주는 것도 기대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인력들에게 제공하여 이들이 지금보다 더 회사에 기여하길 바라기 때문이다.

회사 대표로 소수 인원만 참석 가능한 콘퍼런스에 참석해봤거나, 비싼 금액의 콘퍼런스 참석을 제안받았다면 당신은 회사에서 귀하게 여기는 인재이다. 당신의 가능성을 보고, 당신의 능력을 인정하여 당신에게 더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동안 여러 회사를 재직하며 봤던 일 잘러들의 특징을 6가지로 요약하여 설명했다.

물론 위 6가지에 모두 해당된다고 무조건 일을 잘하는 사람은 아닐 수 있다. 회사의 규모가 작거나 또는 회사에 퇴사자가 많아 운 좋게 고과도 잘 받고 주요 업무도 잘 받았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확신에 차서 '나는 위 6가지 특징에 모두 다 해당돼! 나는 일잘러야!'라고 생각하지 말고 같이 업무를 진행하는 동료나 리더의 피드백에도 귀를 기울이고 계속해서 성장해 나가는 것을 추천한다.


위 6가지를 참고해서 본인이 일을 잘하는지 못하는지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시간을 갖고, 못한다고 판단했다면 어떻게 보완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보길 바란다.

고민을 해야 성장할 수 있고, 성장을 해야 회사에 기여할 수 있고, 회사에 기여를 해야 나에게도 보상이 오기 때문이다.


그럼 모두 일당백을 해내는 그날까지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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