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의 비행
난 언제부터 눈이 내리면 설레기보다 걱정이 앞서고 써~억 유쾌하지 않았을까?
아마도 고등학교를 졸업한 이후부터였던 것 같다~
생도 때부터 군 생활하면서~쭈~욱~
눈이 오면 제설 작업으로 항상 땀을 한 바가지 흘렸던 기억~
전역 후에 에어라인에서 비행을 하니,
4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 조종사들은 피할 수 없는 숙명적 만남~
바로 겨울~그리고 눈~
날개와 동체 위에 쌓인 눈을 치우는 디아이싱(De-icing)~
매년 나는 안 걸리길~기원(?)하지만~
올해는 슬프게도 그 기원이 안 닿았나 보다..
탑승 게이트에서 승객들을 태우고 나서 대략 1시간이라는 시간이 흘려서야 겨우 활주로 위에 올라선다.
그 가운데, 오랜 시간 지상에 기다리고 있을 승객들을 위해 기장 방송 2번에 객실 사무장에게 추가 방송을 요청했다.
GMP-CJU 평소면 1시간 내외면 도착할 거리를, 오늘은 1시간 59분이 걸려 도착.
이젠 나에게 낭만의 대상은 아니지만,
(사실 오늘 달랑 2 레그 비행이었지만, 몸은 4 레그 이상 비행 느낌이었음^^;;)
눈 오는 날 비행 중 바라보는 하얀 세상은 누가 뭐라 해도 장관임에는 틀림없다. 당연히 내 비행기를 탑승하는 승객들에게 오늘의 비행이 좋은 추억이 되길 바람해 본다.
내일은 날씨 좋겠지?^^
#captain_song_flight_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