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한 스트레스, 저 너머로!
우리는 삶 속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받으며 살고 있다. 적당한 스트레스는 삶의 자극제가 될 수 있지만 과도한 스트레스는 심리적, 신체적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조기에 파악하여 관리하고 조절하는 것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스트레스 측정 및 관리에 ICT 기술을 접목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디지털 기반 스트레스 관리 서비스는 접근성이 좋아 서비스 이용을 적극적으로 독려할 수 있고, 데이터 기반의 피드백을 제공함으로써 효용성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1]. 그렇다면 컴퓨팅 분야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스트레스 측정 및 관리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스트레스 측정 (Stress Sensing)
스트레스를 측정하려면 스트레스가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의학 영역에서는 스트레스를 ‘정신적 육체적 균형과 안정을 깨뜨리려고 하는 자극에 대하여 자신이 있던 안정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변화에 저항하는 반응’[2]으로 정의한다. 이러한 정의에 따라 우리는 스트레스에 대한 개인의 인지적, 생리적, 행동적 반응 등을 통해 스트레스를 측정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스트레스를 측정하기 위해 다양한 자가 보고식 설문지(PSS, CSRS 등)를 이용하였다. 이와 같은 설문 기반의 스트레스 측정은 비교적 쉽게 사용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지만, 개인의 주관적 심리 상태에 의존하기 때문에 신뢰성, 타당성이 부족할 수 있다[3]. 이를 보완하고자 생체 신호와 같은 객관적인 데이터를 수집하여 스트레스를 측정하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그림 1과 같이 다양한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에서 생체신호, 활동, 수면 데이터 등을 수집할 수 있고 이를 활용하여 스트레스를 측정하는 연구들이 등장하였다[4,5].
Mishra et al.은 손목 착용형 웨어러블 기기와 가슴 착용형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수집된 심박수(HR)를 이용하여 스트레스를 측정할 수 있음을 보였고[4], Elvitigala et al.은 신발에 IMU(Inertial Measurement Unit) 센서를 부착하여 발의 움직임 및 자세를 통해 스트레스를 감지하였다[4].
그림 1. 웨어러블 기기 종류 및 수집 가능 데이터[6]
또한, 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분석하여 스트레스를 측정한 연구도 있다[7,8]. Sano et al.은 손목 착용형 웨어러블 기기에서 수집되는 가속도(ACC)와 피부 전도도(SC)와 모바일 기기에서 수집되는 GPS 및 모바일 폰 사용 정보를 활용하여 스트레스를 측정할 수 있음을 보였다[7]. 특히, 연구 결과에 따르면 모바일 기기에서 수집되는 활동 정보, SMS 사용 데이터 및 화면 ON/OFF 패턴이 스트레스 측정에 유의미했다고 나타났다. Hernandez et al.은 컴퓨터를 사용한 작업을 할 때 키보드를 누르는 압력과 마우스 접촉 면적의 패턴을 통해 스트레스를 측정할 수 있음을 보였다[8].
스트레스 관리 (Stress Management)
정신과적 관점에서 사용되는 스트레스 관리 방법은 크게 신체적 관리 방법과 인지적 관리 방법으로 구별된다[3]. 신체적 방법에는 호흡, 스트레칭과 같은 방법들이 포함되고 인지적 방법으로는 명상, 인지-행동 치료 기법(Cognitive Behavior Therapy, CBT)와 같은 방법들이 있다. 이러한 전통적인 스트레스 관리 방법을 기반으로 각종 웨어러블 기기와 IoT 기술들이 융합된 스트레스 관리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9,10,11]. MacLean et al.은 ‘MoodWings’라는 나비(Butterfly) 형태의 웨어러블 장치를 통해 운전 중 개인의 실시간 스트레스 상태를 나비의 날갯짓을 통해 표현하도록 만들었다[9].
그림 2. MindScope 애플리케이션[8]
코로나19로 인해 ‘언택트’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비대면 멘탈 헬스 관리 프로그램의 중요성이 증가하며 모바일 앱을 이용한 스트레스 관리 연구 또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5,10]. Elvitigala et al.은 웨어러블 센서를 통해 수집된 데이터에서 스트레스가 측정될 때마다 모바일 앱을 통해 음악, 명상, 호흡 등의 다양한 콘텐츠들을 제공하였다[5]. 또한 개인이 하루 동안 받은 스트레스 데이터를 시각화하였다. Kim et al.은 ‘MindScope’이라는 모바일 앱을 만들어 개인의 스트레스 패턴을 캘린더 형식으로 보여주었다[10]. 또한,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일상생활 중 쉽게 할 수 있는 마이크로 태스크(5분간 산책 등)를 제안하였다. 그 밖에 가상현실(VR) 기술이 대중화되며 VR 기반의 스트레스 관리 연구도 등장하였다[11]. Aganov et al.은 스트레스 완화를 위해 호흡 프로그램을 제공하며 사용자의 심박수와 호흡법에 따라 VR 속 고양이가 움직이는 속도와 고양이의 울음소리에 변화를 주었다.
스트레스 관리 방법들에 대한 다양한 연구를 살펴보았다. 대다수의 연구가 통제된 환경에서 사용자에게 인위적인 스트레스 요인(Stressor)을 주고 이로 인해 발생한 스트레스를 완화 및 관리하는 시스템을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그러나 일상생활 속 스트레스 관리 방법은 통제된 환경에서보다 훨씬 시의적절하고 편리한 방식으로 제공되어야 한다. 따라서 앞으로는 실제 환경에서 스트레스 관리 방법의 효용성을 보이기 위해 in-the-wild에서 장기간의 유저 스터디를 진행하는 연구가 더 많아져야 할 것이다.
스트레스 측정 및 관리 기술의 미래 (Future of Stress Sensing & Management Technology)
지금까지 개인의 생체 신호 및 행동 패턴을 통해 스트레스를 측정한 연구들과 웨어러블 기기, 모바일 앱 및 VR을 사용하여 스트레스 관리를 제공하는 연구를 살펴보았다.
기존 연구들은 스트레스를 측정하기 위해 주로 웨어러블 기기에서 수집되는 생체 신호와 모바일 기기 사용 데이터를 사용하였다. 웨어러블 및 모바일 기기는 사용자의 가장 가까운 위치에서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디바이스를 항상 소지하거나 착용하고 있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수집되는 센서 데이터는 노이즈로 인해 데이터의 타당성(Validity)이 낮을 수 있기 때문에 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 수집이 중요하다.
이러한 문제들을 보완하기 위해 일상생활 속 사용자의 불편함을 최소화할 수 있으면서 사용자의 행동 패턴 등을 분석할 수 있는 유의미한 데이터 수집 방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침대 부착형 IoT 센서 데이터를 통해 수면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가전제품 사용을 추적할 수 있는 IoT 센서를 통해 사용자의 행동 패턴을 분석할 수 있다.
한발 더 나아가 사용자가 현재 있는 환경(가정, 직장 등) 맞춤형 스트레스 측정 방법을 고민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기존 연구의 경우 주로 웨어러블 기기를 통해 수집된 생체신호를 사용하여 스트레스를 측정하였는데 스트레스 측정 모델의 정확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다양한 컨텍스트 정보를 활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스트레스 예측에 대한 사용자의 피드백을 받아서 개인화된 스트레스 감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스트레스 상태 측정을 위해 수집되는 데이터는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관련되어 있으므로,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데이터 수집 방법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스트레스 관리를 위해 기존 연구들은 주로 개인의 스트레스 상태를 시각화하여 제공하거나 아니면 스마트폰 알림을 통해 호흡, 명상 등의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였다.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사용자가 제공되는 서비스들을 적극적으로 따르고자 하는 의도(Compliance Intention)가 있고 실제로 적절한 행동을 취하였는지 추적하는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는 단방향 알림(one-way notification)에서 더 나아가 양방향 상호작용이 가능한 스트레스 관리 방법이 필요해 보인다. 예를 들어, 센서를 통해 사용자의 상태를 추적하거나 사용자의 선호도를 학습하여 개인화된 스트레스 관리 방법을 제공함으로써 사용자의 순응 의도(Compliance Intention)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챗봇을 활용하여 개인 맞춤형 스트레스 관리 방법을 대화로 보다 친근하게 제공하는 방법을 고안해 볼 수 있다.
Written by. Youngji Koh (youngji@kaist.ac.kr)
Reference
[1] 유엔미래포럼. 메가트렌드: 디지털 정신건강. 2021.
[2] Selye, Hans. The stress of life. 1956.
[3] 전자통신동향분석 36권 5호. ‘멘탈헬스 측정 및 멘탈웰빙 관리시스템 기술 개발 동향. 2021
[4] Mishra, Varun, et al. “Continuous detection of physiological stress with commodity hardware.” ACM transactions on computing for healthcare 1.2 (2020): 1–30.
[5] Elvitigala, Don Samitha, et al. “StressShoe: A DIY Toolkit for just-in-time Personalised Stress Interventions for Office Workers Performing Sedentary Tasks.” Proceedings of the 23rd International Conference on Mobile Human-Computer Interaction. 2021.
[6] J.M. Peake, G. Kerr, and J.P. Sullivan, “A critical review of consumer wearables, mobile applications, and equipment for providing biofeedback, monitoring stress, and sleep in physically active populations,” Front. Physiol. vol. 9, article no. 743, 2018.
[7] Sano, Akane, and Rosalind W. Picard. “Stress recognition using wearable sensors and mobile phones.” 2013 Humaine association conference on affective computing and intelligent interaction. IEEE, 2013.
[8] Hernandez, Javier, et al. “Under pressure: sensing stress of computer users.” Proceedings of the SIGCHI 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 2014.
[9] MacLean, Diana, Asta Roseway, and Mary Czerwinski. “MoodWings: a wearable biofeedback device for real-time stress intervention.” Proceedings of the 6th international conference on PErvasive Technologies Related to Assistive Environments. 2013.
[10] Kim, Taewan, et al. “Prediction for Retrospection: Integrating Algorithmic Stress Prediction into Personal Informatics Systems for College Students’ Mental Health.” CHI Conference on Human Factors in Computing Systems. 2022.
[11] Aganov, Sam, et al. “Pure purr virtual reality technology: measuring heart rate variability and anxiety levels in healthy volunteers affected by moderate stress.” Archives of Medical Science: AMS 18.2 (2022): 3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