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by 원준

덜컹덜컹 거리는 소리로 시작한다.

사람들은 뭐가 그리 바쁜지 갈 길을 재촉한다.

두 분의 할머니가 보인다. 노안이 오셨는지 지하철에서 큰 목소리로 대화한다.

사람들은 불편한 기색을 보이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계속한다.

저것이 진정한 노련미가 아닌가. 누구 보든 말든 내 이야기를 펼치겠다는 격한 토론장이 열린다. 그래도 전쟁 후에 평화가 오듯 그 두 분이 내리자 고요해진다.

어떤 샐러리맨들이 커피를 들며 들어온다. 그들은 같은 직장 동료인 듯 격이 없이 이야기를 한다. 그러다가 " 내가 그 주식 내버려 두면 지금 수익이 떼돈을 벌었는데 "라고 한 사람이 말한다. 그러자 주변에서 " 에이 원래 내가 사면 떨어지고 내가 안 사면 올라가는 거야 "라고

하며 주식 이야기는 웃다가 넘어간다. 그치 그런 식으로 하면 내가 바로 워런 버핏일 것이다.

어느 순간 내 도착할 역에 가까워져 폰으로 정보를 확인해 본다.

곧 내려야 한다. 밖에 보자 하니 단풍이 이쁘게 든 나무들이 보인다.

이번에 나들이나 한번 가야 하는데 계속 미루니 언제 갈지 고민이 된다.

그 순간 " 이번 역은 oo입니다 내리실 분은 왼쪽으로 쌀라쌀라 "라고 방송이 나온다.

그걸 듣고 난 내릴 준비를 분주하게 한다. 문 앞에는 어떤 커플이 내 자리가 비어지자

그쪽으로 후다닥 간다. 그리고 남자는 서서 여자는 앉아서 서로를 보며 웃는다.

저렇게 사소한 것에도 저렇게 좋다고 하니 서로 진정으로 사랑하는 듯싶다.

나는 내심 부러운 듯 그들을 힐끔 쳐다본다. 그러자 문이 열리고 사람들과 함께 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