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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소비자 56.4%, "탄력요금제 도입 찬성"

[O2O-17] 카카오택시 효용가치 보고서(증보판): 탄력요금제

직전 브런치 글에서 카카오택시의 정보성, 신뢰성, 그리고 편의성이 소비자의 후생 효과 증진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됐다고 소개드렸습니다. 이를 토대로, 카카오택시가 택시 서비스의 효용을 82.6% 증가시켰다는 결과도 직전 브런치 글에 담았습니다. 카카오가 카카오택시를 통해 사회에 제공하고자 하는 핵심 가치에 대해선 소비자들은 공감해 주셨다고 판단됩니다.


"그런데, 뭔가 모르게 아쉽다. 2% 부족해 보인다."

이런 비판 의식 하에서 카카오택시에 제기되는 애정어린 관심은 다음과 같은 불만으로 연결되곤 합니다.


왜, 카카오택시는 우버처럼 수요와 탄력에 맞는 민첩한 대응을 하지 못하는가?


앞서의 비판은 외국에서 우버를 경험해 본 택시 소비자들 중심으로 제기되곤 합니다. 미국, 중국 등에서는 우버의 가격이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 따라 책정됩니다. 우버의 기준 가격은 수요와 공급에 따라 변합니다. 이 브런치의 간판 이미지는 세밑인 12월 31일에 시간 대 별로 우버가 제시한 가격 대입니다. 시간 대 별로 달라지는 수요와 공급 격차에 따라 가격이 오르내리는 모습을 보실 수 있을 겁니다. 아래 링크는 앞선 설명에 대한 참고 기사입니다.


공급 대비 수요가 높아지면 가격이 올라가고, 반대로 수요 대비 공급이 증가하면 가격은 하락하는 수요와 공급 모형은 시장 경제 구조의 기본 원리입니다. 우버는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는 지역에 한해 요금을 높여(아래 그림의 왼쪽), 공급량이 증가하는 구조를 형성합니다(아래 그림의 오른쪽).

<수요와 공급 곡선 구조>와 <우버의 탄력요금제에 대한 설명>


수요와 공급 변화에 따라 요금제가 변동하는 방식은 탄력요금제로 불립니다. 교통수단이 수요에 따라 요금이 변동하는 방식은 국내에서도 시험적이지만 적용되고 있습니다. 그 예는 바로 우버의 프리미엄 서비스인 우버 블랙입니다. 우버 블랙에 한해 2016년 6월부터 2016년 9월까지 한시적으로 시험 적용하고 있습니다.


카카오택시에도 탄력요금제를 적용하면 되는 것 아닌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선행 조건이 있습니다. 첫 번째, 앱으로 요금 책정이 가능해야 합니다. 카카오택시로 택시를 호출할 수는 있지만, 카카오택시 앱으로 택시 요금을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택시 요금은 택시의 앞좌석에 달린 전자식 미터기를 통해서만 확인 가능합니다. 전자식 미터기는 택시의 바퀴와 연동하여 요금을 측정합니다. 반면, 앱 미터기는 GPS(Global Positioning System) 정보와 앱에 내장된 지도 정보를 근거로 요금을 측정하는 방식입니다. 앱 미터기는 아직은 일반 택시에 적용되어 있지 않습니다. 2016년 연말에야 전 택시에 설치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앱 미터기에 대한 택시 소비자와 택시 기사들에 대한 설문 조사를 진행한 결과, "도입에 찬성한다"는 의견이 우세했습니다. 택시 기사의 55.9%와 소비자의 85.0%가 “앱 미터기 도입에 찬성한다"고 답했습니다. (*설문 표본에 대해서는 뒷부분에 설명하겠습니다.)


앱 미터기 도입에 대한 택시 기사와 택시 소비자의 인식


앱 미터기 설치가 기계적으로 해결되어야 하는 것이라면, 탄력요금제 도입은 정부 및 지자체의 결단과 사회적 차원의 이해가 수반되어야 합니다. 택시 요금은 공공요금으로 분류되어, 지자체가 관리해야 하는 물가 중 하나로 되어 있습니다. 비록 수요가 부족한 곳의 공급을 진작시키기 위한 '합리적인, 선의의' 목적이라고 해도 탄력요금제 도입 과정에서 택시 요금의 일부 상승이 불가피합니다. 부족한 공급량을 끌어올려,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맞추는 목적을 달성하는 과정에서 가격 인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탄력요금제가 우리에게도 정말 필요한 것일까?


먼저, 이 질문을 던져 보고 답을 찾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700명의 택시 소비자와 4,196명의 택시 기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이번 연구 대상은 서울 지역 거주자에 한했습니다. 연구 지역을 하나의 지역으로 한정한 것은 상대적으로 균질한 서비스 제공 혹은 소비 패턴을 가진 주체로 연구 대상을 제한하는 효과를 거두고자 하는 의도에서 수행된 조치였습니다. 택시 소비자 조사는 외부 리서치 전문기관의 패널을 활용했고, 택시 기사 조사는 카카오택시 앱을 통해 진행됐습니다. 택시 소비자 조사는 2016년 5월 30일부터 6월 2일까지, 택시 기사 조사는 2016년 5월 30일부터 6월 9일까지 이뤄졌습니다.


택시 기사 표본부터 소개하겠습니다. 택시 유형 별로 법인이 1,816명(43.3%), 개인이 2,380명(56.7%)이었습니다. 표본인 택시 기사의 경력은 다음과 같습니다.

탄력요금제 인식 조사에 참여한 택시 기사의 표본의 경력 분포 현황


택시 소비자 표본의 성별과 연령대는 다음의 표와 같습니다.

탄력요금제 인식 조사에 참여한 소비자의 표본 현황

지금부터 연구에서 확인한 내용을 소개하겠습니다.


1. 택시의 수요와 공급 패턴은 어떠한가?


사실 언제 택시를 타시냐고 물어본다고 해서 소비자의 구체적인 택시 소비 패턴 정보를 얻기는 어렵습니다. 택시 소비 데이터를 분석해야 소비 패턴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설문 방식의 이러한 현실적 한계를 고려하여, 본 연구에서는 구체적인 시간대를 묻기보다는 특정 구간을 물어보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러한 연구 방식은 교통카드가 도입되기 전 예전 정부 차원에서 사람들의 유동 흐름을 분석하기 위해서 활용했던 방식이기도 합니다. 교통카드의 보편화로 사람들의 출발지와 도착지 파악은 설문을 통해 이뤄졌습니다. 우리말로 '기종점 조사'로 불리는 연구 방식은 각 영문 첫머리 글자를 따서 OD조사라고도 합니다.


본 연구에서는 24시간을 다음과 같이 5가지 구간으로 나누었습니다. 출근 시간(오전 7시~오전 10시), 일과 시간(오전 10시~오후 7시), 퇴근 시간(오후 7시~오후 10시), 심야 시간(오후 10시~오전 2시), 그리고 새벽 시간(오전 2시~오전 7시). 그리고 "귀하께서는 택시를 주로 언제 이용하십니까?"라고 물었습니다. 분석 결과, 조사에 응답한 서울 시민들의 53.4%는 자신의 주된 택시 소비 시간대를 심야 시간(오후 10시~오전 2시)라고 답했습니다. 일과 시간(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은 16.4%로 그다음 순서였습니다.

사람들이 주로 택시를 이용하는 시간에 대한 조사 결과


2. 택시 공급은 어떠한가?


택시 서비스가 이뤄지는 택시를 일일이 조사하는 작업 역시 녹록치 않습니다. 각 택시의 미터기가 켜져 있는 시간을 파악하는 것이 현실에 가장 근접한 자료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일 것입니다. 그런데 미터기 정보에 대한 접근은 지자체와 택시사업조합 등 소수의 주체만이 가능합니다. 특정일의 미터기 정보만으로 택시 서비스의 공급 현황을 일반화하는 것도 적지 않은 문제가 있습니다. 택시 서비스의 비수기인 7월과 다른 달에 택시 서비스 공급자인 택시 기사들의 운행 패턴이 동일하리란 보장 역시 없기 때문입니다. 앞선 연구 한계를 감안하여, 본 연구에서는 택시 기사의 평소 출근과 퇴근 시간의 패턴을 기초로 하루의 택시 공급 현황을 시간대 별로 파악해 보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본 연구를 위한 설문 조사에 응해 주신 택시 기사분들에게 "평소 근무를 몇 시부터 몇 시까지 하시는 편인가요?"라고 물은 뒤, 출근 시간과 퇴근 시간의 기입을 요청했습니다. 각 응답자의 출근 시간과 퇴근 시간을 한 쌍(pair)으로 만들고, 출근 시간을 X 축 그리고 퇴근 시간을 Y 축에 배치했습니다.

출근과퇴근 시간 답변을 쌍(pair)으로 한 산포도


4,196건의 응답 중 출근 시간과 퇴근 시간을 기준으로 근무 시간이 12시간 이상인 답변(1,678건)은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습니다. 현실적으로 이러한 응답은 잘못된 답변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남은 표본(2,518건)으로 출근 시간과 퇴근 시간을 기준으로 영업시간을 도출했습니다. 방식은 다음과 같습니다.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근무하는 경우, 오전 7시를 서비스가 개시되는 시점으로 보고 오후 3시를 서비스가 종료되는 시간으로 간주했습니다. 즉, 앞선 표본은 오전 7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택시 서비스를 시장에 공급한 셈이 됩니다. 공급이 이뤄진 시간은 1, 그렇지 않은 시간을 0으로 더미 변수(dummy variable)화 했습니다. 구체적인 작업 과정은 아래의 그림을 보시면 간명하게 이해되실 겁니다.


각 표본의 출퇴근 시간 응답을 시간 대 별로 더미 변수화 한 결과

시간대를 기준으로 각 표본에 부여한 더미 변수 값을 더했습니다. 이 결과는 시간대 별로 공급되는 택시 공급량이 되는 것입니다. 각 시간대 별로 산출된 절댓값을 분석 표본 규모(2,516건)로 나눈 값으로 시간 별 택시 서비스 공급 비율 값을 도출한 뒤, 아래 그림과 같이 그 값들을 시각화했습니다. 기준 일의 자정을 D 0으로 설정하고, 24시간 단위로 시간을 나열했습니다. D+1은 기준 일의 다음 날입니다. 저녁에 출근해서, 새벽에 퇴근하는 택시 기사들의 패턴까지 한 그래프에 담기 위해서는 X축의 범위를 36시간으로 확장해야만 했습니다.



 위 그래프에서  Y 축은 택시 서비스 공급 비율을 의미하며, X 축은 시간을 뜻합니다. 심야 시간에 택시 공급이 최고치를 이루지만, 그 비율이 60%~70%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렇다면, 심야 시간에 택시 공급을 진작 시킬 수 있는 수단이 강구된다면, 현재 체계 하에서도 택시 공급량을 30~40% 증가시킬 수 있는 셈입니다. 위 분석 과정과 결과에 대한 문의는 카카오 정책지원팀(ive.kim@kakaocorp.com)에 해주세요.


수요와 공급 패턴에 대한 분석을 기준으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도출했습니다.


택시 수요의 절반이 몰리는 심야(오후 10시~오전 2시)에
유휴 택시의 비율은 40%에 이른다.
고로, 택시 공급을 진작시킬 수 있는 제도의 필요성은
충분히 제기될 수 있다.

3.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상황에서의 소비자의 추가 지불의사


추가 지불의사를 언급하기에 앞서, 현재 택시 요금에 대한 소비자와 택시 기사의 인식을 살펴봤습니다. 소비자는 55.2%가 "비싸다"고 답했습니다. 가능하면 높은 요금을 받길 원하는 택시 기사들은 90.8%가 "비싸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현 택시 요금이 비싸다는 인식에 대한 소비자와 택시 기사의 답변


택시 서비스의 수요와 공급 불일치 상황로 본 연구에서는 여섯 가지를 선택했습니다.

1. 출근시간(오전 7시~오전 10시)
2. 심야시간(오후 10시~오전 2시)
3. 크리스마스이브 등 연휴 전날의 도심지(일시적 혼잡 지역)
4. 비와 눈이 많이 오는 기상 환경
5. 인적이 드문 외지가 목적지인 경우
6. 단거리(총거리로 5km 혹은 택시 요금 5,000원 이내 지역)

위 여섯 가지 상황을 대상으로, "탄력요금제가 도입된다면, 어떠한 경우에 탄력요금제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란 질문을 제공한 결과, 심야 시간이 단연 가장 많은 답변을 받았습니다. 모든 조건에 대해서 택시 기사 중 절반 이상의 응답자가 탄력요금제 필요성에 공감했습니다. 소비자의 경우, 심야 시간에 대한 탄력요금제 도입에 65.3%가 지지 의사를 보였습니다. 외지와 일시적 혼잡 지역에 대한 탄력요금제에 대해서도 소비자들의 공감대가 상대적으로 높게 형성됐습니다.

각 상황 별 탄력요금제 적용에 대한 택시 기사와 소비자의 인식 (복수 응답 가능)


각 조건 별로 "탄력요금제가 도입된다면, 현재의 기본요금(3,000원)에 얼마를 더 추가로 지불할 용의가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소비자에게, "탄력요금제가 도입되어, 현재보다 얼마를 더 받는다면 해당 조건 하에서 운행하실 의사가 있으십니까?"라는 물음을 택시 기사에게 던졌습니다. 소비자는 0원을 선택한 비율이 대체로 많았지만, 적게는 45.1% 그리고 많게는 77.0%가 각 조건 별로 1,000원 이상의 추가 지불의사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단거리의 경우만 제외하고는 68.3% 이상의 응답자가 추가 지불의사가 있다고 응답했습니다. 추가 지불의사가 있다고 답한 응답자의 경우, 소비자의 답은 1,000원~3,000원이 주를 이뤘는데, 택시 기사 역시 유사했습니다.  

각 조건 별 응답자들의 기본요금 외 추가로 지불할 의사가 있는 금액

소비자들의 현 택시 요금에 대한 인식과 탄력요금제와 관련한 추가 지불의사 금액에 대한 응답 결과는 아래와 같이 한 문장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현재의 택시 요금이 비싼 편이긴 하지만,
탄력요금제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며,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해소를 위해서라면
추가적으로 돈을 더 지불할 의사가 있다.


위 결론을 일반 서민의 시각에서 상술해 보겠습니다.

지금의 택시 요금이 일반 서민 입장에서는 싸지는 않게 느껴진다. 그러나 친구들을 만나고 혹은 직장 동료들과의 회식을 마친 밤 10시에 길거리에서 택시가 잡히지 않아 "따블, 따블(두 배, 두 배)"을 목놓아 부르며 택시를 찾는 것보다는 구조 하에서 정해진 웃돈을 제시하고 택시를 잡는 게 훨씬 낫다. 추가로 돈을 더 지불하긴 하지만, 일반 택시를 못 잡아서 모범택시를 타는 것보다는 훨씬 싸지 않지 않은가?


한편, 앞서 와는 반대로 빈 차가 많은 낮에 기본요금을 탄력적으로 낮추면 다른 대안 대신 택시를 탈 의향이 있냐는 질문을 소비자에게 던졌습니다. 응답 소비자의 59.4%는 "그럴 의사가 있다"고 답했습니다. 택시 기사들은 14.7%만 낮에 기본요금을 내리는 방안에 대해 동의한다는 입장을 표현했습니다.


4. 소비자와 택시 기사, "탄력요금제 도입된다면, 정액제를 선호한다"

탄력요금제 방식으로는 일정 요금이 추가되는 정액제와 총액에 따라 특정 비율이 곱해지는 정률제를 들 수 있습니다. 우버에 적용된 방식은 후자인 정률제입니다. 정률제는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비율에 따라 요금이 변동되는 합리성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률제 하에서는 택시 기사가 총액을 높이기 위해 동일한 목적지를 많은 요금이 나오게 돌아가는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정액제는 특정 요금을 추가로 제시하는 방식입니다. 제반된 빅데이터 분석 결과가 제공되지 않으면, 추가되어야 할 요금의 합리적 수준이 상황에 따라 혹은 거래 대상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액제는 상승 폭을 거래 당사자 모두 거래 체결 이전에 모두 인지함으로써, 거래가 이뤄진 이후에 가격 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낮습니다.


"탄력요금제가 도입된다면, 탄력요금제 방식으로는 어떤 방식을 선호하시나요?"라는 질문에 대해, 소비자의 69.6% 그리고 택시 기사의 55.6%가 "정액제"를 선호한다고 답했습니다.

탄력요금제 방식에 대한 소비자와 택시 기사의 선호


탄력요금제 분석을 담은 내용은 <카카오택시 효용가치 보고서(증보판)>의 30~45페이지에 담겨 있습니다. <카카오택시 효용가치 보고서(증보판)> 파일을 아래에 첨부합니다.



본문에 미기재한 참고문헌


수요와 공급 곡선 구조의 출처: https://ko.wikipedia.org/wiki/%EC%88%98%EC%9A%94%EC%99%80_%EA%B3%B5%EA%B8%89

우버의 탄력요금제에 대한 설명: https://www.uber.com/drive/partner-app/#earn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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